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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남중국해 인공섬 또 건설, 날 세우는 필리핀 정면 충돌 조짐 - 남중국해 새 인공섬 짓는 中. 필리핀 해경선 파견 대응 - 中, 또 ‘남중국해 이면 합의’ vs 필리핀 ‘조작’ 주장 충돌 - 필리핀, 남중국해에 선단 보내 '영유권표시 부표' 설치 예정
  • 기사등록 2024-05-13 11:19:58
  • 수정 2024-05-13 11: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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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새 인공섬 짓는 中. 필리핀 해경선 파견 대응]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인공섬을 만드는 조짐이 포착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필리핀과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남중국해 이면 합의와 관련해 필리핀은 중국 외교관을 추방할 것으로 알려져 양국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내고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의 사비나 암초(필리핀명 에스코다 암초)에서 중국의 불법적인 인공섬 건설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해경선 1척을 파견했다”면서 “필리핀 해경 대변인인 제이 타리엘라 준장은 사비나 암초에서 '소규모 매립' 활동이 포착됐으며, 중국의 소행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타리엘라 준장은 “이 암초에서 필리핀 해경이 부서진 폐사 산호 파편 더미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해군 군함과 해양조사선 등 수십 척이 이 암초 일대에 있다”면서 “이들 중국 배들이 이곳에 머무르는 것과 폐사한 산호의 파편 발견이 시기적으로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해경은 사비나 암초의 모래톱 위에 폐사한 산호의 파편을 버리는 장면을 포착, 기록하기 위해 해경선 1척을 사비나 암초에 정박시켰다. 이와 함께 필리핀 해경은 해양 과학자들을 사비나 암초에 데려가 폐사한 산호 파편이 자연적인 현상인지 인위적인 활동의 결과인지 가려낼 예정이다.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필리핀의 주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이에 대해 타리엘라 준장은 “해경이 추가로 해경선 2척을 이 해역에 순환 배치하는 등 이곳에 해경선을 장기간 머무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비나 암초는 필리핀 서부 팔라완섬에서 서북쪽으로 약 200㎞ 떨어져 있는데, 이곳은 필리핀과 중국의 최대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Second Thomas Shoal)에 있는 필리핀군 병력에 물자를 보급하는 필리핀 선박들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중국과 필리핀은 매년 3조 달러 상당의 무역이 이루어지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으로 1년 동안 격렬한 대립을 벌여왔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주변을 따라 '남해 구단선'을 긋고, 구단선 내 곳곳에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군사 기지화해왔다. 반면 상설중재재판소는 2016년에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中, 또 ‘남중국해 이면 합의’ vs 필리핀 ‘조작’ 주장 충돌]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인공섬을 만드는 조짐과 관련해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필리핀군 장성의 육성이 담긴 남중국해 이면 합의 주장을 하고 나서자 필리핀이 '조작'이라며 맞서 외교적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중국이 지난 6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南沙群島) 관할 필리핀군 서부사령부 알베르토 카를로스 사령관(중장) 육성이 담긴 전화녹음 내용 일부를 알리고 전면 공개 의지를 밝히면서 필리핀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필리핀이 약속을 어겼고 정치적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로인해 중국은 마닐라의 '단호한 투명성' 전술에 맞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공개한 전화 녹음에는 양국이 분쟁 중인 스프래틀리 제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 운영과 관련해 “재보급 업무를 처리하는 새로운 모델에 합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통화 중에 카를로스가 누구와 통화했는지, 또한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임 필리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필리핀이 필수 물자만 보내고 시설 보수나 건설은 하지 않기로 합의한 걸 바탕으로 새 운영 방안이 합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1999년 해당 암초에 좌초한 자국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물자를 보급해 온 가운데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절에는 중국과 마찰이 거의 없었으나, 2022년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집권 이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필리핀의 보급선에 대해 중국은 수개월째 물대포 발사와 선박 충돌 등으로 차단하고 있으며 이에 필리핀도 강력하게 맞서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양국간 충돌 일보 직전까지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중국은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이전 정부 때 맺은 이면 합의마저 이행을 거부한다며 강력하게 비난해왔고, 반면 필리핀 정부는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이전 정권과 중국의 '이면 거래'에 대해 아는 바 없으며 국익에 반하는 합의가 있었다면 무효라는 입장이다.


카를로스 중장의 전화 통화 녹음 공개와 관련해 필리핀군 참모총장 로미오 브라우너는 “녹취록은 쉽게 조작될 수 있고, 딥 페이크를 사용하여 오디오 녹음을 제작할 수 있다”면서 “중국의 이러한 주장은 단지 서필리핀해에서 진행 중인 중국 해안경비대의 공격적인 행동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대화를 녹음한 주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관 외교관에 대해 필리핀 외교당국의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고 불법 사실이 확인되면 추방 조치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중국이 외교 회담, 특히 비공개 논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군은 근래 3주에 걸쳐 이례적으로 자국 영해 밖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미국 등과의 연례 '발리카탄' 군사훈련에서 사실상 '유사시 대만 탈환 훈련'까지 벌인 바 있는데, 특히 이 훈련이 중국의 대만 침공 상황을 가정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중국은 화를 참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를 두고 중국이 외교 문서 격인 필리핀군의 카를로스 중장의 전화 통화 녹음을 모두 공개하려는 비(非)외교적 조치를 불사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베이징대학의 싱크탱크인 SCSPI(South China Sea Probing Initiative)의 후보(Hu Bo) 소장은 “필리핀이 중국과의 어떤 합의 이행도 거부하는 상황에서 나온 중국 대응이 해당 녹음 공개”라고 짚었다.


중국 남중국해 해양법률정책연구센터의 딩둬(Ding Duo) 부소장도 “중국에 대해 필리핀은 약속을 깨고 있으며 이는 양측 간의 정치적 신뢰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며 “서로 협력할 의지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두 나라 사이에 일부 외교 채널이 여전히 열려 있지만 지난해 긴장이 고조된 이후 고위급 상호 작용이 대부분 보류됐다”면서 “두 나라 사이에 정치적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의 콜린 코 선임연구원도 “이번 위협은 중국과의 해양 충돌 사건을 알리려는 마닐라의 '확실한 투명성' 전략에 맞서기 위한 중국 전략의 일부일 수 있다”면서 “필리핀의 이러한 전략은 효과적인데 반해 중국 입장에서는 수세적 입장으로 뒤처지게 만들었기 때문에 중국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강력한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가에선 토머스 암초 분쟁을 핵심으로 한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대립 사태가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필리핀, 남중국해에 선단 보내 '영유권표시 부표' 설치 예정]


이런 가운데 필리핀 민간 단체가 필리핀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에 대규모 선단을 보내 필리핀 영유권을 표시하는 부표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중국과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필리핀 매체 필리핀스타는 9일, “필리핀의 남중국해 주권 수호를 표방하는 민간단체 '아틴 이토 연합'은 오는 15일께 어선 약 100척으로 구성된 선단을 스카버러 암초에 보낼 것”이라면서 “'평화와 연대의 보트 경주'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선단에는 사회운동가, 종교계 지도자, 어민, 기업가, 예술가 등이 승선하며, 필리핀 주재 일본대사관과 스웨덴 대사관 대표들도 동승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루손섬 서해안에서 출발하는 선단은 스카버러 암초 일대에서 조업하는 필리핀 어민들에게 물자를 공급하게 된다‘


특히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의 필리핀명)는 우리 것'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오렌지색 부표를 띄우기로 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 단체 공동의장인 라파엘라 데이비드는 “우리의 계획은 중국 선박들을 찾는 관광 여행이나 분쟁을 선동하려는 도발이 아니다”며 "우리 영토 안에서 필리핀인 시민권을 정당히 행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표 설치는 서필리핀해가 강탈할 대상이 아니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필리핀과 중국의 대표적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선단을 보냈다가 도중에 중국 선박들이 집요하게 따라붙자 선단을 되돌리기도 했다.


스카버러 암초는 지난달 30일 중국 해경선들이 필리핀 해경선 등에 물대포 공격을 가한 곳이기도 하다. 이 공격으로 필리핀 해경선의 난간과 지붕이 파손되자 필리핀은 필리핀 주재 중국 공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양국 간 대립이 한층 격해졌다.


문제는 필리핀 단체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중국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양국 세력간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눈여겨볼 것은 중국이 이들 민간단체의 선박들에 어떤 방식으로 어떠한 무력방식을 사용할 것인가의 여부다. 결국 중국의 대응 방식에 따라 충돌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필리핀간의 갈등의 골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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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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