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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자금난으로 좌초된 일대일로, 시진핑 꿈도 사라졌다! - 경기 침체 中, '동남아 일대일로 사업' 자금난으로 중단 - 무리한 욕심이 오히려 중국 경제 발목 잡았다! - 일대일로 사업, 전면적인 재조정에 들어간 중국
  • 기사등록 2024-03-29 11: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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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中, '동남아 일대일로 사업' 자금난으로 중단]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대 역점사업인 일대일로가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사실상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당장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감당할 수가 없어지면서 자금 지원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 연구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동남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 520억달러(약 70조3천억원) 규모의 자금난에 직면했다”면서 “중국은 동남아시아에 24개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가운데 이를 위해 770억달러(약 104조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520억달러가 부족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24개 프로젝트의 평균 진척도는 33% 수준이고, 자금난으로 일부는 취소됐거나 일부는 규모가 매우 축소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로위 연구소 측은 “중국이 210억달러(약 28조4천억원) 규모의 5개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50억달러(약 6조7천600억원) 규모의 3개 프로젝트는 진행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로위 연구소는 “특히 중국이 동남아시아에 지원한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자금이 수혜국의 정치적 불안정,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부족, 화석 연료로 구동되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선호도 감소로 인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이 원래 약속했던 것과 실제로 이행한 것 사이에 차이가 많이 나면서,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 사업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인해 향후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일부 대형 프로젝트가 재정적 문제에 부딪혀 국제적인 관심을 끌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자 더 효율적이고 덜 위험한 소규모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에 대해 많은 해외 분석가들은 일대일로 사업의 이러한 변화를 중국의 경제 상황 악화와 차입국의 부채 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로위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동부 해안 철도 링크 프로젝트, 태국-중국 고속철도, 필리핀의 PNR 비콜 노선과 민다나오 철도, 미얀마 카우크퓨 경제특구의 심해 항구 등이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와 캄보디아의 프놈펜 공항은 현지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중국의 인프라 프로젝트 추진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베트남의 빈탄 3 및 남딘 1 석탄 화력 발전소 관련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청정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사실상 프로젝트 자체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의 중요한 순간인 2021년에 해외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자금 조달과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는데, 이러한 시 주석의 발언이 오히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로위 보고서는 그러면서 이렇게 문제점이 드러났거나 취소된 프로젝트들을 제외한다해도 총 620억 달러(83조 731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데 중국 당국이 과연 이러한 자금 투입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무리한 욕심이 오히려 중국 경제 발목 잡았다!]


사실 일대일로 사업은 2014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한 것으로, 중동·유럽·동남아·아프리카 등을 육상·해상으로 연결한 중국 중심의 경제권 구상이다.


이미 일대일로 구상에서도 드러난 바 있지만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세계 패권을 장악하는 통로로서 일대일로를 구상한 것이며, 바로 이 일대일로를 범 세계적으로 확대하여 미국 중심의 무역체제와 경제구조를 중국 중심으로 뒤바꾸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일대일로를 추진해 가면서 상대국을 배려하지 않는 중국만의 정치적 판단이 강해지면서 오히려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일대일로 상대국의 정치나 외교, 경제권에 대해 중국이 직접 관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통로로서 일대일로를 사용한 것이 오히려 일대일로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었다.


실제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4월 16일, “일대일로로 인해 많은 개발도상국이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국제사회가 이를 ‘부채의 덫(Debt Trap)’이라 비판하자 중국 정부가 빚 회수에 소극적으로 임한 탓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악성대출 급증은 중국 은행의 재정 악화 등 중국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중국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의 ‘2022 일대일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2022년까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투입한 금액은 총 9620억 달러(약 1299조 원)다. 물론 무상대여나 저리의 국가개발지원사업도 아니다. 중국은 일대일로 과정에서 개발도상국에 고금리의 대규모 융자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인프라를 짓고 자본을 투자했다.


문제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명분으로 세계 각국에 무려 1조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사업 부실로 투자금 회수마저 어려워지면서 해당국가는 물론이고 중국마저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약 150개국 중 117개 나라가 일대일로 사업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중국이 일대일로를 명분으로 자금을 지원한 상당수의 국가들이 불어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보니 중국까지 덩달아 자금 경색의 위기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일대일로 사업에 더 이상 투자할 자금도 말라버렸고, 여기에 중국내 경제 상황까지 악화되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다.


그렇다고 시진핑의 최대 역점사업인 일대일로를 전면 중단할 수 없으니 대형 프로젝트들은 일단 중단하고, 동남아 일대일로 사업 상대국의 부채 상황 등을 고려해 더 효율적이고 덜 위험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우선순위에 두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대일로 사업, 전면적인 재조정에 들어간 중국]


사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엄청난 벽을 만나면서 좌초 내지는 대수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 2022년부터 거론되어 왔었다. 우리 신문도 지난해 4월, 이러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일대일로가 날이 가면 갈수록 중국에게는 덫이 될 수 있다고 예견한 바 있다.


문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하는 중국이 치밀한 계획이나 이를 관장하는 전문가도 없이 대외적 홍보성 프로젝트에 더 치중하면서 자멸의 길을 걸어 왔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돈을 빌려주는 중국은 해당국에 수익 전망이 거의 없는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사례가 허다했고, 여기에 전세계 경기 침체와 고물가, 금리상승 등으로 중국에 빚을 진 나라들이 갚지 못해 수백억달러의 차관이 상환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수많은 개발 계획이 중단될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결국 중국 돈을 받은 국가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중국 역시 대출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다보니 중국은 문제가 있는 사업의 대출금을 회수하지도 못한 채 구제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새 대출을 제공하기까지 하면서 중국의 금고는 바닥을 드러내게 되었고, 이로인해 중국조차도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 것이다.


중국이 거액을 빌려준 파키스탄, 탄자니아, 앙골라와 같은 국가들은 디폴트 선언을 한 잠비아와 비슷한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제때 돈을 갚지 못하거나 인프라 프로젝트를 연기하면, 주요 자금 공급원인 중국개발은행, 중국진출구은행 등 국영기업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가 이미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중국의 가계, 정부, 비금융사 부채가 급증하면서 중국이 외부보다 내부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고, 또 그렇게 하다보면 일대일로에 대한 지속적 투자도 불가능해지면서 더욱 더 수렁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세바스찬 혼, 카르멘 라인하트 등 저명 경제학자들의 국가 부채 관련 연구 결과 2010년 5%에 불과했던 중국의 해외 부실 대출액 비율은 현재 60%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러자 중국도 어쩔 수 없이 일대일로 사업 투자금을 줄이고 전반적인 재조정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지금은 아예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된 예산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일대일로 사업 관련 예산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를 대놓고 말할 수도 없다. 왜?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최대 치적이라고 말해 왔고, 지금도 시진핑의 중요한 정책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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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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