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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보복 원하는 이란, 선택할 카드가 없다! - 보복 다짐하는 이란, 이스라엘에 ‘매 맞게 될 것’ -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우선 미국이 걸린다! - 이란이 오히려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 기사등록 2024-04-05 05: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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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다짐하는 이란, 이스라엘에 ‘매 맞게 될 것’]


숙적 이스라엘과 이란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이란 최고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을 경고하고 있지만 이란이 이렇게 응징에 나서기까지는 많은 제한점들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P 통신은 4일(현지시간) “이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이 파괴되고 이란 정예 장군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한 후 반격하겠다는 약속을 재차 밝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전날 테헤란에서 한 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패배가 이어질 것이며 이 정권은 쇠퇴와 해체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매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응징을 예고했다.


하메네이는 이어 “그들이 시리아에서 저지른 것처럼 처절한 노력을 해도 패배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당연히 그들은 그러한 행동으로 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1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이 이스라엘 전투기의 폭격을 받아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를 포함해 13명이 숨지면서 중동에서 가자지구 전쟁의 불씨가 번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란은 이렇게 영사관 폭격에 즉각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의지를 강력하게 공언하면서 응징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의 대폭발은 '쿠드스의 날'이자 이번 폭격 사망자 장례식이 열리는 5일 거리 행사에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하메네이는 “예년같으면 쿠드스의 날은 이슬람 국가들에서만 기념했겠지만 올해는 비이슬람 국가에서도 기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슬림 세계가 이스라엘 몰락을 축하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지난 3일 “영사관 폭격에 대해 대답 없이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보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실제로 이란 외교부는 자국 영토로 간주되는 외교적 공관에 이스라엘에 의해 타격이 가해졌고, 이번 공습으로 무슬림 성월인 라마단 금식을 해제할 준비를 하던 외교적 면책 특권을 지닌 이란의 군사 고문 다수가 사망했기 때문에 국제법을 위반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점에서 보복을 다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CNN도 이번 폭격으로 사망한 자헤디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미군 폭격으로 이란의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망한 이후 가장 거물급 인사라면서 이런 까닭에 이란이 이스라엘, 미국과의 전쟁으로 들어서길 꺼림에도 불구하고,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현역 시절 중동에서 활동한 랠프 고프 전 미 중앙정보부(CIA)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의 이번 폭격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부주의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번 일로 이란과 대리 세력의 도발이 고조될 것이며, 중동 주둔 미군이 이란의 대리 세력이 감행하는 보복 공격의 목표물이 되며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이란 영사관 폭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중동 전역에서 이스라엘의 '적대세력'에 맞서 같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이란의 위협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폭격을 당한 건물이 외교 시설이 아닌 중동의 친이란 무장조직을 관할하는 지휘통제소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우선 미국이 걸린다!]


현재로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란의 대응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그 방향이 어느 쪽일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렇게 이란의 대응 수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미국과 관련된 부분이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이후 미국은 이번 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칠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이번 폭격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외교 통로로 이란에 전달했다. 이유는 확전의 불씨를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차원에서 이란의 대응 방법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란내 여론이야 이스라엘과 한 통속이라 믿는 미국도 이번 기회에 동시에 보복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당연히 생각하겠지만 미군을 직접 타격할 경우 이란이 과연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동안 여러차례 미군에 대한 타격을 통해 이스라엘을 제어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이란 내에서 일었지만 그럼에도 미군을 향해서는 공격의 칼날을 행하지 않아 왔었다.


이란이 이렇게 미군을 직접 공격하지 못하는 것은 지난 1월말 요르단에 주둔중인 미군기지가 친이란민병대에 의해 공격당하면서 미국이 발끈했고 미군은 즉각 대대적인 보복을 단행했던 기억이 있어서다.


미국은 이와 동시에 이란에 “이란이 직접 개입한다면 대대적인 보복을 감행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이란은 휘하의 모든 군부대들에게 미군에 대한 공격을 하지말라고 지시를 했고 이로써 이 사건은 일단락된 바 있다.


미국은 이후에도 다양한 핫라인을 통해 이란이 미군을 직접 공격해 온다면 미국은 화력을 총동원해 신속하고 강력하게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해 오고 있다. 또한 이란에게 친이란 대리세력들이 미군을 공격하는 것도 제어해야 한다고 비밀회담을 통해 통지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이란은 가능하다면 미군을 이란과 이스라엘 대결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다면 이 역시 어쩔 수 없이 미군을 전쟁에 끌어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란은 고심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이 선택할 군사적 옵션, 별로 많지 않다!]


그뿐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 이란이 직접 나서서 이스라엘과 정면 대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카드다. 어쩌면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 건물을 폭격한 것은 이로인해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이란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러한 공격을 단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CNN은 중동 전문가로 미 국무부 자문을 역임한 발리 나스르의 견해를 인용해 “이제 공은 이란 쪽으로 넘어왔다”며 “이스라엘은 이란에 직접 대응하도록 자극하고 있지만, 이란은 가자전쟁으로 촉발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가 시리아와 이란으로 바뀌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아중동 국장도 “이란이 가자 전쟁으로 조성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충분히 이용하려 할 것”이라며 “이란이 직접적인 군사 공격으로 대응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흐름은 이란의 대응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란은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주재 이란 공관에 대한 폭격이 국제 규정을 위반했다”며 긴급 회의를 요청했다. 이는 한마디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직접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외교적 노력에 우선적으로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의 해석도 그러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공격에 '단호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제법에 의거할 것이라고 밝힌 이란의 안보리 서한을 입수했다”면서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직접적인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차원에서 CNN은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과 관련된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CNN은 그러면서 이란이 지금 행할 수 있는 옵션은 3가지라고 봤다.


(1) 미국의 이익을 직접 공격 목표로 삼는 방법


이미 이란의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이번 공격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기지 등을 향해 이란의 대리세력들이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카드를 이란이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미국이 이번 이스라엘 공격과 무관하다고 밝혔고 만약 그러한 공격이 감행된다면 이로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대리세력을 통한 이스라엘 공격


두번째는 헤즈볼라 등의 이란 대리세력들을 총동원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이란에 의한 그림자 전쟁 강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또한 만만치 않다. 이스라엘은 이미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심지어 국경마을도 비워놓고 있다. 양측은 국경 양쪽에서 몇 킬로미터에 국한된 교전을 벌여 왔으며, 지난 달 이스라엘은 레바논 깊숙이 100킬로미터까지 공격한 바 있다.


물론 헤즈볼라는 지난 1일, 이스라엘에 대해 ‘처벌과 복수’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의 파괴적인 전쟁에 돌입하려는 헤즈볼라의 의지가 그렇게 강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남 바킬 국장도 “이란이 직접 전면에 나서는 대신 다수의 카드를 동시 다발적으로 이용하려 할 것이지만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 해외의 이스라엘 이익에 대한 공격


마지막 세 번째는 해외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등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다. 실제로 지난 1992년에는 아르헨티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사건이 있었다. 또한 2012년에도 인도 등 몇 개 국가에서 이스라엘 외교관들을 대상으로한 테러가 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란내에서는 이스라엘 대사관 등에 대한 공격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테러는 이란의 지위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오히려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 이란이 선택할 카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란이 오히려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지금 무리한 공격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확대하게 되면 자칫 국제사회가 다시 이스라엘로 결집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시리아내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촉발된 중동 위가는 현재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중동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현재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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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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