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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日-필리핀 군사연대, 중국이 가장 우려하던 일 터졌다! - 美-日-필, “남중국해에서 中 오만, 용납하지 않겠다!” - 3국 정상의 공동 인식, “대만의 평화가 국가안보에 필수적” - 중국에 대항해 ’격자동맹‘ 구축하는 미국
  • 기사등록 2024-04-10 03: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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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필, “남중국해에서 中 오만, 용납하지 않겠다!”]


중국이 결국 가장 우려했던 일을 자초하고야 말았다. 중국의 동쪽을 둘러싸고 있는 일본과 필리핀, 그리고 이 두 국가를 호위하는 미국이 삼각연대를 이뤄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광기어린 행동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어서다.



CNN은 8일(현지시간)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필리핀의 정상들이 백악관에 모여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도발적 행동을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논의하면서 3국의 관계를 응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도쿄 템플대학교의 정치학 부교수인 제임스 D.J. 브라운은 “중국의 위협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세 사람을 한군데로 모이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美-日-필리핀 3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되는 핵심 주제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적 행동의 제어이기는 하지만 이와 함께 대만 문제도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만은 중국 공산당이 한 번도 지배해 본적이 없지만 중국은 자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의 불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들어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 통일 의지를 갈수록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 이미 대만관계법에 의해 미국은 대만의 방어를 위해 무기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유사시에 미군을 파견해 대만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 미국과 필리핀은 각각 방위조약 동맹국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미국은 일본에 영구 기지를 보유하고 있고 필리핀에 기지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美-日-필리핀 3국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것은 중국의 동쪽인 대만과 남중국해, 그리고 동중국해와 이어진 일본의 센카쿠 열도 등 3군데의 핫스팟에 대해 어떻게 중국에 대응할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3국회담에 대만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필리핀과 일본 모두 대만과 수백km도 채 안되는 거리에 떨어져 있어서 분쟁이 발생하면 곧바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필리핀 딜리만대학교의 미카 제이엘 페레즈 조교수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면 먼저 필리핀을 처리하거나 일본 기지를 처리해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시말해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면 주일미군의 기지가 있는 일본의 오키나와를 비롯해 중국을 향한 군사기지가 즐비하게 있는 난세이제도를 먼저 공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필리핀의 미군 군사기지에 대한 공격도 당연히 우선적으로 감행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만에 대한 공격을 마음놓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중국의 공격에 한국의 평택 및 군산 공항 등도 포함될 것이다.


[3국 정상의 공동 인식, “대만의 평화가 국가안보에 필수적”]


이런 관점에서 일본의 기시다 총리나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 모두 대만의 평화가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르코스 대통령은 최근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대만에서 국제적 분쟁이 발생한다면 필리핀은 어쩔 수 없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중국이 만약 대만을 침공한다고 할 때 군사적 위협은 당연하지만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자국 에너지 수요의 90%가 대만 주변 해상을 통해 수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의 평화가 곧 일본 경제를 안정시키는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한국도 마찬가지다. 대만에서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순간부터 한국의 무역통로는 전면 봉쇄되면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더불어 만약 중국이 대만을 점령이라도 한다면 그때부터는 남중국해 통과도 과거와 같이 자유롭지 않게 될 것이며, 이는 중국을 향해 굴종적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그 파급효과는 심각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만의 평화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게도 매우 긴요하다. 이러한 국제정세의 역학관계를 모르기 때문에 대만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과 한국간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는 무식한 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美-日-필리핀 3국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평화롭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 논의 주제로 등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대학교의 리카르도 호세 교수는 “일본과 세계의 다른 지역은 실제로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해상 교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남중국해 항로를 보호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필리핀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이 역사적인 만남은 3국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전 세계에 보여줄 매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항해 ’격자동맹‘ 구축하는 미국]


지금 미국은 남중국해 등지에서 주변국들을 압박하고 점점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중국의 행위에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일 열리는 美-日-필리핀 3국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강압 행위 고조에 맞서 3국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해군 순찰을 실시하는 계획 등 일련의 합의 사항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행위에 대해 직접 경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 두 명은 FT에 “바이든 대통령이 3국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중국과 필리핀이 최근 마찰을 빚은 곳이다. 최근 이곳에서 미국과 필리핀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7일에는 미국·일본·호주·필리핀이 남중국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해·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최근 이 일대 해상에서는 필리핀과 중국 함정이 부딪치고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양국 간 직접 충돌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 미국 당국자는 FT에 “중국은 상황의 악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일련의 대화를 통해 (필리핀과의) 상호방위조약이 필리핀 선원과 선박뿐 아니라 시에라 마드레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려 해왔다”고 말했다. 시에라 마드레는 제2차 세계대전 때 건조된 미군 상륙함으로, 후에 필리핀 해군에 넘겨졌다. 1999년 암초에 좌초했는데, 필리핀 정부는 이 군함을 영유권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FT는 이어 “중국이 (현재 펼치고 있는) 전술을 다시 점검하지 않으면 모종의 심각한 후폭풍 위험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T는 이밖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은퇴한 관리들을 통해서도 중국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비슷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마셜펀드'(GMF)의 보니 글레이저 전무이사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직접적인 군사 대결의 가장 큰 위험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있다”며 “중국이 필리핀 선박이나 해군을 직접 공격한다면 미국은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남중국해 일대에서의 중국의 강압적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구상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격자형 안보 구조‘다. 이와 관련해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중국이 ’경제적 강압‘으로 한일 등 미국의 동맹국들을 고립시키려 시도해왔다”고 지적하면서 “미일정상회담과 미·일·필리핀 3자 정상회담이 중국의 '강압'에 맞선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방식에서 중대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이어 “우리가 다년간에 걸쳐 구축한 '거점 중심'(Hub and Spoke)구조는 현 시점에 적합하지 않다”며 “중대한 전환의 시기를 맞아 ’격자형(lattice-like)‘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부 거점 동맹국을 중심으로 하는 이전 대응 방식에서 탈피해 동맹·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소다자 협력체를 통해 대(對)중국 견제와 압박의 촘촘한 망을 짜 나간다는 구상으로 기시다 일본 총리 방미 외교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기시다 총리 방미 계기에 오는 11일 미국-일본-필리핀 3자간의 첫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한미일 3국 협력에 이어 '격자형 안보'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소다자 협의체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 이매뉴얼 대사의 설명이다. 이매뉴얼 대사는 또 “우리는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을 분리할 수 없다”며 “단일한 전략적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호(protection)의 동맹'에서 '투사(projection·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투사한다는 의미)의 동맹'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


미국·일본·필리핀이 오는 11일 3국 정상회담을 열고 남중국해 대중(對中) 공조 강화 등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은 3국의 만남이 '배타적인 진영 대립'을 조장하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남중국해서 해공군 돌격훈련을 펼치면서 美-日-필리핀-호주의 4국 합동군사훈련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특히 톈쥔리 중국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9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7∼8일 남부전구는 해·공군 병력을 조직해 남해(남중국해) 해역에서 전투기 순찰·경계와 해·공군 연합 돌격(突擊), 함정 편대의 전투 대비 태세 순항 등 훈련 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서 '돌격' 등 적을 공격한다는 의미의 표현을 직접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중국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美-日에 더해 인도까지 필리핀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에게는 엄청난 위협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동서 양쪽에서 협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미국이 인도양과 태평양을 분리할 수 없는 공동의 군사대응 영역이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더욱 신경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중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격자형 군사대응 방식이 적용된다면 중국의 오만하고도 방자한 도발적 행동은 상당히 제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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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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