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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극에 달한 中왕이의 오만, 예전의 한국 아님 보여주어야 한다! - ‘한반도 전쟁 안된다’면서 북한 두둔한 中왕이 - 한국 외교를 중국 의도대로 이끌고 가려는 왕이의 속셈 - 중국을 향한 당당한 외교가 필요하다!
  • 기사등록 2024-03-10 05: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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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안된다’면서 북한 두둔한 中왕이]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맞이해 연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북한을 철저하게 두둔하면서 한국을 향해 훈수를 두는 발언을 했다. 한마디로 그 내용 자체가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이러한 왕이의 발언에 대해 우리 외교부도 발끈하면서 항의를 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7일,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중국도 바라지 않는다”며 “세상이 매우 혼란스러운데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발발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왕이는 이어 “한반도 문제는 수년간 끌어온 현안”이라며 “냉전의 잔재가 여전하고 평화체제가 확립되지 않았으며, 안전보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법은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진(雙軌倂進·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 추진) 구상과 단계적 동시 진행(북한 조치에 발맞춰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라며 “누구든 한반도 문제를 통해 거꾸로 가는 차를 몰고자 한다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을 경계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왕이는 또한 “근본 해법은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고 모든 당사국, 특히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해결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왕이의 이날 발언은 한반도 문제를 중간자적 입장이 아니라 철저하게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을 대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대해서도 그 책임이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이 아니라 북한 안보를 위협하는 미국과 한국에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의 해법으로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왕이는 발언 내내 북한의 핵·미사일을 고도화하고 도발하는 것 자체가 한국과 미국의 압박 때문에 별 수 없이 하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해 갔다. 왕이는 이를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라고 대변한 것이다.


왕이는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라”고 훈수를 두었다.


그런데 왕이의 이날 표현 중 특히 눈에 거슬리는 것은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 대목이다. 이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안보 불안을 야기해 일종의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탄도미사일 등 각종 무기체계를 개발해 왔던 북한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어서다.


[발끈한 한국 외교부, “北비핵화, 中이익 부합”]


왕이 부장의 한반도 위기 해결과 관련된 ‘정치적 훈수’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왕이 외교부장이 또 다시 북한을 두둔하는 표현인 '합리적 우려'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은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각급에서 중국과 소통을 지속하면서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견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를 중국 의도대로 이끌고 가려는 왕이의 속셈]


사실 왕이 부장의 이날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내내 속이 불편했다.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만든 장본인이 북한이고, 더불어 북한이 그러한 의지를 갖도록 만든 주체가 바로 중국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중국은 마음만 먹었으면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지만 그러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이 군사적으로 힘을 갖도록 해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을 향해 적당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도록 뒤에서 북돋은 것이 사실이다. 엄격히 말하자면 중국이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자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지금 북한의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수차례 위반했지만, 이에 대해 중국은 한번도 우려 표명이나 문제를 삼은 적이 없다. 오히려 유엔에서 북한을 감싸고 돌았을 뿐이다.


그래놓고도 북한의 도발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있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특히 왕이의 이날 발언 내용들을 보면, 대한민국이 중국의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국만 추종한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에 대해 참으로 불쾌하기까지 하다.


사실 왕이의 이러한 태도는 중국의 전통적인 외교방식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기도 하다. 당(唐)·청(淸)시대때 그들이 주변국을 다스리는 외교방식이 바로 ‘기미책략(羁縻策略)’이었다. 이는 ‘굴레 기 고삐 미’ 음훈 그대로 굴레를 채우고 고삐를 잡아당겨 교묘하게 지배하는 술수로, 한마디로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이중적 외교방식을 말한다.


왕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향해서는 한껏 몸을 낮췄다. 심지어 비판하는 것도 삼가면서 미국이 중국과 뜻을 함께 하면 이룰 일이 많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향해서는 미국에 붙지 말고 중국이 훈수하는 대로 외교를 하라고 한 것이다.


왕이 말대로 하자면, 북한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어야 한다. 핵보유도 인정해 주고, 또한 북한을 향한 제재도 다 풀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 북한의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고 당당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우리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왕이는 진짜 그럴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


한마디로 가당치도 않는 훈수다. 지금 중국은 북한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한다. 어찌보면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함부로 제지하지도 못한다. 지난 번 그렇게 훈수하려다가 된통 당한 적도 있어서다. 그래서 그후부터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건 미사일 도발을 하건 아예 중국에 통보하지도 않는다. 그런 중국이 한국을 향해 훈수를 하고, 또 중국 조언대로 따라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참으로 가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중국을 향한 당당한 외교가 필요하다!]


사실 중국이 큰소리를 치고 고압적으로 나올 떄는 오히려 중국이 그만큼 뭔가 초조하고 불안하고 조급한 상황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중국 입장에서는 내부의 경제적 위기 상황 돌파가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한국의 도움이다. 이를 역으로 말하자면, 한국마저 중국을 향해 미국이나 일본이 하듯 디리스킹 외교를 하게 된다면, 중국은 진짜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 수가 있다.


당장 미국은 중국을 향한 반도체 규제에 한국도 참여하라고 압박을 하고 있다. 그리안해도 ‘반도체 배급’까지 나서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마저 디리스킹 정책을 펼치게 된다면, 중국의 반도체산업은 더욱 고사 지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이 손을 잡고 중국을 향한 경제적 압박도 갈수록 거세진다. 그나마 중국은 한국이라도 있기에 숨을 쉴 여지가 있었는데, 한국마저 중국을 향한 강경 자세로 돌아선다면 중국의 외교적 입지는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사실 지금 한중간에는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당장 한미군사훈련을 동해가 아닌 서해에서 실시하게 된다면 중국은 곧바로 뒤집어질 것이다. 또한 미국이 하는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한국도 동참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중국의 입지를 심각하게 괴롭히는 일이 될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서해를 야금야금 먹으려는 중국의 시도에 한국의 해군이 강력 대응한다면 그또한 중국은 우스운 꼴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게 중국을 향해 당당하고도 강력한 외교를 해 오지 않았다. 축구에 공한증(恐韓症)이란 말이 있듯, 외교에는 공중증(恐中症)이 있다. 희한하게도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강경하고도 심지어 도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면서도 중국을 향해서는 웬만하면 입을 다물고 아예 미리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다. 북한의 천안함 도발을 중국이 감싸고 돌아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외교부장이라는 자가 대통령의 팔을 툭툭 쳐도 그저 별일 아닌 듯 넘겼다. 그러다보니 그게 대한민국 외교의 상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지난번 그렇게 오만방자했던 싱하이밍(邢海明) 중국 대사도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다. 2010년 주한 중국공사참사관 시절, 그는 조선일보에 ‘중국의 발전은 한국에 기회다’란 제목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그 글에서 싱하이밍은 1200여 자 분량의 모든 문장을 ‘~니다’로 끝나는 완벽한 경어체로 썼다. 그는 “우리는 양국 관계를 소중히 다루어야 합니다”라고 공손하게 말했다.


그랬던 그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 배팅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방자한 말을 한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니라 그동안 한국의 공중증(恐中症) 외교가 싱하이밍의 기를 그렇게 키워준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당당해져야 한다. 중국에 대해 할 말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중국의 지도자들이 한국을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 사실 한국은 얼마든지 그러고도 남을 능력이나 실력이 있는 나라다.


특히 지금 중국은 무너져내리는 나라다. 시진핑의 안위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조차 쫓아내는 불안한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더욱 더 한국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전략 가치를 적극 활용하면서 마치 일본 대하듯 중국도 그렇게 외교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국익을 최대화하는 한중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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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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