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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닥치고 대만 공격’ 외치는 시진핑, 이유 알고보니... - 최측근 태자당 핵심인물도 숙청한 시진핑 -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태자당 일원이었던 류야저우 - ‘대만점령 반대’하면 무조건 숙청하는 시진핑
  • 기사등록 2024-04-01 06: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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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측근 태자당 핵심인물도 숙청한 시진핑]


중국 정세를 살피다보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중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경제를 살리는 일이 최우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은 국가안보를 더 우선순위에 둔다. 이는 공산당 일당독재를 위해서라면 경제는 희생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식적 판단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또다른 아젠다가 바로 ‘중국의 대만 침공’이다. 전후 상황을 다 따져봐도 중국이 대만과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자멸의 길이다. 그런데도 시진핑은 ‘닥치고 대만 공격’을 외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최근 대만 공격과 관련해 흥미로운 뉴스 하나가 타전됐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이 중군부의 고위급들까지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태자당 출신의 류야저우(劉亞洲·72) 전 공군 상장(대장)이 종신형에 처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태자당(太子黨)이란 혁명 원로와 고위급 자제들로 구성된 정치세력으로 시진핑 주석도 포함된 세력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류야저우가 저명한 작가이자 군사이론가이기도 하지만 군부 내에서도 영향력이 큰 인물임은 물론이고 같은 태자당으로서 시진핑의 집권을 함께 도모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최근의 군부내 반부패 숙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설 정도로 그야말로 친시진핑파였다는 점이다.


문제는 중국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태자당의 핵심부 인물이 숙청을 당했다는 것은 지금 권부 최고 지도자들내에서도 이견과 갈등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류야저우의 숙청이 그런 점에서 현재의 중국 권부 갈등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태자당 일원이었던 류야저우]


VOA는 정치학자이자 민권운동가인 왕쥔타오 박사의 말을 인용해 “류야저우가 작년 말 종신형에 처해졌다”면서 “류야저우의 친척들에 의하면 이미 사건은 종결처리됐고 평생 감옥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류야저우의 숙청과 관련해 일단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유는 “리셴녠기금회 등의 자금을 횡령하고, 다수의 정부(情婦)를 두는 등 문란한 사생활을 한 혐의”가 적용됐다. 여기서 리셴녠(李先念)은 전 국가주석으로 류야저우는 그의 사위다.


지난 2021년 말부터 소식이 끊긴 류야저우의 행방에 대해 그동안 여러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초에는 홍콩 매체에서 “군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사형집행유예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었다.


그러나 류야저우와 관련해 중국 내에서는 어떠한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다. 아마도 전 국가주석 사위의 종신형 소식이 불러올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중국인들에게도 쇼킹한 뉴스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베이징의 고위층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바로는 지난 2021년 12월 말 류야저우와 그의 다섯 번째 형인 류야우 대령(전 인민해방군 공군 우한기지 정치국장)이 체포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베이징의 고위 언론인인 가오위가 지난해 4월 18일, 뜬금없이 중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는 X(옛 트위터)에 “류야저우는 마오쩌둥을 증오했다, 그는 오만하다”는 내용의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그리고 그 후로 중국 내 모든 온라인 출판물에서 류야저우의 글들은 모두 삭제되었다. 이와 함께 최근들어 전국인민대표회의 이후 내부적으로 류야저우가 숙청당했다는 소문이 일부 돌기도 했다.


[‘대만점령 반대’하면 무조건 숙청하는 시진핑]


그렇다면 류야저우가 최측근임에도 숙청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현재까지 종합된 정보로는 류야저우가 시진핑 집권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대만 점령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론이다.


그는 2004년에 ‘진먼(金門)전투검토’라는 논문을 썼는데, 여기서 대만 침공 불가론을 제기한 바 있다. 여기서 진먼전투란 지난 1949년 10월, 국공내전 막바지에 있었던 전투로 중공군 3개 연대 9000명의 병력이 국민당 군이 주둔 중인 푸젠성 앞바다 진먼도에 상륙작전을 감행했다가 전멸한 전투를 말한다.


이에 대해 류야저우는 상륙작전 경험이 없는 중공군이 상대를 경시하고 무리하게 작전을 감행했다가 치명적 패배를 당했다는 걸 구체적인 사실을 근거로 논증했다.


류야저우는 이어 “군 내에서는 아침에 공격을 시작하면 저녁이면 대만을 점령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허황된 소리”라면서 “대만은 진먼보다 훨씬 큰 섬으로 공략하기가 1만배나 더 어렵다”고 썼다. 류야저우는 또한 “대만은 대만의 군인들뿐만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 대만을 지키고 있다”면서 “하늘에는 위성이, 땅에서는 레이더가 중국군을 감시하는데 속전속결이 가능한가”하고 반문했다.


류야저우는 그러면서 “상륙 가능한 해안선이 많지 않고, 해안선을 따라 요새화된 진지가 즐비한 대만을 공격하려면 중국군의 역량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야저우의 이 글은 어느 모로 보나 중국의 대만 침공이 갖는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또 제대로 지적하고 있다. 모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글들은 시진핑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민해방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반역주의적 글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류야저우가 시진핑의 뒷목을 잡게한 글은 또 있다. 류야저우는 지난 2016년 4월에 계간지 당대중국평론에 '인민은 더 이상 위대한 수령이 필요하지 않다'는 글을 게재했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1인 지배체제를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다.


류야저우는 이 글에서 “한국과 북한을 보면 위대한 수령이 이끈 결과가 어떤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면서 “수령이 위대할수록 인민은 미미한 존재가 되고, 법치가 무너지며, 수령이 나라를 구하는 스타가 아니라 재난의 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그 글을 쓴 시점이 바로 시 주석에게 ‘핵심’ 칭호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장기집권론이 거론되던 때였다. 그렇기에 류야저우의 ‘1인 지배체제 청산론’은 시진핑 입장에서 봤을 떄는 반역적 주장이라 봤을 터였다.


그래서 결국 시진핑이 그동안 동지로서 운명을 같이 해왔던 측근들에게까지도 칼을 들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시 주석 집권 초기에는 궈보슝, 쉬차이허우 군사위 부주석 등 장쩌민 전 주석의 심복 같은 군부 실세들이 대상이 됐고, 이후에는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승진한 인사들이 숙청을 당했다.


그런데 류야저우를 중심으로 1인 집권 체제에 대한 비판 기류가 형성되자 이번에는 같은 태자당 출신 군부 인사에도 숙청의 칼날을 들이댄 것으로 보인다.


VOA에 의하면 “이렇게 류야저우가 결국 숙청을 당하고 다시는 자유의 몸이 될 수 없도록 조치한 것은 당 중앙을 비방하지 말아야 하는 환경 속에서 대만을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꺼내든 것이 시진핑을 화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VOA는 이어 “류야저우는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마오쩌둥이 했던 것처럼 대단한 결단이 필요한데 현재의 지도자(시진핑)로서는 역부족”이라는 말도 했는데, 아마도 마오쩌둥은 당시 장개석 총통이 대만으로 패퇴하자 끝까지 공격을 하지 않고 과감하게 포기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대만을 장개석 파에게 넘겨줌으로써 마오의 군대가 피해를 덜 볼 수 있었다는 분석인 것이다.


VOA는 그러면서 류야저우와 가까운 피주해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은 권력 중독자이며, 매우 경계심이 많고, 최고 권력 지위를 위협하거나 도전할 수 있는 가능한, 실제적인 또는 가상의 위험에 대해서는 아무런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홍얼다이(紅二代; 혁명 원로의 자식세대)들이 과거의 위치만 생각해서 이미 황제가 되어버린 시진핑을 군주와 신하처럼 대하지 않음으로써 불운을 겪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쩌면 시진핑도 같은 홍얼다이로 권력을 당연히 함께 공유할 인물로 봤지만, 시진핑은 권력에 대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독점적이어서 그의 노선이나 개인을 비판하는 어느 누구도 용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류야저우도 상당히 순진하다보니 결국 더 이상 세상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다시금 대만 전쟁 대비하는 미국과 일본]


이렇게 중국의 대만 침공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오로지 시진핑의 고집만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진핑이 중국내 경제 위기나 내부 소요 등으로 정세가 복잡해지면 이를 돌파할 방법으로 대만 침공이라는 카드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시진핑이 인민해방군의 남부와 동부군관구를 자주 시찰하는 이유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바로 대만과의 전쟁을 치르는 관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진핑은 지난해 11월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을 침공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아마도 상식적으로는 시진핑의 말이 100% 옳다. 당연히 그래야만 중국이 살아날 수 있어서다.


시진핑은 그럼에도 “언젠가는 대만과 반드시 통일을 이룰 것”이라며 “다만 시기만 결정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것이 문제다. 그 말은 대만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미국에 대한 립서비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미국은 대만에 대한 시진핑의 야욕을 계속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지난 3월 30일, “오는 4월 10일 열릴 예정인 미일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견제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차 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대만 유사시를 대비해 일본 자위대와 미군 간 지휘 통제를 연계한다는 방침에도 합의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일 당국은 지휘통제 방식도 논의하면서 중국의 도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식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일미군사령부를 전면 개편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만큼 중국의 대만 침공이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는 핵심적인 아젠다로 부상하고 있고, 이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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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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