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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 비판자 사냥하는 러시아 암살단, NATO 와해도 노린다! - '배신자 처단' 망령…유럽 다시 활보하는 러 스파이 - 러시아 군사작전 실패 주장한 친크렘린 블로거도 숨져 - 러시아 스파이들, 나토 와해 노리는 ‘그림자 전쟁’ 수행
  • 기사등록 2024-02-24 05: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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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처단' 망령…유럽 다시 활보하는 러 스파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들을 정적으로 간주해 처단하려는 러시아 암살단이 유럽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어 러시아 스파이들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암살단이 푸틴 비판자들을 사냥하고 있다고 수감된 반체제 인사가 말했다”면서 “반역죄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는 크렘린궁의 명령으로 두 차례 독극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인 카라무르자는 러시아에서 가장 저명한 정치범 중 한 명으로, 반역죄로 2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하다가 푸틴이 대선 후보로 등록된 날인 지난 1월 29일, 돌연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푸틴을 비판하다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살해당한 보리스 넴초프의 제자이기도 하다.


더타임스는 “카라무르자가 지난 2015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심부전증으로 사망 직전까지 갔으며, 2017년에도 2012년과 유사한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그의 아내는 관련 의사들의 말을 토대로 모종의 독에 의해 중독되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고 전했다.


카라무르자는 구속 후 재판 당시 법원에 “푸틴 정권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임무인 전문 살인자 그룹이 FSB 내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카라무르자의 주장처럼 최근들어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의 한 감옥에서 타살당한 것에 이어, 유럽 각지에서도 러시아 스파이들이 푸틴의 정적을 처단하기 위한 공작들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발생한 전 러시아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 피살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 정부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다시 활개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쿠즈미노프는 지난 13일 스페인 동남부 베니도름 인근 한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최소 여섯 군데에 총을 맞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범인은 쿠즈미노프의 차량을 몰아 현장에서 달아났으며, 이 차량은 인근 마을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쿠즈미노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지난해 8월 Mi-8 헬기를 몰고 우크라이나로 망명했고,, 러시아 당국은 궐석 재판을 통해 그에게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스파이 전문가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이번 갱단식 총격은 러시아가 전 세계를 활보하며 살인을 저지를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면서 “러시아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새로운 목적의식으로 뭉쳤으며 그들은 복수심을 갖고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군사작전 실패 주장한 친크렘린 블로거도 숨져]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의문사와 맞물려 러시아 당국의 통제가 강화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대규모 인명피해를 언급한 한 러시아 블로거도 사망했다. 숨진 블로거는 게시물에 대한 군대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해온 친크렘린 블로거 안드레이 모로조프(44)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날 숨졌다”면서 “‘무르즈’(Murz)로 알려진 모로조프는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 전투와 관련한 러시아군 인명피해를 언급했다가 러시아군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격전지 아우디이우카를 장악했다고 선언했고, 푸틴 대통령은 ‘중요한 승리’라고 치하한 바 있는데, 모로조프는 최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를 공격하면서 병력 1만6천명과 장갑차 300대를 잃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후 러시아 내 일부 친정부 선전가들이 비난을 쏟아내며 위협을 가하자 위기 의식을 느낀 모로조프는 지난 20일 그 게시물을 삭제했다.


모로조프는 다음 날 일련의 게시물을 통해 “아우디이우카에 관한 언급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대령 동지'(Comrade Colonel)라는 누군가로부터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 구독자들에게 슬퍼하지 말고 자신을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 묻어달라고 요청하며 극단적 선택을 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NYT는 “모로조프에 대한 위협이 지난 주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정부가 반대 의견들을 근절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짚었다.


CNN도 친크렘린 블로거들까지 러시아 당국의 탄압을 받는 분위기를 전하면서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군과 국방부를 어느 정도 비판할 자유가 있었지만,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실패 후 러시아 정부는 극단적 민족주의 저술가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방보안국 장교 출신인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은 작년 7월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극단주의 활동을 대중에게 선동한다는 혐의로 체포됐고, 지난달 법원에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스파이들, 나토 와해 노리는 ‘그림자 전쟁’ 수행]


옛 소련의 첩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아래 과거 러시아 스파이들은 자국에 등을 돌린 '배신자'들을 상대로 정교한 암살 작전을 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러시아의 대외정보국(SVR), 연방보안국(FSB), 총정찰국(GRU) 등 정보기관들은 분열상을 보이며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위기에 처했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영국 솔즈베리의 독극물 사건에 관여한 러시아 요원들의 정체가 탄로 나고,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당초 러시아의 정보기관의 보고와는 달리 우크라이나 국민이 완강히 저항한 것 등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는 것이다. 그런데 쿠즈미노프가 피살되었다는 것은 러시아 정보당국의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게 더타임스의 진단이다.


지난 주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총정찰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과가 없는 사람들을 고용해 추적을 피함으로써 성공적으로 탈바꿈했다”면서 “총정찰국은 정보 유출을 우려해 요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크게 줄이는 등 규율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년간 유럽에서 러시아 정보요원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400여명이나 추방됐다”며 “정보망 약화를 경험한 러시아 정보기관이 범죄조직을 동원해 쿠즈미노프를 살해했을 개연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그들은 실수했지만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러시아 스파이들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유럽 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는 점이다.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올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선거에 개입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도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파이들이 돌아왔다”면서 “소련 시절 ‘KGB(국가보안위원회)’로 위세를 떨쳤던 러시아 정보기관이 푸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과거의 존재감을 되찾으려 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최근 유럽연합(EU)의 분열을 노렸던 일련의 사태들도 이런 작업과 관련 있다”면서 “ 우크라이나 서남부의 구소련 국가인 몰도바가 지난해 EU 가입을 추진했을 때, 몰도바 대통령에 대한 허위정보가 갑작스레 급증했던 것도 러시아 정보당국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독일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한 달간 러시아 정보기관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독일어로 게재하는 X(옛 트위터) 계정을 5만여 개나 확인했다. 프랑스와 폴란드도 12일 러시아의 온라인 여론 조작 네트워크 ‘포털 컴뱃’에 대한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이렇게 러시아 정보기관들의 최우선 과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부의 균열 확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시키고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RUSI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 선거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기관들이 냉전 시절에나 마주하던 무자비한 작전에 나설 것이란 징후도 이미 발견됐다. 최근들어 잇따라 일어난 반푸틴 세력에 대한 암살 사건들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최근엔 러시아 스파이들에 의한 사회 혼란 유도작전이 동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20일 “러시아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고 내무장관의 차량을 파손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한 혐의로 에스토니아인과 러시아인 용의자 10명을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카야 칼라스 총리는 CNN 인터뷰에서 “우리를 상대로 러시아가 그림자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선 앞둔 푸틴, 공포정치 강화]


이렇게 유럽 각지에서 혼란 유도 작전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이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는 코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반대 세력에 대한 가차없는 응징을 통해 불만 여론의 싹을 자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나발니의 친동생인 올레그 나발니가 러시아 내무부의 수배 명단에 두 번째로 올랐다”면서 “경찰이 올레그에 대한 새로운 형사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보안 당국은 ‘반역죄’ 카드도 꺼내 들었다. FSB는 20일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와 미국 이중국적자인 크세니아 카바나(33)를 반역 혐의로 체포했다. 혐의가 확정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지 법률단체는 카바나가 우크라이나 자선단체에 51달러(약 6만9000원)를 기부한 것이 체포 사유라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러시아 정부가 이처럼 무차별 탄압을 이어가는 것은 대선(3월 15~17일)을 앞둔 푸틴 대통령이 탄압 강도를 낮출 것이란 국제 사회의 예상과 달리, 더 광범위하고 강한 압박을 예고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으로 잔인한 푸틴이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40여만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희생되었고, 우크라이나 군인들 역시 최소 30만명 정도의 안타까운 희생이 나왔음에도 푸틴은 전쟁을 끝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수많은 청년들을 희생한 대가가 과연 무엇인가? 오직 푸틴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꽃다운 청년들이 희생당한 것인가?


그러한 푸틴이 절대 승리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정의 아닐까? 그런데 미국의 공화당 일부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고집 피우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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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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