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혹한기 진입한 전기차 시장, 올인한 中 어떡하나? - 전기차 시장 빨간 불, 테슬라 대대적 해고 단행 - 급제동 걸린 전기자동차 업계 전반의 성장세 - 전기차에 올인했던 중국, 심각한 타격 불가피
  • 기사등록 2024-04-18 11:35:19
기사수정



[전기차 시장 빨간 불, 테슬라 대대적 해고 단행]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무한 경쟁을 해 오던 전기차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데다 지나치게 많은 전기차 생산으로 인해 영업이익도 급감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아이콘 테슬라가 직원 약 1만4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 세계에서 10% 이상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면서 역할과 직무가 중복된 사례가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테슬라 직원 수는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해 약 14만명에 달한다. 물론 테슬라의 구조조정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규모 면에서는 역대 최대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위기의 테슬라, 최악 상황에 몰렸다!]


중요한 것은 테슬라마저도 이렇게 구조조정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투자를 줄이거나 연기하는 등 본격적인 긴축을 시작했다”면서 “전기차 산업 부동의 1위였던 테슬라까지 구조 조정 대열에 합류하면서 ‘전기차 혹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경우 특히 심각한 것은 이번에 테슬라 창업 초기부터 약 18년간 일한 드루 배글리노 수석 부사장도 물러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테슬라 내부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가 AI나 SW(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우수한 IT 기업이기는 하지만, 자동차 기업으로서는 한계를 노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르면서 전기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계획을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실제로 폴크스바겐이나 현대차·기아, 포드 등 테슬라를 추격하던 기존 완성차 기업은 이 분야가 주춤하자 빠르게 ‘대체재’로 하이브리드 비중을 늘리고 내연차를 더 팔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기차밖에 없는 테슬라는 대체재가 없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또 작년 말 4년 만의 신차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내놨지만 생산 속도가 느려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어 이또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여의치않자 테슬라는 세계 곳곳에서 대대적인 할인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려 애를 썼지만 이러한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8.2%로 2022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추격을 해 오는데다 그동안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테슬라의 기반이 되었던 중국에서는 최대 경쟁사인 BYD(비야디)가 강력하게 부상하면서 테슬라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지경에 빠져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로 테슬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점점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올 1분기 판매량도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는데, 이는 사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봐도 된다. 코로나 사태였던 2020년 2분기를 제외하면 2016년 이후 테슬라 판매량이 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이유도 있다. 테슬라하면 당연히 미국 제품으로 생각하는데 되려 미국 정부에서 받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어서다. 테슬라가 중국의 배터리업체인 CATL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앞으로도 CATL과 손을 잡고 합작 거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런 위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테슬라는 IT 기술력을 앞세워 자체적으로 만든 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된 ‘로보택시’를 올 8월 공개할 예정이나 이또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인도에서 추진 중인 현지 공장 건립이 확정되면 장기적으로 반등을 노릴 수 있지만 아직 불확실한 측면이 많다.


[급제동 걸린 전기자동차 업계 전반의 성장세]


글로벌 전기차 산업 1위이자 선구자인 테슬라마저 구조 조정을 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 혹한기가 본격적으로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이미 곳곳에서 기업들은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2026년까지 100억유로(약 14조8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구조 조정에 나선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나 포드 등도 줄줄이 투자를 미루며 전기차 출시를 늦추고 있다.


2020년 ‘테슬라 대항마’라는 기대를 받으며 상장한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는 부진한 판매가 이어지면서 파산설로 주가가 폭락해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 폐지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오션'이라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를 1만대 생산했지만, 그중 절반만을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웨덴의 전기차 업체 폴스타도 지난 1월 말 어려운 시장 여건과 판매 감소 전망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인력의 15%를 감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세계의 전기차 시장이 왜 이렇게 엄동설한을 맞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기에는 아직 비싼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여전히 높은 금리 등을 전기차 수요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전기차 시장을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그 중심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유세에서 “나는 우리가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휘발유가 많기 때문에 휘발유를 많이 쓰기를 바란다”며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정부가 사람들이 원하지도 않는 전기차에 엄청난 보조금을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즉시 끝낼 것이다. 임기 첫날 끝낼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러니 전기차 시장 전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포드를 비롯해 내연기관차를 만들어 온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로 사업구조를 대폭 전환하려던 계획을 다시 수정하고 있다. 동시에 전기차 중심이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에 더 중점을 둔 마케팅 전략까지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드의 전기차 생산 계획 변화는 많은 소비자가 여전히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호하는 가운데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로 전환하는 전략을 재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의 신호”라고 짚었다.


[전기차에 올인했던 중국, 심각한 타격 불가피]


이렇게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자 가장 당황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전기차를 중국의 주력 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정부가 보조금까지 주면서 육성하고 있는데다, 아예 세계 전기차 시장을 압도해 버리겠다는 욕심 때문에 사실상 밀어내기식 영업을 하고 있어서다.


우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약세전망으로 흐르게 되면 이미 내수시장 포화상태인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은 수출 과부하에 걸리게 된다. 이런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회사들은 정부의 지원금을 믿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이익률이 떨어지면서 부지기수로 문을 닫았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9년 500개가 넘었던 중국 전기차 업체는 작년 기준 100여 개로 줄었다.


또한 생존중인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업체들의 가동율도 현재 65%에 불과하다. 이는 2016년 중반 69.1%릴 기록한 이후 가장 낮았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생산된 전기차가 판매가 되지 않은채로 야적장에 쌓여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자동차 판매 둔화와 화물 운송 적체로 유럽 주요 항구가 '주차장'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산 전기차 재고가 쌓이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FT는 이어 “향후 배송 일정도 없는데도 항구 차량 터미널에 자리를 예약하는 중국 회사도 있을 정도”라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점점 더 항구 주차장을 창고처럼 쓰고 있는데 이는 유럽 시장에서 자동차를 팔지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FT는 또한 “일부 중국 전기차는 길게는 18개월간 항구에 머물며 수입업체에 향후 배송 일정에 대한 증빙을 요구한 항구도 있다”면서 “이는 중국의 과잉생산에 과잉 수출까지 더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렇게 야적장에 1년 이상 방치되다가 판매기한을 넘겨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차량도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다. 중국만큼 신에너지 발전 설비를 많이 생산·설치하는 국가가 없는데 이미 생산이 국내 수요를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라서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과잉 수출까지 하면서 중국의 주력 성장산업으로 만들려 하지만 이미 기초부터 질못되다보니 자칫 전기차로 인해 사상누각의 경제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이젠 여기에 덧붙여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추가 관세까지 더해진다면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그리 어렵지 않게 몰락의 길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중국의 상황이 이렇다. 모두 미래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탓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853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