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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분노 부른 오커스 확대, 아시아판 NATO 될까? - 급물살 탄 오커스(AUKUS) 확대, 한국도 참여 논의 - 일단 시작은 안보동맹 아닌 기술동맹 체제 - 오커스는 기술동맹, 다자간 협의체는 군사동맹
  • 기사등록 2024-05-03 05: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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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물살 탄 오커스(AUKUS) 확대, 한국도 참여 논의]


미국 주도의 인도 태평양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AUKUS·미·영국·호주)가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까지 참여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은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혹시 오커스 확대가 아시아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일(현지시간) “호주를 위한 핵잠수함 건조를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기 위해 가까운 세 동맹국 간의 합의로 시작된 오커스가 새로운 회원국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판 나토는 물론이고 신냉전의 또다른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더타임스는 이어 “미국, 영국, 호주가 회원국으로 있는 오커스에 한국과 일본도 참여하는 방안이 이미 검토중”이라면서 “이러한 방안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의 회담에서 오커스 확대방안을 논의한데 이은 후속조치”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또한 “오커스의 확대에는 뉴질랜드와 캐나다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번에 새롭게 거론되는 국가들이 호주의 핵잠수함 건조에는 참여하지 않겠지만 초음속 미사일, 수중 드론, 사이버 기술 등 첨단 무기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미국 우방국 간의 광범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1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한국·호주의 ‘2+2(외교·국방)’회의에서 미국 주도의 인도 태평양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의 ‘필러 2(첨단무기 기술 협력)’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양국 정부가 밝혔다.


회의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선 “한국·호주·일본의 3자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강조한 바 있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로 구성된 ‘격자형 소다자 체제’에 한국이 더 깊이 개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시작은 안보동맹 아닌 기술동맹 체제]


그러나 오커스의 확대는 일단 대외적으로는 안보동맹의 출범이 아닌 기술동맹의 확대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차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오커스가 군사동맹이 아닌 것처럼) 앞으로 확대될 오커스 역시 안보 동맹이 아닌 기술 공유 협약”임을 강조하면서 “한국과 우리는 유사한 가치를 공유하며, 이미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9월 출범한 오커스는 미국이 핵(원자력)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이전하는 등의 필러1과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8개 분야 첨단·방산 기술을 협력하는 필러 2로 구성됐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4월 10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일본이 오커스의 두 번째 축(필러 2)에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렇게 오커스가 군사동맹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지만 오커스가 어쩔 수 없이 군사동맹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여러 군데서 조짐이 보인다.


일단 한국과 호주간에는 급속도로 밀착되고 있다. 양국간에는 정례적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은 동맹인 미국외에는 호주가 유일하다.


양국 정부가 공개한 공동성명에는 지난 2021년 12월 격상된 한·호주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속에서 “양국 국방·경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선언이 담겼다. 특히 성명에는 “한·미·일의 관계 개선과 이에 따른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지난해 8월)의 결과물을 높이 평가한다”는 대목과 함께 “향후 정부와 인도 태평양의 1.5트랙 대화를 통한 한국, 호주, 일본의 3국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우리는 엄청난 지정학적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한국의 안보는 북한의 위협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협력하듯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유럽과 연결돼 있고, 한국과 호주의 안보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금은 중국의 반발 등을 고려해 오커스가 군사동맹체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지만, 오커스 회원국들간 안보 관련 논의가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토와 같은 군사동맹체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반발하는 중국, “냉전적 사고방식”]


더타임스는 오커스 확대와 관련해 “중국의 즉각적인 공식 반응은 없었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을 포위하고 지역 및 세계 강국이 되려는 야망을 억압하는 구실로 오커스를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고 짚었다.


특히 쿼드(QUAD)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국까지 참여하는 군사훈련도 수시로 실시되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오커스의 진짜 목적은 배타적 지역연합에 기반한 군사 협력을 통해 블록 분열과 군사적 대결을 선동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방식”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마오닝 대변인은 이어 “이는 핵 확산의 위험을 높이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군비 경쟁을 악화시키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훼손한다”면서 “중국과 많은 지역 국가들이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김정은도 지난해 9월, “전쟁과 침략의 근본 원인인 아시아판 나토의 출현”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오커스의 확대가 필요한 이유?]


그런데 오커스가 실제로 확대된다면 중국의 지역 계획이 완전히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진단도 나와 주목을 끌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4월 15일, “오커스가 아시아판 나토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만약 오커스가 확대되면서 군사적 결합이 강해진다면 중국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적대국들과 맞닥뜨리게 됨으로 인해 지역 계획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랜드 코퍼레이션의 티모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오커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협력 강화는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일본과 한국은 최근 몇 년동안 중국의 행동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오커스와 더욱 긴밀히 협력하려는 그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팅엄 대학교 말레이시아 캠퍼스의 부교수인 벤자민 바튼은 “오커스의 확장은 인도 태평양 국가들 간의 안보 동맹 조약이나 미국과의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과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이들 국가는 대부분 무기 산업이 잘 발달했거나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동일한 비율로 군사비를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예산 약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이 오커스 회원국으로 확대된다면 지역 전체의 임시 안보 협정으로서 오커스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커스는 기술동맹, 다자간 협의체는 군사동맹]


물론 오커스가 군사동맹으로 확대된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측면이 있다. 랜드 코퍼레이션의 히스도 “오커스 확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협력은 방위 기술 관계이지만, 단기간에 인도 태평양 안보 동맹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안보동맹보다 실제적인 군사협력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입장에서 당장 아사아판 나토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오커스는 기술동맹으로 확대해 가고, 이를 미국이 추진중인 이른바 ‘격자동맹’을 구축하면서 효율적인 대 중국 방어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오커스가 군사동맹이 아닌 기술동맹으로 확대하는 것만 해도 중국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사실 오커스가 당장 군사동맹으로 가지 않고 기술동맹으로 간다해도 확대된 오커스 회원국들이 이미 격자동맹 방식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연결된 군사동맹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한미동맹, 미일동맹, 미-호주 동맹 등이 이미 구축되어 있는 가운데 미국-일본-필리핀간 3자 안보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한미일 3국간 군사협력은 이미 세팅이 다 되어 있다.


그리고 추가로 쿼드까지 있기 때문에 만약 중국과 필리핀간의 분쟁이나 대만 전쟁 등이 발생한다면 곧바로 여러 격자동맹이 얽히고 설킨 상태에서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이러한 미국 주도의 격자동맹과 오커스 기술동맹의 확대는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상당한 차질을 불러 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호주전략정책연구소의 선임분석가인 말콤 데이비스는 “(이러한 상황의 전개는) 중국 핵심 공산당 지도부의 마음속에 더 큰 불확실성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이 연합체를 형성하고 군사력을 결집시킨다면 중국도 무력 사용의 잠재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힘을 기초로 한 도발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콜린 코 연구원도 “미-일-필리핀의 안보 협력을 위시한 격자협력 그룹이 형성된다면 앞으로 미국이 홀로 중국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격자그룹들이 서로 중국을 방어하게 됨으로써 중국의 무력도발 의지는 갈수록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오커스가 당장 군사동맹체로 발전하지는 않겠지만 준 군사협력체로서 대중국 방어망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중국은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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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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