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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 이란 재보복 군사옵션, 딜레마에 빠진 이스라엘 - 전면전 유발않는 선에서 이란에 재보복한다는 이스라엘 - 국내 정치적 상황도 재보복 방식을 어렵게 만들어 - 국제적 고립 여부도 이스라엘 선택의 중요한 판단점
  • 기사등록 2024-04-17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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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유발않는 선에서 이란에 재보복한다는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지난 14일 새벽에 감행된 후 이란에 대한 재보복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생각대로라면 이란의 대도시를 향해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고 싶지만 우선 미국부터 격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NBC News는 1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전날 열린 이란 재보복 관련 긴급회의에서 전면전을 유발하지 않고, 미국 등 우방이 지지하는 방식의 재보복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스라엘이 지난 주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동안 이스라엘 관리들은 가능한 대응 옵션에 대해 미국 관리들에게 브리핑했다”고 보도했다.


NBC는 이어 “이스라엘의 잠재적인 대응은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부터 이란 내부를 공격하는 것까지 다양하다”면서 “이란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이란을 돕는 위성국들이나 이란에서 헤즈볼라로 보내는 첨단 미사일 부품, 무기 또는 구성품이 담긴 선박이나 저장 시설을 공격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NBC는 또한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재보복에 대해 미국은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할 경우 어떤 방식이든 미국에 사전 통보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재보복과 관련해 현지 채널12 방송은 이날 “전시 내각이 약 3시간에 걸친 긴급 회의를 통해 ‘이란 공격에 대해 명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되, 중동 전쟁의 확전을 막으면서,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합의했다”면서 “재보복 시기가 정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채널12 방송은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대규모 공격에 이스라엘이 아무런 반응 없이 지나가는 선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이에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미국 등 우방국들의 공조를 해쳐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현지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스라엘의 재보복과 관련해 “다수의 재보복 방식이 논의됐으나, 모두 이란을 상대로 보복하되 역내 전쟁(전면전)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이란에 고통스러운, 미국 등 동맹이 반대하지 않는 방식이 논의되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이러한 방식은 사상자를 발생시키지 않는 이란 시설에 대한 공격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됐다.


역시 이스라엘 현지 매체인 하레츠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전시내각 각료들은 군사적 보복을 선호했으나, 국제사회의 압박이 대응 방식 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란의 외교·경제적 고립을 악화시키는 비군사적 대응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재보복 방식 두고 딜레마에 빠진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이러한 재보복 방식에 대한 논의는 실상 지금 이스라엘이 처한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선을 앞둔 미국의 반발과 국제적인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고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국민들의 자존심도 챙겨야 하는 양 갈래길에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CNN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전례 없는 공격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제를 촉구하는 국제적 압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제 국제적 지원 없이 전쟁을 확대하여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고립될 위험에 맞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우파 연합의 요구를 저울질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사실 이스라엘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거의 없으며, 특히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와 6개월간 잔인한 전쟁에 휘말려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다양한 무장 세력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각 옵션에는 대가가 따른다”면서 “이스라엘은 수년 동안 이란에서 안보에 위협이 되는 개인이나 시설을 겨냥한 비밀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한 적은 없기 때문에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은 또 다른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이란 전문가인 라즈 짐트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결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고 매우 위험한 국면에 처해 있다”면서 “이란은 확실히 이스라엘과의 게임 규칙을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직접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라즈 짐트는 이어 “이스라엘이 보복하지 않기는 어렵겠지만, 테헤란이 주말에 발사한 공격보다 더 큰 대응으로 보복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이란 내 목표물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 공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라즈 짐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속내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계속 집중하고 새로운 전선을 개척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이스라엘 외교관인 알론 핑카스도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타격하여 보복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만약 보복에 나선다면 이란의 군사 자산이나 핵 프로그램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CNN에 “고려 중인 군사 옵션 중에는 테헤란에 메시지를 보내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는 이란 시설에 대한 공격도 포함된다”면서 “이스라엘 관리들은 그것이 매우 어려운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보복 방식에 대해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재보복을 하건간에 반드시 미국 등과 협의를 거쳐야만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란에 의한 미사일과 드론 등의 대대적 공격을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물론 요르단 등 여러 동맹국들이 함께 막아 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재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INSS)를 이끌고 있는 타미르 헤이먼은 “이스라엘의 서방 및 아랍 동맹국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재보복 방식은 어쩔 수 없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습을 훌륭하게 막아낸 것 자체가 큰 승리라면서 이스라엘의 추가 대응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재보복 방식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국내 정치적 상황도 재보복 방식을 어렵게 만들어]


한편 CNN은 이스라엘내의 정치적 상황도 이란에 대한 재보복 방식을 결정하는데 있어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금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우파적인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으며, 이 정부가 붕괴되지 않도록 하려면 강경파를 달래야만 한다.


네타냐후는 10월 7일 하마스가 주도한 이스라엘 공격을 막지 못했고,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100명 이상의 인질 석방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란에 대한 재보복 방식은 네타냐후 자신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은 당연히 전쟁을 확대하려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겠지만 이를 우방국들이 요구하는 수준과 어떻게 합치를 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고 CNN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현실적으로는 이스라엘의 군대가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또다른 전선을 여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다. 특히 많은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미 지난 10월의 충격적인 하마스 침공 기억이 생생한데 또다시 이란과 전면 충돌하는 전쟁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이 점도 네타냐후의 행동 양식을 제한하는 제약 요건이 되고 있다.


[국제적 고립 여부도 이스라엘 선택의 중요한 판단점]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이미 3만 3천여명의 팔레스타인 사상자를 낸 가자지구 전쟁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보복으로 유대 국가와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옹호하는 데 다시 힘을 합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만약 이란에 대한 재보복으로 인명피해를 불러온다면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완전한 고립, 특히 우방국으로부터도 철저하게 배격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일부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이스라엘이 공격 이후 얻은 지지를 바탕으로 반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이스라엘 일부에서는 테헤란을 직접 공격하거나 1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피신해 있고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이라고 말하는 가자지구의 라파시를 침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라파시에 대한 공격을 준비했었으나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일단 작전을 무기한 연기했다.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작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라파시에 대한 공격 여부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살아있는 불씨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는 걸프국가들이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이또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란에 대한 재보복 방식의 결정에는 아랍국가들과의 관계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아랍 국가들을 포함한 아랍 국가들은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잠재적 확대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노골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란에서 발사된 대부분의 드론이 영공 밖에서 요격되었다고 밝혔다. 요르단은 이러한 드론을 여러 대 격추했으며, 이에 대한 아랍 세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요르단은 자국민을 보호하고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은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비난을 계속 퍼붓고 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이란 외교관 건물 폭격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이란의 입장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사파디는 네타냐후가 가자지구 전쟁에서 초점을 옮기기 위해 확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제 이스라엘은 확전을 하지 말고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목표, 즉 분쟁 완화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또한 미군 기지가 있고 과거 이란과 동맹을 맺은 단체의 공격을 받았던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들 국가는 테헤란과 이스라엘과의 관계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해 왔으며,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이 자국의 안정과 석유 수출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만약 확전을 추구하게 된다면 이들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도 이스라엘의 재보복 방식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재보복 방식을 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체면 때문에 하지 않을 수도 없고, 하자니 방법이 마땅치 않은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유발하지 않고, 미국 등 우방이 지지하는 방식의 재보복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참으로 애매모호한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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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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