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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0 05: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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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전공의 집단사직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출석하고 있다


전공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겨 업무방해를 교사했다는 혐의를 받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1시간가량 경찰 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10시부터 업무방해 교사 등 혐의를 받는 노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약 11시간 만인 오후 9시15분께 귀가 조처했다.


조사를 마친 노 전 회장은 오후 9시20분께 기자들과 만나 "경찰 조사에서 전공의들의 단체 행동을 교사해서 병원에 손해를 끼친 것 아니냐는 질문을 15번 정도 들었다"며 "정부는 제가 공모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다. 아예 소통 자체가 없었고, 제 개인적 사견을 (SNS에) 올린 것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제 글 때문에 전공의 집단 사직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질문을 했지만, 저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지금의 상황이 일어난 것이라고 답변했다"며 "정부는 지난 2월6일 의대 증원을 발표한 그날, 5개 대형 병원에 경찰 등을 보냈다. 전공의들의 거센 반발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 이 문제를 저를 비롯한 몇몇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은 치졸한 공작"이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또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의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다는 게 문제"라며 "마치 물이 새는 항아리와 같다. 물이 새면 구멍을 막아야 하는데 정부는 거기에 물을 더 붓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진 그래도 남은 인력들이 버티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환자들의) 피해가 약 300여 건 접수됐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는 의사들의 진정성에 반드시 귀를 기울이고 사태 해결에 빨리 앞장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전 9시35분께 조사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선 "선배 의사로서 전공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페이스북을 통해 표현한 것 외에 전공의 단체나 개인과의 소통은 물론 의사협회와도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이어 "단순한 의사 표명을 범죄로 간주하고 보건복지부가 저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출장 후에 돌아오는 공항에서 압수수색을 당했고 의사 면허 취소에 대한 협박을 받아왔다"며 "이 같은 정부 모습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생각하지만 힘없는 일개 시민인 제가 국가 권력에 저항할 힘은 없다.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또 "저는 비록 10년 전 의사협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발생하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 현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의료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의 사태로 인해 불편과 피해를 겪고 계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이 전공의들의 이탈을 주문하거나 지시 또는 지지해 전공의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경찰은 피의자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3일 오후 귀국한 노 전 회장을 공항으로 찾아가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회장에 앞서 지난 6일 주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경찰에 출석해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오는 12일 경찰 조사를 받는다.


한편 경찰은 의협이 집단사직에 동참하지 않는 전공의들을 압박하기 위해 불참 인원 명단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진 관련 글의 진위 여부, 작성 경위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해당 문건은 조작된 것이라며 형사고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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