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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1분기 경제성장률 5.3%? 그럼에도 비관론 나도는 이유? - 中 1분기 경제성장률 5.3%, 회복 조짐 속 신중론도 - 여전히 높은 부동산의 벽, 위기는 더욱 악화 - 또 하나의 주목 포인트, 1~2월과는 달리 3월의 지표 하락
  • 기사등록 2024-04-17 04: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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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분기 경제성장률 5.3%, 회복 조짐 속 신중론도]


중국 정부가 연초부터 내놓은 각종 부양책으로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5.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많은 무리들이 따른다. 오히려 부정적 요소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중국 1분기 GDP가 작년 동기 대비 5.3% 성장하여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4.6%를 크게 웃돌았으며, 이로인해 2024년 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이 수치 이면에는 제로에 가까운 인플레이션과 대출 부진, 지속되는 부동산 시장 위기 등 중국이 아직 최악의 시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증거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6.1% 성장했으며, 시진핑 주석의 ‘새로운 양질의 생산력’ 개발에 대한 추진으로 전기자동차 충전기와 3D 프린팅은 이 기간 동안 40% 이상 성장했다. 한편, 요식업은 10%이상 증가하여 국내 여행과 엔터테인먼트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표들만 보면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가 성장세에 본격적으로 올라탔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중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부동산과 같은 뿌리 깊은 문제에 얽혀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1분기에 나타난 성장세가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첫 3개월 동안의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고, 면적별 부동산 판매는 무려 19.4%나 감소했는데,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던 부동산 부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의 경제 지표는 앞으로 더 힘든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물가는 2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다시말해 3월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낮아져 마이너스 영역을 맴돌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통화 공급의 증가도 은행 대출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주 무디스에 이어 피치도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던 것이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달 미국의 재계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정부가 중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일련의 주요 조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더불어 소위 ‘피크 차이나’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말해 상당한 기대감을 심어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현실에서 나타나는 주요 지표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을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1분기 경제성장은 광범위한 제조업 성과, 설 연휴로 인한 가계 지출 증가, 투자 촉진 정책에 의해 뒷받침됐다”면서도 “3월의 수출 부진에서 볼 수 있듯이 외부 수요 상황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 경제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높은 부동산의 벽, 위기는 더욱 악화]


이렇게 중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속 성장이라는 중국의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바로 부동산 부문의 이어지는 위기 때문이다. 중국 가계 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분야의 지표 활성화가 없이는 중국경제의 모든 부문을 어둡게 장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런데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경제성장률 5.3%를 발표한 날,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은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채 문제가 수요와 경제 전망에 계속 영향을 미치면서 3월에 8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중국 경제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부동산 부문은 2021년 이후 개발업체들의 높은 레버리지에 대한 규제 단속으로 유동성 경색이 촉발된 이후 부채 위기에 휩싸여 왔으며, 지난달에는 2023년 재무 실적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발표되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한 “로이터가 국가통계국(NBS)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한 결과 3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2% 하락하여 2015년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2월의 1.4% 하락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주택 구매 제한 완화, 도시 마을 개조 지원, 현금이 부족한 개발업자에 대한 신규 대출 승인 속도를 높이도록 은행에 촉구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강구해 왔음에도 부동산 경기는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이러한 정책 중 상당수가 본질적으로 단편적이거나 영향이 단기적이거나 제한적이어서 주택 구매 심리와 광범위한 본격적인 회복을 억제하고 있다”고 짚었다.


더 큰 문제는 주택 가격 하락이 1, 2, 3등급 도시에서 전년 대비 모두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동산 데이터의 하락은 예상보다 높은 1분기 중국 GDP 성장률과 대조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경제가 더 탄탄한 기반을 찾으려는 노력에 계속 걸림돌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UOB의 이코노미스트 워이 첸 호는 “중국 경제가 앞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부동산 과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경제에는 여전히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실제로 중국국가통계국 자료를 근거로 로이터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3월 부동산 투자와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더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ANZ의 경제학자들은 연구 노트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2024년 GDP 성장률을 0.3%p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해 부동산 투자는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허리펑 부총리가 직접 나서서 이미 건설하다 중단된 주택의 완공을 도울 수 있도록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대대적인 금융지원을 예고했지만 그러한 핀셋지원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평가들이 많다.


우선 주택개발업체들에 의해 사전 판매된 주택들을 완성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무려 4조 위안(767조원)이나 되기 떄문이다. 여기에 이미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에게 금융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그 자금을 건설중이던 주택에 전면 투입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그럼에도 부동산 경기는 활성화해야만 한다는 데 중국 당국의 어려움이 있다. 공격적인 부양책이 없다면 중국 당국이 원하는 신뢰와 소비자 지출 회복 등의 핵심 경제과제가 이루어질 수 없어서다.


이런 측면에서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 해리 머피 크루즈는 연구 노트에서 “지난 몇 년간의 부동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부양책이 없다면 부동산 투자, 주택 가격 및 신규 주택 판매는 2024년 내내 하락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의 희망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주목 포인트, 1~2월과는 달리 3월의 지표 하락]


또 하나 주목할 점은 1~3월의 경제성장률이 5.3%라고 발표했지만 이러한 성장의 대부분이 1~2월에 이루어졌으며 3월에는 소매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고 산업 생산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되려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앞으로 더욱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샤오지아 지의 견해를 인용해 “중국 시장의 움직임은 GDP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자칫 중국 당국자들이 1분기 5.3%라는 숫자에 취해 섣불리 오판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이 해외 수요와 자국내 첨단기술 개발에 대한 집중 떄문에 제조업은 일단 견디고 있지만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공장도 가격의 하락과 디플레이션 상태로 더 빠져드는 경제 전반의 상황은 빈약한 내수 수요와 일부 산업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수치의 오독(誤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가 특히 지적하는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처럼 중국 경제 성장의 지속성이다. 우선적으로 1분기의 5.3%의 성장이라는 수치는 전적으로 1월과 2월에 이루어진 공공투자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역으로 생산과 민간 수요는 저조한 실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은 아직도 살얼음판 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또한 중국 당국이 발표한 지표 중에서 경기 회복의 불균등성이 심각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시멘트 생산량은 3월에 22% 급감했는데 이는 1995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주택 경기 침체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중국의 주요 신경제 동력으로 꼽히는 집적 회로와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은 모두 30% 내외의 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


또한 외식 지출의 성장률도 하락했으며, 자동차 판매 감소도 이루어졌는데 이는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호조와 달리 소비자 수요가 여전히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중국의 저축률 상승은 가계의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호조세를 보이는 중국의 성장산업에 미국과 유럽이 과잉생산을 문제 삼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은 깊은 우려를 낳게 만든다. 중국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산업이 타격을 받게 되면 중국 경제 전반이 무너져 내릴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동지역의 긴장으로 인한 불안감이 중국 경제의 모멘텀에 대한 불안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이렇게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 수치에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부분들이 담겨 있다. 그러니 중국 당국이 발표한 수치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오히려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전망들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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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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