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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보잉을 위협한다는 중국산 C919 여객기의 실체 - 中항공사들, 중국산 C919 '애국주문' 열기 - 중국산 여객기, 진짜 ‘Made in China’인가? 부품 60%는 수입 - C919, 유럽 하늘 날려면 최소 5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 기사등록 2024-05-10 1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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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항공사들, 중국산 C919 '애국주문' 열기]


중국 항공사들이 자국산 중형 여객기 C919를 앞다퉈 구매하면서 중국의 ‘항공굴기’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산 여객기의 실체를 제대로 안다면 부끄러워 말도 못꺼낼 것이란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최근 중국산 여객기(C919)에 대한 국내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주문 잔고가 급증한 가운데 C919 제조업체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산하 건설 회사가 상하이에 조립 공장과 부품 창고를 갖춘 대규모 신규 건설 구역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주문이 크게 늘고 있어서 생산 공장 라인을 대폭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이어 “비교적 새로운 여객기에 대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간 생산량을 향후 몇 년 내에 최대 150대까지 확대하여 에어버스와 보잉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글로벌 독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 더 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상하이에 33만 평방미터 규모의 '2단계' 항공기 조립 공장도 추가로 건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COMAC은 주력 항공사인 에어 차이나(Air China)와 다른 두 개의 국영 대기업인 중국남방항공(China Southern Airlines)과 중국동방항공(China Eastern Airlines)의 주문을 각각 약 100대씩 2031년까지 남품을 완료할 계획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COMAC에 의하면 이미 국내 주문이 1,000대를 넘어섰고 5대가 인도되었다. 첫 번째 기종은 1년 전에 상업 비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C919를 상업용으로 인증한 국가는 아직 없다. 이는 C919가 국내 비행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국산 여객기, 진짜 ‘Made in China’인가?]


그렇다면 C919 여객기가 진짜로 Made in China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SCMP는 “글로벌 공급망의 격변으로 인해 COMAC의 제트 엔진 수입이 격렬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C919는 미국 GE 에어로스페이스와 프랑스 사프란 항공기 엔진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이 만든 LEAP(리프)-1C 모델 엔진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여객기의 핵심이자 심장이나 다름없는 엔진만 수입할까? 아니다. C919는 부품의 60%를 미국과 유럽 등에 의존하고 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항공기에 관한 한 중국의 기술 수준이 극히 미천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의 자체 개발 여객기에 대한 꿈은 거창했다. 중국은 2007년 중형 여객기 개발 계획을 세웠고, 2008년 이 사업을 담당할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를 설립했다. 중국이 이렇게 자체 개발 여객기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2021년 기준 등록 민항기 대수가 4045대에 이르는 세계 최대 민항기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장을 계속 보잉사와 에어버스에 내주지 않고, 자체 개발 여객기로 충당하겠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 여객기의 자체 개발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처음엔 2016년쯤 상업 운항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여객기 설계와 제조, 비행 성능, 안정성 등의 분야에서 계속 문제가 생겨 차일피일 일정이 미뤄졌다.


특히 여객기의 핵심부품들을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이를테면 랜딩기어를 자체 개발했는데, 강도가 떨어져 미국산으로 대체하는 일도 있었다. 랜딩기어가 이럴 정도면 진짜 중요한 엔진 등에서는 어떤 문제들이 있었을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러다보니 여객기 제작에서 가장 핵심적인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샤프란(Safran)의 합작 법인인 CFM 인터내셔널(CFM International)이 만든 것을 쓰고, 제동·제어 체계, 통신 및 착륙 장치, 항법 및 항공데이터 기록 장치 등도 모두 외국산이어서, 진짜 자체 생산 여객기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48개 부품 공급 기업 중 중국 기업은 7곳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기체와 날개, 내부 인테리어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치를 서방 기업으로부터 공급받았다. 상황이 이러니 C919를 ‘민족의 자랑’으로 선전하지만, 사실상 무늬만 중국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항공기의 가장 복잡한 부품 생산을 서방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방 회사의 재산권과 A/S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중국의 독자 기술이 아닌, 해외 부품·기술에 의존하다보니 지금 COMAC이 주문을 받은 여객기들을 다 제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특히 지정학적 변수가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항공기 제작은 당장 올스톱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해리 머피 크루즈는 “공급망에는 공급 부족, 자연 재해 또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 6년 동안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과의 무역 및 기술 관계에 제동을 걸었다. 엔다우 애널리틱스의 유소프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엔진 수출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미국산 엔진의 대체 기술을 중국의 ‘에어로 엔진 코퍼레이션’도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LEAP-1C를 대체할 CJ-1000A 엔진을 개발 중이지만 성공까지는 앞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 이에 대해 아시아 스카이 그룹의 컨설팅 서비스 디렉터인 데니스 라우는 “이 엔진은 빨라야 10년 안에나 취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도 독자엔진이 아닌 LEAP-1C 카피 제품이다.


꼭 지정학적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만약 중국산 여객기의 시장이 더욱 확대된다면 에어버스나 보잉에서 그저 쳐다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당장 COMAC의 여객기 부품 공급망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서다. 그렇게 되면 중국산 여객기의 추가 생산이 언제, 또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그야말로 미지수다.


여기에 GE 등이 만든 C919의 엔진 수급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SCMP는 이에 대해 “엔진 제조업체인 CFM 인터내셔널도 에어버스와 보잉 항공기에 유사한 엔진을 공급하고 있는데, 기존 주문량이 많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C919, 유럽 하늘 날려면 최소 5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문제는 이뿐 아니다. 생산 체계와 운항 교육, 정비 인프라 체계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 항공 당국의 감항인증(항공기 안전성 등을 인정하는 증명)도 받지 못했다. C919를 도입하더라도 중국 말고는 운항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이 ‘운항 승인’을 무기로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뤽 티트가트 유럽항공안전청(EASA) 청장 대행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C919가 너무 최신 여객기라 우리가 (운항 허가 절차를) 할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 “유럽 하늘을 날기 위한 인증 작업에만 앞으로도 최소 5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C919는 EASA의 승인이 없으면 유럽에서 운항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중국산 여객기를 만드는 COMAC은 유럽 등 해외의 국가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증을 받기 위해 필사적이지만, 이미 해외의 국가들이 중국의 그러한 노력에 대해 전혀 동의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럽의 항공사들 가운데 아직 C919 도입 의향을 나타내는 곳은 전혀 없다. 기내 통로가 하나인 협동체 중형 여객기인 C919는 탑승 정원이 164명이며, 대당 가격은 약 1억달러(약 1천371억원)로 알려졌다.


그래서 C919는 일단 중국내 운항을 중점적으로 하면서 항공기의 안전성과 가치를 과시하여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중국내 여객기 시장만 대체해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내 항공기 제작 생태계를 급속하게 늘리면서 중국산 자립여객기를 조립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기술 능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역시 가장 큰 난관이 바로 엔진이다.


[결정적인 것은 중국에 대한 신뢰 문제]


중국산 여객기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풍은 역시 안보 문제와 직결된다. 일단 중국과 안보 문제로 치열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우방국들에게서 중국에의 기술 이전 자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고, 더불어 중국의 방위산업 성장을 도와주는 일들에 대해 철저하게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기술로 제작되는 여객기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중국산 여객기의 인증 획득이나 국경을 초월한 산업 파트너십 체결 역시 전혀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설사 C919가 정상운항을 시작하더라도 중국내 비행에만 가능하지 해외까지 날아다니는 데는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잉사는 지난 2021년 10월 4일, “중국이 앞으로 20년간 보잉사에만 약 8700대의 항공기를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6Kr 재팬’이 보잉리포트를 인용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중국 민간 항공 업계가 지속적인 회복과 발전을 하고 있으며, 향후 20년간 총 1조4700억 달러(약 2015조 3700억 원)의 새로운 항공기를 구매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지난 2021년, 오는 2025년까지 주요 항공노선에 취항하는 중국제 여객기의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그러한 중국의 계획은 이미 어그러졌다.


또한 중국내 기초 기술 미비와 미중충돌로 인한 첨단 기술 이전 규제, 여기에 부품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여객기 시장이 완전한 국산화를 이룰 수도 없고, 원래의 예상대로 COMAC이 제작한 여객기로 중국 시장을 대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를 위협하는 항공기 제작회사를 만들려던 중국의 꿈도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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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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