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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 석유·전력 인프라만 집중적으로 골라패는 우크라 - 전력 열세속 러 석유·전력 인프라 잇단 공격한 우크라 - AI 드론에 의해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공격 가능해져 - 표류하던 美 우크라 군사지원 돌파구, 전쟁 수행능력 숨통
  • 기사등록 2024-04-22 05: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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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열세속 러 석유·전력 인프라 잇단 공격한 우크라]


미국의 군사지원 중단으로 무기부족으로 인한 상대적 열세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석유와 전력 등 에너지 시설들만 집중 공략함으로써 러시아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CNN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아침 장거리 공격 드론으로 러시아 8개 지역의 연료 저장소와 전력 변전소를 표적으로 공격을 가했다”면서 “이러한 공격은 러시아가 영하의 기온을 전쟁 무기로 삼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무력화하고 시민들을 어둠 속으로 몰아넣으려는 전략에 우크라이나가 정면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벨고로드, 브란스크, 쿠르스크, 툴라, 스몰렌스크, 랴잔, 칼루가 지역, 심지어 모스크바 지역까지 약 8개 지역에서 수십 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이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공격으로 인해 최소 3개의 변전소와 연료 저장 시설이 손상되고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국방정보국, 우크라이나 군 특수작전부대의 합동 작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또한 현지소식통들을 인용해 “우크라의 이번 공격은 러시아 군사 산업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 인프라가 표적이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격 이후 전력과 물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러시아 스몰렌스크 지역의 연료 저장소에 대한 드론 공격의 여파로 새벽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몰렌스크는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북부와도 가깝다.


스몰렌스크 지역 주지사 바실리 아노킨도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20일) 새벽 2시경 카르디모프스키 지역의 연료 및 에너지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 시도가 있었다”면서 “방공부대가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시키기는 했지만 파편이 떨어지며 연료·윤활유 창고에 불이 났으며, 일부 사상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모든 드론이 격추됐다”고 주장한 반면, 현지 관리들은 모든 피해는 요격된 드론에서 떨어지는 파편에 의해서만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모스크바의 남서쪽에 위치한 칼루가주의 말로야로슬라베츠 지역에서도 드론이 폭발해 에너지 인프라가 크게 손상됐다고 현지 주지사가 밝혔다.


칼루가주 주지사는 텔레그램 채널에 “오늘 밤 말로야로슬라베츠의 변전소 근처에서 드론이 폭발해 에너지 인프라가 크게 손상됐다. 사상자는 없다. 응급구조대가 현장에서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월에도 러시아 레닌그라드, 브랸스크, 크름반도 등지의 석유 터미널 등을 잇달아 폭격한 바 있다. 그런데 4월 들어서도 러시아 정유 등 에너지 시설들에 대해 집중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에도 우크라이나 드론이 국경에서 1,100km 이상 떨어진 타타르스탄 지역에 있는 러시아 5대 정유소 중 하나인 니즈네캄스크 정유소를 공격했다. 당시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1차 정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러시아 관계자가 밝혔다. 특히 이 작전이 의미가 있는 것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가장 깊은 곳을 향한 작전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석유 시설이 타격을 입을 경우 국제 유가가 불안정해질 수 있고 보복 공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우크라이나에 관련 시설 타격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에너지 시설은 정당한 목표물”이라며 러시아 본토의 에너지 인프라를 노려 공습 빈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석유산업 파괴 노리는 우크라]


우크라이나가 이렇게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들만 골라서 집중적으로 폭격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함으로써 정유 공장 가동 중단 및 에너지 공급 중단을 노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러한 대담한 우크라이나 공격은 서방의 수입 금지 및 가격 상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스크바 전쟁 경제의 가장 큰 수입원으로 남아 있는 러시아의 대규모 석유 및 가스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는 사실 러시아로서는 뼈아프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들만 골라 타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6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최대 수출품 생산에 계속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파리에 본부를 둔 정부간 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우크라이나에 의한 일련의 타격으로 인해 11개의 정유공장이 파괴되었는데,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러시아의 하루 원유 처리량이 하루 50만~60만 배럴 손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전체 하루 생산량 520만 배럴의 약 10%에 해당한다.


다우존스(Dow Jones)의 업계 보고서도 “우크라이나에 의한 일련의 공격으로 인해 하루 최대 80만 배럴의 처리 능력이 손상되거나 폐쇄되었다”고 밝혔다.


[AI 드론에 의해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공격 가능해져]


흥미로운 것은 우크라이나가 이렇게 러시아 깊숙한 곳의 에너지 시설들에 대해 집중적 타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공격용 드론에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AI가 가미된 공격용 드론은 목표물 탐색은 물론이고 기동 회피까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드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CNN은 이와 관련해 “공격용 드론을 재밍할 때 AI를 통해 정확도를 높였는데, AI는 위성 및 지형 데이터가 포함된 터미널 컴퓨터에 영향을 미치며, 이로인해 몇 미터 정도의 정확도로 예정된 목표물을 오차없이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이어 “AI기술이 적용된 드론의 경우 지휘소와의 통신이 필요하지 않으며 완전히 자율적으로 작동된다는 점에서 공격에 매우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AI기술이 적용된 드론은 야간 시간에도 아주 뛰어난 정확도로 목표 지점을 공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더욱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들을 집중 공격하는 것은 비용 대비 큰 효과가 있으며 러시아에게도 상당한 피해를 안겨다 준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투자 은행 RBC 캐피탈 마켓츠의 상무이자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CNN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러시아 전쟁 기계에 대한 자금을 탕감하려는 우크라이나 전술의 변화로 보고 있다”면서 “그동안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대부분 에너지에 대해서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실제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원유 및 천연가스, 그리고 정제제품 등이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경제적 생명선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들에 대한 집중 공격으로 러시아의 정유 능력이 최소 12%정도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로이터 통신은 최대 14% 정도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정도면 러시아내의 연료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 실제로 러시아는 당장 휘발유의 해외 수출을 중단하면서 국내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에너지 시설들에 대한 공격을 집행한 후 “이번 주에는 러시아 전쟁 기계에 우리 무기로 접근해 러시아의 급소를 공격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드론은 진정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능력으로 이제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시켜 주었다”고 말했다.


[표류하던 美 우크라 군사지원 돌파구, 전쟁 수행능력 숨통]


한편, 그동안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패색이 짙었던 우크라이나에 다시 희망이 불꽃이 타올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하원에서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대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반년간의 표류 끝에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 의회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을 위해 예산 1천130억 달러(약 156조원)를 책정했는데, 이번에 하원을 통과한 대우크라이나 지원안 규모는 그 절반을 약간 넘을 정도로 상당히 규모가 크다.


이르면 23일 이뤄질 상원 표결이 남아 있지만, 상원은 이미 지난 2월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지원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안보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하원에서 송부된 이번 법안들은 곧바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608억 달러 규모의 지원안은 상원 통과 이후 즉각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되며 지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 유럽의 미군기지 등에 있는 무기 재고를 철도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신속히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이 우선해 지원할 무기는 러시아 미사일과 드론 공세를 차단하는 대공방어망과 관련한 무기·장비와 최근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포탄, 특히 155mm 포탄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이 법안에는 강제력은 없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지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미국 매체들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깊숙한 곳까지 직접 타격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예산안 통과 직후 성명을 통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매우 중요한 미국의 원조 패키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다”며 “러시아의 악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모든 미국인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미국의 지원을 이용해 두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푸틴이 패배해야만 하는 이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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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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