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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9 11:20:01
  • 수정 2024-03-19 15: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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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hy Times]


서울특별시의 남산곤돌라 설치 계획이 세차례나 유찰된 가운데 단독입찰한 업체와 수의게약을 맺으려는 서울시에 대해 학부모 및 시민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작년 말부터 남산곤돌라 건설 입찰공고를 조달청 나라장터에 세 번이나 냈지만, 처음 두 번은 입찰업체가 없어서 유찰됐고 세번째는 단독입찰로 유찰되자 서울시는 단독입찰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간 생태경관 훼손과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남산곤돌라 설치 백지화를 촉구해온 학부모단체와 시민환경단체는 수의계약의 짬짜미 의혹을 제기하며 남산곤돌라 건설의 즉각적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학부모연대, 전국환경단체협의회, 한국환경단체장협의회 등을 중심이 된 <남산숲지키기범시민연대> 회원 80여명은 2024년 3월 19일 오후2시 서울시가 단독입찰한 업체에게 남산곤돌라 사업설명회를 실시하는 현장인 남산예장공원에 모여 “짬짜미 의혹 수의계약 웬말이냐, 남산곤돌라 건설 즉각 백지화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남산곤돌라 건설의 즉각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 리라초등학교 등 남산예장자락 학교캠퍼스와 50내지 100미터 떨어져 건설되는 남산곤돌라 캐빈에서 학교를 내려다보며 사진 촬영을 하는 가상도

○ 아래는 이날 서울학부모연대 임정원 위원과 전국환경단체협의회 한재욱 대표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짬짜미 의혹 수의계약 웬말인가, 남산곤돌라 건설 즉각 백지화하라~!


서울시는 국민 여론조사 결과(2023년 8월) 국민의 과반이 반대함에도 그리고 시민환경단체들의 생태경관 파괴 우려 및 학부모단체의 학습권 침해 우려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음에도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남산곤돌라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또한 공사의 투명성을 위해선 경쟁입찰을 해야 하지만 두 차례 입찰업체가 없어 유찰되고 세 번째 입찰에선 단독입찰로 역시 유찰됐지만 수의계약으로 수백억원의 공사를 진행하려 하고 있어 짬짜미 의혹의 우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업체들의 미입찰로 두 차례 유찰하고 세 번째 단독입찰로 유찰시켜 수의계약을 맺는 프로세는 전형적인 짬짜미 의혹의 프로세스라는 점을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 세 번째 단독입찰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은 되지만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가 늘 제기되어 왔다. 곧 경쟁을 통하지 않은 임의 계약은 불투영성과 유착, 그리고 부패와 비리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계약상대자와 발주기관 간의 이른바 짬짜미 의혹, 곧 예산 부풀리기와 같은 온갖 재정관련 비리 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수의계약으로 그렇잖아도 시민들의 반대가 거센 남산곤돌라 건설을 강행하려는 서울시의 처사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거듭 말하거니와 남산은 서울 도심의 녹색 공간으로서 서울시민들의 힐링 공간이다. 수십년에 걸쳐 남산 곳곳에 있던 주택들과 빌딩들을 철거하고 남산순환도로에 자동차 진입을 통제한 것도 바로 이 남산의 힐링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 수십년의 서울시와 서울시민의 노력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토목삽질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벌이려 하고 있다. 무슨 권리로 힐링공간을 하루 아침에 유원지로 바꾸겠다는 건가? 그것도 짬짜미 의혹이 있는 수의계약을 서둘르는 이유는 대체 무었인가? 어떤 시급성이라도 있단 말인가?


하긴 서울시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환경단체와는 물론이고 학습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예장자락의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도 주민들과 공청회 한번 거치지도 않았다. 2009년에 시도하려던 때와 지금은 사정이 상당히 달라졌지만 경제적 타당성도 주먹구구이며, 심지어 서울시 조례에 따라 거쳐야 할 녹색시민위원회의 심의를 받지도 않았다.


게다가 남산 경관 확보를 위해 멀쩡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건물과 교통방송 건물을 철거한 바로 그 자리에 그보다 더 심하게 경관을 훼손할 곤돌라를 설치하겠다는 건 오세훈식 자기모순의 극치다.


오늘 업체 설명회가 열리는 남산예장공원은 시민들의 혈세로 지어진 시설이다. 남곤돌라 설치를 위해선 이 예장공원도 부수어야 한다. 또한 이회영기념관을 이전했다가 다시 지어야 하는 등 시민 혈세의 낭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서울시가 남산곤돌라 설치 이유로 내세우는 것 가운데 하나는 기존의 케이블카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 역시 참으로 황당하다. 새로 만들 남산곤돌라는 명동역 1번출구에서 260미터인데, 기존의 남산케이블카는 명동역 4번출구에서 560미터이다. 고작 300미터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270여 미터밖에 안되는 남산에 케이블카에 이어 곤돌라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하니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 그리고 이 접근성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설악산 같은 큰 산에는 수십 수백 개 케이블카가 만들어져야 할 판이다.


생태경관 훼손, 학습권 침해의 문제는 이미 여러차례 지적한 바이므로 오늘은 생략하고 애국가 2절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남산 위의 저 곤돌라”가 될 것을 우려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사항


1. 짬짜미 의혹의 수의계약으로 남산곤돌라를 설치하려는 서울시는 즉각 계약 철회하고 남산곤돌라 건설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한다.


2. 서울시의회는 소속정당의 진영논리를 벗어나 <남산곤돌라> 설치의 문제점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예산 통과를 막아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3. 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는 학교장의 동의서는 즉각 휴지통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24년 3월 19일


서울학부모연대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녹색청년봉사단

한국환경단체장협의회 남산숲지키기범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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