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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이 군부를 전면 개편한 진짜 이유? - 시진핑이 직접 창설한 전략지원부대, 9년만에 전격 해체 - 군부의 충성심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시진핑 - 군부에 대한 철저한 통제 및 영구 집권 위한 발판 마련
  • 기사등록 2024-04-26 1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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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직접 창설한 전략지원부대, 9년만에 전격 해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년만에 군부를 전면 개편했다. 특히 9년 전에 직접 만들었던 ‘전략지원부대’를 해체하고 대신 ‘정보지원부대’를 창설했다. 이러한 개편으로 인해 당장 중국 군부는 상당한 혼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왜 이렇게 군부를 전면 개편하는 개혁을 단행했을까?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25일, “시진핑 주석이 마지막으로 중국 군대를 개편할 때 '미래형 부대'로 칭송받았던 전략지원군이 사라지는 데는 불과 9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면서 “시 주석은 대신 정보지원부대를 창설했는데, 이러한 개편은 시 주석의 네 번째 임기를 미리 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닛케이는 이어 “이번 군부 개편과 관련해 중국 인터넷에서는 해산된 부대를 인민해방군 역사상 '가장 짧은 수명을 가진' 중요 부대라고 칭했다”며 “지난 2015년 12월 31일에 정식으로 창설되어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과 동등한 지위를 가진 부대가 되었다가 4월 19일에 새로운 군사 개혁의 일환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전략지원부대’는 창설될 때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또 중국 군부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부대로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인민해방군을 감독하는 최고 군사 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도 겸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명령하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직접 만든 ‘전략지원부대’를 해체한 이유?]


그렇게 만든 ‘전략지원부대’를 시진핑 주석은 왜 해체해 버렸을까? 이에 대해 닛케이는 “시진핑 주석의 현재 정치적 우선순위와 동기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전략지원부대’의 임무와 기능, 구조는 처음에는 베일에 싸여 있었지만, 지난 2016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에 실린 기사를 통해 추론해 볼 수는 있다. 이 기사에 의하면 당시 새로 창설된 이 부대는 사이버전 부대, 우주전 부대, 전자전 부대의 3개 부대로 구성되었다.


여기서 ‘사이버전 부대’는 해킹 공격을 방어하고, ‘우주전 부대’는 첩보 위성과 베이더우 항법 위성 시스템을, 그리고 ‘전자전 부대’는 적의 레이더 시스템과 통신을 교란하는 임무를 맡았다. 사실상 전쟁을 제대로 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라는 의미다.


이렇게 육·해·공·로켓군에 이은 제5 군종으로 불린 ‘전략지원부대’를 해체하면서 이에 속했던 군사우주부대·사이버 부대·정보지원부대를 별도 병종으로 독립시키고, ‘정보지원부대’를 중앙군사위의 직접 지도·지휘에 두도록 하는 편제 개편을 한 것이다. 이로써 '정보사령부' 격인 정보지원부대를 사실상 시 주석의 직할 부대로 만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3일, 중국 군사전문가 푸첸샤오의 말을 인용해 “서로 다른 군 세력이 독립적인 정보 체인을 갖고 있어 이를 통합하는 것이 정보지원부대(信息支援部隊) 설립 이유”라면서 정보지원부대 창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푸첸샤오는 이어 “정보지원부대는 정보를 획득하고 부대 전반에 배포함은 물론 상대가 우리의 정보를 얻을 수 없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앞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정보지원부대가 중국군의 합동 작전을 개선하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도 창설 행사에서 “정보지원부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네트워크 정보 시스템 구축과 적용을 조율하는 핵심 기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정보지원부대가 전투작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정보자원을 통합하고, 정보보호를 강화할 것”이라며 “군 합동작전체계를 통합해 정확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정보 지원을 하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시 주석의 공식적인 발언이고 ‘정보지원부대’ 창설의 진짜 이유를 알려면 먼저 이전의 ‘전략지원부대’를 만들었던 당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국 당국이 나중에 은연중에 유포한 정보에 따르면 ‘전략지원부대’는 시 주석 취임 1년 후인 2014년부터 비밀리에 정교한 준비를 시작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2014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시진핑은 당시 그의 대표적인 반부패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었던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최고위 장교를 구금했다. 그리고 2015년 쉬차이허우가 암으로 사망한 직후,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또 다른 군부 실세 궈박슝도 구금되었다. 궈박슝은 2016년 뇌물 수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사실상 중국 군부를 휘어잡고 있던 두 실세를 숙청하면서 단행된 전례없는 군 조직 개편은 한마디로 시 주석에 대한 군부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왜 이렇게 군부 숙청에 사실상 목숨을 걸다시피 했을까? 이유는 시진핑의 장기집권 야망과 관련되어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은 2017년 전인대에서 숙청과 조직 개편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며 여세를 몰아 2018년 중국 헌법을 개정하고 중국 주석의 5년 임기 제한을 폐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2022년 시 주석은 당 총서기로서 세 번째 5년 임기를 확보한 후 202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에서 세 번째 5년 임기의 중국 국가주석으로 추대되었다.


시진핑은 아마도 3년 후 당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 4선을 위해 최근의 군 조직 개편을 또 다른 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어 할 것이다.


물론 군부를 이렇게 대대적으로 손볼 때는 혹시나 모를 군부의 반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1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1기 임기말인 2017년까지 반부패 혐의로 당국에 의해 체포된 장성은 최소 100명으로, 이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중국이 전장에서 잃은 고위 지휘관의 수보다 많은 숫자”라면서 “중국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이은 장군들의 실각에 특히 분노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군부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고, 그러면서 군부내 핵심 4인방이 모두 부패혐의로 처벌됐다. 두 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한 명은 자살했으며, 한 명은 처벌이 발표되기 전에 암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사실 이 4인방에 대한 숙청은 시진핑 코드를 맞추기 위한 정치적 숙청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시진핑 취임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군부내에서 숙청 또는 처벌이 일어난다면, 이는 정치적 사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리상푸 부장과 로켓군사령부 수장들은 누가 뭐래도 시진핑 휘하의 충성파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한마디로 숙청을 당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최근의 군부 숙청은 한마디로 조직적인 부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군부의 철저한 정치화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부패로 말미암아 사실상 겉으로는 번지르하지만 전쟁을 치를 수 없는 형편없는 군대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정보지원부대를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 군부를 ‘정보사령부’ 격으로 운영하면서 철저하게 통제하겠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이러한 군부 개편을 중국인민해방군의 업그레이드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지난 10년 전에 했던 것과 같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도 당 전국대표대회 3년 전에 군부 개편이 시작되었고, 이번 조직 개편이 당의 다음 전국대표대회 3년 전에 이뤄진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일정이 우연의 일치일까?


[군부의 충성심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시진핑]


시진핑 주석은 지난 19일 정보지원부대 창설식에 직접 참석해 “당의 명령에 단호히 복종하고 절대적으로 충성스럽고 순수하며 신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어쩌면 간단한 이러한 시진핑의 지시에 ‘정보지원부대’를 만든 이유가 다 들어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시진핑의 통치 스타일이다. 그는 만기친람(萬機親覽)형이다. 특히 인민해방군은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당(黨)의 군대’요, ‘시진핑의 군대’다. 그렇기 때문에 군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시진핑이 모르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만큼 정보가 취합되어야 하고 또 정보를 통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진핑을 가장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일이 미국 영토까지 날아갔던 스파이풍선 사건이다. 사실 시진핑은 그 존재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리상푸 당시 국방부장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시진핑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승인도 받지 않았다. 이로인한 시진핑의 분노는 엄청났다. 심지어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기까지 했으니 체면이 어떠했을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번 군부 개편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 군부의 모든 것이 시진핑의 손에, 그리고 머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군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3개 부대는 중앙군사위원회의 직접적인 지도와 지휘를 받는다. 이는 시 주석이 직접 지휘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당연히 모든 것을 시 주석에게 보고해야 한다.


결국 이번 군부의 개편은 인민해방군을 철저하게 시진핑의 손 안에 두겠다는 것이고, 혹시나 모를 군부의 반란 역시 철저하게 통제하겠다는 야망이 숨겨져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렇게 시진핑에 순응하는 군대를 만들어놓고 이를 또다시 자신의 업적이라고 홍보하면서 영원한 주석으로 중국을 죽을 때까지 통치하려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번에 군부를 개편하게 된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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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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