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영국 선거관리위원회 해킹해 정치공작까지 한 중국 - 英 왕실 비방 등 정치공작도 시행한 中 - 미 ”中, 수조원 들여 가짜뉴스 퍼뜨리고 공산당 홍보“ - 한국의 대선·총선에도 적극 뛰어든 중국
  • 기사등록 2024-03-26 04:54:17
기사수정



[수백만명 英 선관위 해킹해 사이버 공격한 中]


중국이 영국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개인정보를 해킹해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영국 국내정치 상황을 어지럽게 하기 위해 정치공작까지 나섰다는 사실이 확인돼 영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국의 공작이 영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당연히 한국도 그 범주 안에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중국이 수백만명의 영국 유권자 정보를 해킹해 이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진행되었다”면서 “당장 영국의 의회 의원들도 정치공작 대상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어 “중국은 영국의 선거관리위원회에 침입하여 약 4천만명에 해당하는 유권자 정보를 빼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국 당국이 곧 의회에 그동안 입수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英 왕실 비방 등 정치공작도 시행한 中]


이와 함께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영국 왕실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 등의 정치공작을 가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영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다양한 음모론을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중국은 특히 최근 웨일스 공주의 암 투병과 관련해 건강 등을 둘러싼 다양한 음모론과 가짜 뉴스 등을 퍼뜨려 왔다”면서 “중국은 이를 통해 영국 내의 사회적 혼란을 부추겨 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중국 등의 적대국가들은 사회불안을 조성해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시말해 가짜뉴스나 여론 조작을 통해 선거의 결과를 오도하고 왜곡하려 했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중국과 러시아 등의 적대국가들에 의한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외교적 제재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당국이 크게 분노하고 있는 것은 웨일스 공주의 암 투병 사실이 확인되면서 응급상황을 겪고 있을 때 영국 내에서 있었던 엄청난 음모론과 광란의 소셜미디어 폭풍 배후에 중국이 있었다는 점”이라면서 “이로인해 영국 왕실 전체는 물론이고 웨일스 공주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미 ”中, 수조원 들여 가짜뉴스 퍼뜨리고 공산당 홍보“]


중요한 것은 영국의 유권자 정보를 탈취해 여론조작을 나섰던 중국의 행각이 들통난 것이 이번이 처음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9월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무부 산하 가짜 뉴스 대응 조직인 국제관여센터(GE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선전과 허위 정보, 검열 등을 통해 해외 정보 조작에 수십억 달러(수조원)를 지출하며 중국 공산당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를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를 위해 해외 미디어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온라인 인플루언서를 후원하며 후원 사실을 표시하지 않은 중국 정부 콘텐츠를 배포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개 또는 비공개 수단을 써왔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과 양안관계, 인권, 둔화해가는 중국 내 경제 등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자국의 주장과 반대되는 정보를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정보 조작을 위해 외국 정치인·언론인을 포섭해 자체 정보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개발도상국의 위성 네트워크와 디지털 텔레비전 서비스에도 투자했다.


또 보고서는 소셜미디어인 위챗을 악용해 민주주의 국가에 거주하는 중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중국의 잠재적 비판자들이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을 차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 같은 시도를 억제하지 않고 놔둔다면, 중국의 직접적인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 세계 표현의 자유가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임스 루빈 GEC 특사 겸 조정관은 ”퍼즐 조각을 보고 이를 합쳐보면 세계 핵심 지역에서 정보 우위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숨 막히는 야욕을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정보 조작을 막지 못하면 민주주의의 가치가 서서히, 꾸준히 파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중국은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섬의 대규모 산불을 틈타, 중국이 ‘미군이 비밀무기를 실험하다 불을 냈다’는 음모론까지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이 음모론의 개요는 미국 정부가 날씨를 이용한 신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는 과정에 마우이섬에 불을 냈고, 이 사실을 영국의 해외정보국(MI6)이 파악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 음모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한 조작 사진까지 만들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자연재해를 음모론의 소재로 사용한 중국에 대해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지도국을 꿈꾸는 나라로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의 대선·총선에도 적극 뛰어든 중국]


중요한 것은 중국의 이러한 정치공작의 최전선에 한국이 있다는 점이다. 구독자 수십만 명의 한 중국 유튜브 채널은 최근 “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파업 전공의들에게 ‘사직할 거면 군대 가라’고 협박해 의사들이 겁에 질렸다”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게시했다.


이 채널은 이어 “한국인들이 입대를 기피하는 이유는 신병 괴롭힘 문화로 많은 신병들이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차라리 감옥 생활이 나을 정도”라고도 했다. 이 유튜브 채널은 사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한데다 한국의 병영문화까지 왜곡하면서 한국에서의 의정갈등을 증폭시키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중국의 한국 갈라치기 또는 사회혼란 조성을 위한 선전선동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이 이렇게 최근들어 한국내에서의 여론조작 및 왜곡을 강력하게 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오는 4월 10일의 총선에 영향을 미치고자 함일 것이다. 특히 중국 내 한국인과 한국 내 투표권을 지닌 중국인들을 통해 반(反)윤석열 여론을 확산시켜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일부 중국인 계정들은 친중적 국회의원 후보와 정당들을 칭찬하고 그 반대편에 선 이들에 대해서는 비난의 댓글 세례를 퍼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거친 입’으로 불리우는 환구시보는 “한국 정부는 저출산 현실을 무시한 채 무리한 의대 증원을 강행해 의사들이 대거 사표를 내는 등 포퓰리즘 폐해가 표출되고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폄훼하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내 관영언론들의 보도는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총선에 개입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중국의 댓글부대들이 한국의 언론들에 정부를 비방하고 친 중국 후보들을 응원하는 댓글을 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Why Times의 유튜브 댓글란에도 보면 맞춤법도 맞지않는 비난 글들이 여럿 보인다. 아마도 전문가·인플루언서·국제팀 등 수천 명으로 구성된 댓글 부대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월 21일에도 미국의소리(VOA)는 “한국의 총선이 코앞인데 중국의 여론조작팀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가 반미 및 반일 콘텐츠를 게시하고, 사이버 용병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한국 포털에 여론을 분열시키는 메시지를 남기는 등 중국의 사이버 위협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는 이어 “이러한 활동의 배후에 중국 당국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 바는 없지만, 한국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중국이 선거와 관련된 이슈가 자국의 이익에 해롭다고 판단할 경우 영향력 행사를 통해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댓글부대는 본격적으로 가동된 바 있다.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 연구팀은 네이버 뉴스 댓글을 빅데이터 분석 기법인 크롤링(데이터 추출)으로 확인한 결과, 중국 측의 조직적인 댓글 활동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을 다수 포착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중국 우월주의와 한국 비하, 한미·한일 관계 비판 성격의 댓글을 대량으로 쓰는 50여 개 계정을 찾아냈다. 이들은 특히 지난 2021년 9~11월에만 3만 건이 넘는 댓글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중국 측이 2021~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각종 네거티브성 댓글을 남긴 사실이 확인됐다. 반대로 민주당 후보에게는 지지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비슷한 내용을 일부 변형해 여러 관련 뉴스에 반복적으로 달았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지난 1월 말 언론 포럼에서 총선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이 사이버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국정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기업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216개의 웹사이트를 1차 38개, 2차 178개 등 총 216개 발견했다. 이러한 사례는 미국, 유럽 등에서는 보고된 바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아산정책연구원의 신소현 부연구위원은 VOA에 “중국 댓글부대들은 중국을 이롭게 하는 국회의원 후보나 정치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선거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VOA는 그러면서 “중국이 전통적인 댓글부대 운용외에도 해킹을 통한 사이버 위협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국정원이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킹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국정원은 지난 1월말에도 언론 심포지엄에서 중국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공공기관의 위성 통신망에 무단 침입해 정부 행정망을 해킹하려다 저지당했다고 밝힌 바 있어서다.


자칫 중국의 조직적 공작 때문에 대한민국의 여론이 조작되고 선거 결과도 영향을 받는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중국의 사실상 속국이 되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정말로 눈 부릅뜨고 정신차려야 할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825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