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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참으로 무모한 러시아, “푸틴 체면 세우려 상상초월 희생 자초” - 러, 아우디이우카 점령 대가 아프간전 때보다 더 많았다! - 러시아군의 미친 희생, 오히려 제발등 찍을 가능성도 있다! - 우크라군, 아우디이우카 빼앗긴 뒤 외곽서 방어 태세
  • 기사등록 2024-02-29 03: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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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아우디이우카 점령 대가 아프간전 때보다 더 많았다!]


러시아가 이달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인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하기 위해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보다 더 많은 병력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푸틴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엄청난 수의 러시아 젊은이들을 사지(死地)로 몰아 넣었다는 점에서 다시한번 러시아의 무모함과 잔인함을 돌아보게 만든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러시아군은 지난 18일, 지난해 가을부터 집중 공략해 온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거점 도시 아우디이우카를 장악한 바 있는데, 러시아군은 이 작은 도시를 점령하기 위해 10년간의 아프가니스탄전(1979~1989년)에서보다 더 많은 병력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전에서 공식적으로 사망한 소련군은 1만5천명 정도로 추산된다.


한마디로 3월 러시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러시아군의 희생은 아예 무시를 하고 인해전술로 밀어붙여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하기는 했지만, 얻은 소득에 비해 인명 피해가 너무나도 컸다는 의미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맹렬한 포격과 끊임없는 병력 투입에 결국 더 이상 희생자를 낼 수 없다는 판단하에 퇴각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저명 군사 블로거 안드레이 모로조프는 지난 18일 텔레그램을 통해 아우디이우카 전투에서 러시아군이 1만6천명의 병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전을 지지해 온 그는 자신이 보기에 불필요하게 피비린내 나는 전투에 대해 러시아 사령관들이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병력 손실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우디이우카 전투에서 지나치게 많은 희생자를 냈다는 것이 러시아 내부에 퍼지면서 파문이 확산되었고, 러시아 군사령관과 크렘린 선전가들이 모로조프에게 강력한 압박을 가하자, 결국 게시물을 내렸고, 곧이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만큼 모로조프의 글이 러시아 내부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불러왔다는 의미다.


NYT는 이와 관련해 “모로조프가 주장한 러시아군 손실 규모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군이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군사적 손실의 규모가 상당히 둔감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희생의 규모가 예상밖으로 훨씬 뛰어 넘었다는 측면에서 충격이 컸다”고 보도했다.


사실 그동안 러시아군은 전장에서 작은 이득이라도 얻기 위해 군대와 장비 손실을 기꺼이 감수하려 해 왔다는 것이 NYT의 판단이다. 러시아군은 지난 2년전 우크라이나 침공때부터 아우디이우카가 위치한 돈바스 지역 장악을 위해 엄청난 희생에도 불구하고 전과를 올리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왔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이 지역의 일부는 2014년부터 친러 분리주의자들에게 장악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돈바스 지역 러시아인 보호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다.


특히 일부 군사 분석가들은 돈바스를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 러시아 정부가 자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승리로 선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전과라고 분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미미한 전과라도 올리기 위해, 러시아군은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으며, 당연히 인명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병사들을 사지로 몰아 넣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동부 도시 바흐무트 전투에서 수만 명을 포함하여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이래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인이 부상 당하거나 사망했다. 남쪽의 또 다른 도시인 마린카는 1월에 격렬한 전투와 더 많은 손실 끝에 러시아에 함락되었다. 그중에서도 아우디이우카는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상황에 대해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외교정책연구소의 롭 리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가 아우디이우카에서 큰 손실을 입었지만 여전히 전선에서 인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여러 방향으로 공격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이 의회내 공화당의 반대로 중단되면서 물자가 부족해진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할만한 처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군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계속 밀어붙일 태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의 미친 희생, 오히려 제발등 찍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러시아군의 이러한 상상초월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승리를 보장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군사 분석가인 루슬란 푸호프는 러시아 시사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아우디이우카에 대한 공격이 960km 전선 전체에 걸쳐 엄청난 희생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을 숫자적으로 압박하여 적을 지치게 만들려는 러시아의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군의 이러한 전략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이러한 막대한 손실은 러시아군에도 상당히 큰 피해를 초래하고 결국 병력 고갈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자칫 우크라이나 측에 다시 한번 주도권을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다. 병력 측면에서만 보자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3배 가량 많은 1억 4,400만명을 보유하고 있어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러시아군이 무작정 징집할 수도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푸틴에 의해 30만명의 징집령이 내려졌을 때, 러시아 국민들은 엄청난 충격과 불안감에 휩싸인 바가 있었기 때문에 또다시 추가 징집을 하기에는 상당한 문제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로 러시아는 추가 징집 대신에 죄수, 채무자, 이주민 및 기타 취약한 사회 집단을 자원 봉사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재정적 및 법적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이전에는 느슨했던 젊은이들의 의무 병역도 엄격하게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는 러시아가 아무리 인구가 많아도 병력을 무작정 채우는 데에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루슬란 푸호프가 우크라이나에게 주도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봤던 것이다.


NYT에 의하면, 또다른 문제점도 러시아군에게 있다. 다시말해 아우디이우카 전투로 너무나도 많은 희생이 있었는데 이를 보충할 병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군 사령부가 신속한 전선 돌파가 가능한 부대를 추가로 만들고 또 병력자원도 보충하려 했지만, 계획이 무산됐다고 평가했다.


사실 잘 구축된 진지를 공격한다는 것은 공격하는 부대가 훨씬 더 큰 위험에 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병력은 노출되어 있으며, 참호에 있는 병력보다 전장에서 부상자와 사망자를 구출하는 것도 몇 배나 더 어렵다. 이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전장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러시아 군인의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러시아군은 또다시 인해전술로 몰려들고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은 그들을 공격할 포탄이 부족해 아껴서 대응하고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지원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는 앞으로도 더 많은 진지들을 러시아에게 내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군, 아우디이우카 빼앗긴 뒤 외곽서 방어 태세]


한편, 아우디이우카를 빼앗긴 우크라이나군은 북서편 라스토치키네 외곽에서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드미트로 리호비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아우디이우카 전선의 라스토치키네 서편 외곽으로 철수해 준비된 방어위치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시와 가까워 포병 사격을 위한 군사 요충지였던 아우디이우카를 결국 내어준 것에 대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성명을 내고 “포위를 피하고 군인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부대를 철수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한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도움으로 다시 반격할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총참모부 제1부참모장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 신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활동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전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방의 대규모 군사 지원이 있다면 또 다른 반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인이 용병으로 위장해 우크라이나군의 방공시스템과 전술 미사일,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등을 조종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러시아군은 자국 병사들의 희생이 얼마가 되든 그러한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진지 점령을 몰아붙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병력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기 때문에 일보 후퇴라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또다시 아우디이우카를 놓고 양측이 정면대결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무기 지원에 다시 나선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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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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