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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번엔 푸틴 암살 예고한 IS, 긴장 속의 모스크바 - IS “우리 실력 보여줬다. 머리 조심해”, 푸틴 암살 예고 - 테러 조직원들에 대한 고문에 분노하는 IS - IS에 당했다는 사실을 애써 덮으려는 러시아
  • 기사등록 2024-03-28 0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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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우리 실력 보여줬다. 머리 조심해”, 푸틴 암살 예고]


14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바의 콘서트장 테러 사건이 일어난 후 그 배후를 자처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번에는 푸틴의 암살을 예고하고 나서 모스크바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6일(현지시간) “IS가 모스크바의 콘서트장 테러에 대한 책임을 주장한지 며칠만에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을 암살하겠다는 예고가 담긴 포스터를 SNS를 통해 유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안톤 게라셴코(Anton Gerashchenko) 우크라이나 내무부장관 보좌관이 X(옛 트위터)에 공유한 포스터를 보면 검은색 복면을 착용한 IS 대원이 칼을 든 채 푸틴을 암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특히 이 포스터는 러시아내의 텔레그램 채널들을 통해 널리 확산되면서 러시아 내부의 불안감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테러 조직원들에 대한 고문에 분노하는 IS]


IS가 이렇게 대놓고 푸틴을 저격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아마도 자신들이 이미 배후라고 밝혔음에도 테러를 행한 이들에 대해 잔혹한 고문을 가하고 이를 공개한 것에 대한 분노의 표시가 아닌가 해석된다.


뉴스위크도 이에 대해 “테러 혐의를 받고 있는 타지키스탄 출신의 용의자 4명이 모두 유죄를 인정했음에도 구타와 심각한 신체 훼손에 해당하는 고문을 당했으며, 이를 보란 듯이 언론에 공개했다는 점에 대해 IS가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IS는 공개된 포스터에서 조직원들에 대한 고문과 심문에 항의하기 위해 무장 세력들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테러 공격을 수행할 것이라고 위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IS가 공개한 러시아어 버전의 포스터를 보면 복면을 쓴 남성이 칼을 들고 있는 이미지 앞에 “푸틴을 포함한 모든 잔인한 러시아인에 대한 위협”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인질로 잡힌 우리 형제들에게 복수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한 “22일의 공격으로 우리는 알라의 허락을 받으면 이슬람 국가의 무자헤딘이 당신의 야만성을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적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슈퍼노바 플러스’는 이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조직원들에 대한 고문과 심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슬람 단체가 러시아 내에서 또 다른 테러 공격을 조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IS가 콘서트장 내부에서 군중에게 총격을 가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직접 공개한 이후 나온 것으로, BBC 등 언론 매체는 이를 진짜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이를 애써 묵살하려 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즉답을 회피했다.


이와 함께 IS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음에도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다거나 미국과 영국 등이 이번 테러와 연관되어 있다는 등 자신들을 배제시키려 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이러한 푸틴 암살 경고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은 그동안 테러가 일어났을 때 자신들이 그 배후로 지칭되는 것을 영광스럽게 여겨왔었다.


[IS에 당했다는 사실을 애써 덮으려는 러시아]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 당국이 테러 사건 이후 그 배후에 IS가 있다는 것을 애써 숨기려 한다는 점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책임자인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의 배후에 미국, 영국,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본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중동에서 무장세력들을 훈련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테러를 준비했다”면서도 “서방 정보기관이 도움을 줬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여기에 직접 관여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푸틴 대통령도 “급진 이슬람주의자의 손에 의해 이 범죄가 저질러졌다”면서도 “이제는 누가 그것을 명령했는지를 알고 싶다”며 우크라이나 연계 가능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크렘린궁 내부에서도 이번 테러 사건과 우크라이나, 그리고 서방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내부에서 이번 사건을 대처하는 방식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푸틴 등이 이번 테러 사건 배후에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이 있다고 확신을 갖고 주장하고 있지만, 푸틴 측근들 가운데서는 그러한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서 “푸틴도 측근들 일부가 이번 테러와 우크라이나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을 했음에도, 러시아인들을 단합시키고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테러의 배후로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푸틴의 핵심 측근들은 아예 IS에 대한 책임은 전혀 거론하지 않고 무조건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6일 기자들에게 ‘이슬람국가(IS)가 책임이 있느냐, 우크라이나가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우크라이나이다”라고 말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도 26일 성명을 통해 “테러리스트들과 그 배후인 우크라이나, 워싱턴, 브뤼셀 등 유혈 정권은 그러한 테러 공격을 통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FSB 및 러시아 정보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도 보안국은 이번 테러 배후가 IS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푸틴의 발언 이후 입을 다물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이번 테러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합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IS에 의해 공격 당했다는 것에 자존심 상한 푸틴]


그렇다면 푸틴은 왜 이렇게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테러의 배후를 IS가 아닌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으로 몰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함에도 크렘린은 이를 묵살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을 지목하는 것은 IS같은 존재적 무게감도 없는 단체에 모스크바가 치명적인 공격을 당했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과 동시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인들을 규합시키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테러 공격이 있은 지 9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우크라 정권에 의한 테러”라고 규정지었다. 물론 아무런 증거도 없었음에도 일단 그렇게 말부터 하고 본 것이다.


심지어 러시아의 NTV 등은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테러 배후에 마치 우크라이나가 있는 듯한 내용을 뉴스로 보도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다닐로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오늘 모스크바는 어땠나요? 아주 재미있었을 겁니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나오는데 BBC의 딥페이크 전문가는 다닐로프의 동영상이 테러 사건 이후에 촬영된 것도 아니고 훨씬 전에 있었던 일인데 이를 교묘하게 이번 사건과 엮어 마치 테러에 대해 그렇게 말한 것으로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곳곳에서 테러 후유증, 혼란에 빠진 러시아]


눈여겨볼 것은 이번 테러 사건 이후 그 배후에 이슬람세력이 있다는 사실이 러시아 내부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혼란도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러시아에서는 곳곳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허위 신고가 늘고, 반이민 정서가 고개를 드는 등 '테러 후유증'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푸틴이 이번 테러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함으로써 전쟁을 더욱 확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그렇게 되면 추가 징병 등이 벌어질 수도 있어 이러한 사태를 러시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또 하나의 우려는 테러 용의자로 구금된 이들이 중앙아시아 국가 타지키스탄 국적자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러시아 내 '반이민 정서'가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테러로 인해 러시아 무슬림 소수민족이 탄압받을 위험이 커졌다”며 우려했다. 더불어 오랜 동맹 관계인 타지키스탄과의 관계에도 균일이 일 것으로 보인다. 타지키스탄 정부는 이번 테러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푸틴이 배후를 철저히 색출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곳곳에서는 쇼핑몰 등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사람들이 대피하는 등 '테러 후유증'이 잇따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북동부 고로드 쇼핑센터에서 폭탄 설치 신고가 들어와 약 350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또한 모스크바 남동부 모자이카 쇼핑센터도 폭탄 위협을 가하는 익명의 전화가 걸려 와 모든 방문객과 직원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더불어 이날 모스크바 국립의료수술센터의 이즈마일롭스키 상담진단센터에는 폭발 장치가 설치된 배낭 4개를 여러 층에 숨겼다는 메시지가 이메일로 들어와 900여명이 대피했다.


같은 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넵스키 대로에 있는 파사지 쇼핑센터도 폭발물 위협으로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콜론타이 거리의 런던몰 쇼핑센터도 비슷한 소동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콜론타이 쇼핑센터를 협박한 혐의로 한 대학생을 붙잡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러시아 사회가 불안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IS에 의한 테러는 아직도 진행형이고, 또한 또다른 테러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미래진행형이라 할 것이다. 푸틴은 이렇게 IS와의 전쟁도 치러야 하는 양수겸장의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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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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