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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대적 보복공격 감행한 이란, 체면치레일 뿐 확전은 원치 않는다! - 이란의 대대적 보복 공격에도 이스라엘의 피해는 경미 - 이란, 대대적 공습했음에도 확전 원하지 않는다? - 미국. 이스라엘에 “이란 향한 보복공격 하지 말라” 당부
  • 기사등록 2024-04-15 05: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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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대대적 보복 공격에도 이스라엘의 피해는 경미]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한 전면적인 보복 공격을 감행했지만 이스라엘의 피해는 그야말로 경미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확전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것은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타전 뒤에는 복잡한 외교전이 오고가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이란이 전날 밤 11시(한국시간 14일 오전 5시)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무인기) 185기, 지대지 미사일 110기, 순항 미사일 36기 등 300기 이상의 공중무기를 동원해 공습을 전격 감행했다”면서 “대부분은 이란에서 발사됐고 일부는 이라크와 예멘에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현지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란의 전면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군과 미군, 아울러 영국군·요르단군이 이를 대부분 요격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이 99% 요격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이는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지 12일만으로, 이번 주말 심야 공습은 이란의 첫 전면적인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라고 짚었다.


이번 이란의 공격과 관련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소수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타격, 소녀 1명이 다치고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군기지에 가벼운 손상을 입혔다”며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이 격추됐고, 탄도미사일 수십발은 국경을 넘어오기 전에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두 명의 미국 고위 당국자도 NYT에 “공격 규모에 비해 이스라엘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말했으며,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 전문가 다나 스트로울도 “이란의 목표가 이스라엘을 처벌하고 고립시키는 것이었다면 그것은(공격은) 목표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 폐쇄됐던 이스라엘 영공이 7시간 만에 다시 열렸다. 로이터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항공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영공을 다시 열었다”면서도 “다만 공습에 따른 조치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발 항공편 일정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비행 시간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스라엘이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이란, 대대적 공습했음에도 확전 원하지 않는다?]


이란은 이번 공습 작전에 ‘진실의 약속(True Promise)’이란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이란의 지원을 받아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을 무장 드론과 로켓으로 공격했다.


이러한 이란의 공격에 대해 미국 NBC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개시한 공격은 이스라엘의 정부 시설을 공격하고, 민간이나 종교 시설은 표적으로 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군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러한 이란의 공격은 애초에 큰소리쳤던 엄포와는 상당히 상황이 다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이 이날 “우리 용감한 사내들은 필요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피해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어 “(보복의) 시점과 형태, 작전 계획은 우리 측에 의해 결정될 것이며, 이스라엘이 자신들이 한 일을 후회하게 만드는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바게리 참모총장은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폭격에 미국도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역시 이와 관련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르스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란 당국의 위협과는 달리 실제 공격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미국의 정보당국은 특히 이렇게 상황이 흘러갈 것이라고 사전에 예측하고 있었다. NYT는 12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 내에 있는 다수 표적을 공격할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미국과 미군을 향한 공격은 하지 않을 것으로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이 예측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이란,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은 미국과 직접적인 충돌이 유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겨냥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란 당국의 태도는 그동안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방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1월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사망하고 미국이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한 이후 이란은 미국의 더 강력한 대응을 우려해 대리 세력에 미군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것을 직접 요청한 바 있다. 이후 친이란 무장세력의 미군 공격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렇게 이란과 미국은 서로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도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이란 혁명수비대 전략 담당 당국자는 이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커지는 불화를 이용하기를 원하지, 이란에 대한 적대감으로 그들을 단합시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이 이란의 이스라엘 전면공격에 대해 이틀전에 미리 예고를 했을 때도 “이란은 중동 상황을 극한으로 치닫지 않을 수준에서만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을 할 것이라는 점을 미국 당국에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이 같은 메시지를 이달 7일 오만을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을 통해 전달했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 사이 소통 통로 역할을 해왔다.


소식통들은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이 오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자지구 영구 휴전을 포함한 요구 사항이 충족되면 긴장 완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란은 또 약 2년간 교착상태였던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협상 재개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특히 이스라엘을 통제된 방식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요구했으며,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미국은 오만을 통해 전달한 응답에서 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그간 이란은 영사관 공격 보복 대응이 통제되고 비확장적일 것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으며, 지역 대리 세력을 이용해 이스라엘에 대한 여러 공격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은 미국이 관여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란의 보복 공격이 미국을 향해 비확장적일 것”이라면서 “이란이 대리 무장세력에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하도록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결국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이란이 미국측에 던지는 외교적 메시지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방식과 관련해 이란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이란이 그렇게 보복 공격을 하더라도 이스라엘이 재반격을 하지 않을 수준 정도로만 감행할 것이고 결코 미국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군사적 긴장 고조를 피하는 방식으로 보복 수위를 조절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다시말해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을 단행했다는 체면치레는 하면서도 더 이상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 공격을 이번에 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대해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로이터에 “(이란이) 체면을 살리는 방식으로 보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란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미국. 이스라엘에 “이란 향한 보복공격 하지 말라” 당부]


상황이 이렇기 떄문에 미국은 즉각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공격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한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의 공습과 관련해 미국은 이스라엘을 위해 어떤 공격에도 방어는 함께 하겠지만 공격에는 결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한 보복 공격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악시오스도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에 대한 어떠한 반격에도 반대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을 가할 시 중동 지역 내 확전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대해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란의 체면은 세워주고 더 이상 확전은 막고...]


결국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 공격은 그동안 치열하게 전개된 외교적 교섭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자국의 영사관이 폭격을 당한 것에 대한 이란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도록 체면은 충분히 살려 주되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 자체를 민간인 지역이 아닌 군과 정부 시설망 대상으로 삼았지만, 그마저도 사실상 전혀 피해를 끼치지 않은 수준에서 마무리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측 세력들과 이러한 외교를 비밀리에 진행해 왔으며 동시에 이란의 공격도 미리 캐치해 방어할 준비를 철저하게 해 왔다. 그래서 미국의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공격 직전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을 어떻게 방어할지 긴밀히 조율해왔다”면서 “우리는 준비됐다. 이스라엘도 준비됐다”고 말했던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스라엘의 대응이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재반격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보복을 감행할 것이냐의 문제다. 일단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뜻을 충분히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경우 사전에 미국에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이스라엘의 과잉대응으로 인해 중동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는 것을 우려해 이런 사태를 자제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앞으로 주목할 점은 이스라엘의 태도다. 미국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스라엘이 확전의 분위기로 몰고간다면, 이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력과 체면에도 손상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사태 전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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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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