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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08 11: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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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고리차=AP/뉴시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국산 가상화폐(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 송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의 투자 피해자들은 그가 미국에서 재판받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경우 재판은 길어지고 형량은 낮아질 우려가 있어서다.


투자 피해자들은 권 대표가 국내에서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코인사기 범죄에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국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어려워지더라도 미국에서 평생 죗값을 받도록 하는 것이 투자 피해자의 아픈 마음을 달랠 수 있다고도 했다.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은 최근 권 대표를 한국에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Vijesti)는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은 당초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권 대표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으나 항소법원이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중대한 형사소송법 위반 사항이 있었다"면서 결정을 무효화하고 고등법원으로 되돌려보낸 바 있다. 이후 권 대표를 한국에 송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항소법원은 범죄인 인도 요청서 도착 순서에 관한 사실관계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항소법원은 한국이 지난해 3월24일 영문으로 작성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제출했고, 이틀 뒤에는 몬테네그로어로 이를 재차 송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이보다 하루 늦은 3월27일 인도 청구를 했고, 이마저도 범죄인 인도가 아닌 임시 구금 요청 서한이었다고 짚었다. 권씨의 송환과 관련한 최종 결정은 몬테네그로 법무장관 몫으로 남아있다.


우리 법무부는 범죄인의 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한국의 투자 피해자들은 권 대표를 미국으로 보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권씨의 한국행이 확정된다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을 받는 탓이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또 법원의 길어지는 증권성 판단과 재판 지연도 권 대표 측에 수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형사재판에서는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이 금지돼 있어 법원은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에 장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테라·루나 피해자들은 이날 공식 모임에 올린 성명을 통해 "권도형은 재산이 수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막대한 자금으로 국내 정상급 로펌을 천문학적인 수임료를 지급하고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코인사기 범죄에 대한 면죄부를 받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상화폐 사기 범죄 처벌 규정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한국에서 1심 선고로 중형이 내려지더라도 항소심이나 상고심에서 대폭 감형돼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고 출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코인 사기 범죄자에 대한 처벌에 관대한 나라가 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도형은 한국에서 조사만 마친 후 미국의 요청에 따라 해당 국가로 송환돼야 한다. 권도형을 송환을 적극 요청하는 미국으로 이 자를 보내주시기 바란다"며 "피해자가 제일 많고, 사기 범죄자의 개별 범죄에 대한 병과주의로 100년 이상의 형의 집행이 가능한 미국에서 권도형은 재판받고 처벌을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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