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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스파이 위성 확대에 초긴장 상태 中 "아무도 숨을 수 없다!" - 北·中 위협 대처위해 스파이 위성망 구축하는 주변국들 - 1959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스파이 위성 역사 - 발칵 뒤집힌 중국. “스타링크 위성은 스파이 도구”
  • 기사등록 2024-03-20 06: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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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위협 대처위해 스파이 위성망 구축하는 주변국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정부와 2조원대 계약을 체결하고, 비밀리에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도 이 지역의 군사 움직임을 강화하기 위해 역시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자 중국이 바짝 긴장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19일(현지시간) “중국의 이웃 국가들이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찰 위성은 고도 500km 상공에서 지상 상황을 관측하며 병력 이동부터 미사일 발사까지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이 정보는 각국이 군사 분쟁 중에 적을 정확하게 표적으로 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런 보도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특종으로 보도했던 내용, 곧 “스페이스X가 미 정보기관 국가정찰국(NRO)과 2021년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고,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 ‘스타실드(Starshield)’ 사업부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와 겹치면서 중국에 큰 충격을 안겨다 주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의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 구성과 관련해 “스타실드와 미 정부의 구체적인 계약 규모와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관계자 5명을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을 취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에 의하면 스페이스X가 미 정부와 구축 중인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의 목표는 ‘세계 모든 곳의 잠재적인 목표를 신속, 정확하게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최종 수백개 위성으로 구성될 스타실드는 대형 카메라처럼 지구를 포착하는 이미지 센서 위성과 정보를 지구로 전달하고 통신하는 위성으로 구성된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이 위성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아무도 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1959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스파이 위성 역사]


사실 미국의 스파이 위성과 관련된 역사는 깊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959년 6월부터 1972년 5월까지 코로나 정찰위성으로 중앙아시아에 흩어져 있는 옛소련과 중국의 핵무기 시설들을 감시했다. 코로나 위성이 지상을 촬영하고 필름을 고도 160㎞에서 투하하면 하와이에서 이륙한 공군기가 공중에서 낚아챘다. 코로나 위성은 90만 장 가까운 위성사진으로 비밀 미사일 기지와 해군 기지들을 찾아냈다.


이렇게 촬영된 코로나 위성 관련 사진들은 지난 1995년에 기밀해제됐다. 그런데 군사위성으로 촬영된 초고해상도 사진들이라 이 사진을 반긴 이들은 의외로 지구생태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었다. 그래서 기밀 해제 당시 고어 미 부통령은 “지구의 변화 과정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흥분할 사진들”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이후로도 미국의 스파이 위성 발사는 지속됐다. 그리고 지난 2019년에는 아예 우주군을 창설하면서 본격적인 위성의 군사적 활용에 나섰으며, 이에 따라 2020년에는 미국이 우주군사력 증강의 일환으로 지구 저궤도에 전 세계를 포괄하는 새로운 군사위성 정찰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때 확정된 글로벌 군사위성망의 이름이 `블랙잭'(Blackjack)이다. 미국의 국방 부문 연구개발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다르파)과 우주개발국(SDA)은 2018년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해 저궤도 위성 군단의 군사적 유용성을 확인했고, 이제 이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고도 3만5800km의 정지궤도에서 활동하는 5~6기의 위성으로 구성된 기존 시스템과 달리 블랙잭은 고도 수백~1000km의 저궤도를 도는 1000기의 소형 위성(큐브샛)으로 구성된다. 수천기의 위성으로 지구 전역에 인터넷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 `스타링크'와 비슷한 개념이다.


1차로 2022년까지 20기 위성을 발사하고, 이어 2026년까지 1천기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배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당시에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2020년대 중반에는 지구 전역을 그물망처럼 엮는 새로운 군사위성망이 우주 공간에 구축된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2020년 이후 공개된 것만 12기의 스타실드 테스트용 위성을 자체 발사체(로켓) 팰컨9에 탑재해 우주로 올린 상태다.


이 위성망은 초음속기를 탐지, 추적하는 것에서부터 적의 공격 행위를 교란시키고 위치와 내비게이션, 타이밍과 관련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6가지 유형의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들로 구성된다. 각 위성의 무게는 100~400kg정도로 추정된다.


중요한 것은 위성 발사 계획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의 여부와 각 위성들의 작동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이다. 그런데 스페이스X는 민간 통신용으로 만든 저궤도 위성 통신망 ‘스타링크’를 위해 5500개의 위성을 쏘아올리며 노하우를 쌓은 상태라는 점에서 미국의 스파이 위성 계획은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페이스X의 팰컨9은 한 번 우주로 갈 때 최대 60여 개 위성을 우주로 옮길 수 있고, 발사 비용은 기존 로켓과 위성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위성 통신망 구축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가진 스페이스X를 활용해 최신 군사·첩보 위성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칵 뒤집힌 중국. “스타링크 위성은 스파이 도구”]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사업을 구축해 가자 중국도 이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우선적으로 스타링크 사업이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군(軍)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2022년 6월 ‘스타링크의 야만적인 확장과 군사 목적 이용을 경계하라’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해방군보는 “스타링크는 드론과 연결되고 빅데이터·안면 인식 기술이 접목돼 군사 작전에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베이징 통신추적기술연구소도 당시 기고문에서 “스타링크 위성을 물리적으로 파괴할 무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는 스타링크의 연관 검색어가 ‘스파이 위성’이다.


중국군이 이렇게 스타링크에 대해 전전긍긍하게 된 것은 지난 2022년 3월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를 이용해 대러 군사 작전을 펼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머스크로부터 무상 지원받은 스타링크 단말기와 연결된 정찰 드론으로 러시아군에 정밀 타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 배송된 스타링크 단말기는 1만5000대에 달한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도운 스타링크 위성이 유사시 중국 감시와 대만 지원에 배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도 바짝 긴장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위성 통신망 구축을 위해 2021년 국영기업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NG)을 출범하고, 2030년까지 총 2만여 기의 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위성을 격추하는 미사일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 당국은 자신들보다 훨씬 앞서있는 미국의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중국군과 관영 언론은 지난 17일, “미국이 세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비난했다.


인민해방군(PLA) 계정인 준정핑(君正平)은 17일 소셜 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에 “전 세계 모든 국가는 미국 정부가 만든 새롭고 더 큰 안보 위협에 대해 경계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공산당이 관장하는 ‘항공지식’지의 편집장 왕야난도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의 위성 프로젝트는 글로벌 안보와 안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왕야난은 또한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즈에 “미국이 우려하는 국가나 지역에 대한 정보 정찰은 필연적으로 일부 핫스팟 문제를 더 민감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VOA는 “역설적이게도 미국의 스파이 위성 확대를 비판하는 중국도 자체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인민해방군 연구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 스타링크 근지구 궤도 위성 함대의 배치를 연구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중국이 지금 당황하면서도 불안해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도 우주에서 점점 더 치열한 스파이 위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만 국방 안보 연구소의 국방 전략 및 자원 연구소 연구원 겸 소장인 수지윈(苏紫云) 박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우주 분야에서 동아시아 국가의 발전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충돌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대만만 하더라도 중국과의 관계, 특히 중국 본토의 사이버 공격과 군사적 위협을 고려해 지역 안보와 인프라의 취약성 때문에 스페이스X 스타링크의 대안으로 자체 위성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야심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유는 중국 친화적인 머스크가 중국과 대만 충돌시 대만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대만 정부와 SpaceX 는 2018년부터 파트너십을 맺는 협상을 해 왔지만 실패했다. 이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이 완전히 제조하고 통제하는 위성을 개발하기 위해 우주 프로그램에 13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수지윈 박사는 “대만은 실제로 위성을 개발할 능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향후 5년 이내에 대만은 스타링크 위성과 크기와 무게가 비슷한 저궤도 위성인 큐브 세틀리 또는 마이크로 세틀리트를 자체적으로 발사하여 기본적인 우주 비행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무도 숨을 수 없다!”]


이렇게 스페이스X와 미 국방부 산하의 정보기관인 국가정찰국(NRO)이 맺은 계약은 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춘 수백 개의 정찰위성을 위성 궤도에 올리게 된다. 위성들은 위성 간 또는 지상 통제소와 정보를 주고받으며 지구상의 전역을 세밀하게 정찰하게 된다.


스파이 위성 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미 정부와 군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잠재적인 표적을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한 소식통은 시스템의 잠재적 능력에 대해 “아무도 숨을 수 없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상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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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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