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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글로벌 무기 부족, 日언론이 K방산을 집중 조명한 이유? - 글로벌 무기 부족 채우는 최고 대안, K무기 부상 - 한국 방위산업의 우크라이나 효과 - K2전차를 만드는데 미국과 독일은 3년, 한국은 1년 반
  • 기사등록 2024-02-22 11:30:38
  • 수정 2024-02-22 11: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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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기 부족 채우는 최고 대안, K무기 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글로벌 방위산업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무기 부족을 채울 수 있는 최고의 국가로 대한민국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를 제기한 언론이 일본 매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21일, “한국의 무기산업이 세계의 무기 부족을 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한국은 북한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거대한 무기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여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으며, 세계 다른 지역에서 주문이 밀릴 때 신속하게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는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어 “대한민국은 K-POP에 이어 K-드라마까지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젠 K-무기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서 “한국은 무기를 필요로 하는 국가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은 가격 대비 가치 측면에서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닛케이에 따르면, 실제로 포병, 장갑차, 방공 및 수륙양용 시스템을 생산하는 한화그룹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폴란드에 152대의 K9 자주곡사포를 공급하는 26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 정부는 이 계약을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군사력 강화에 영감을 주었다”며 “현대적이고 효과적인 무기를 갖춘 군인의 영웅심만이 러시아 제국의 야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계약은 2022년에 체결된 기본 계약의 일부로, 유럽 국가에 K9 곡사포 672문과 천무 다연장로켓 발사대 288문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220억 달러에 달하는 이 계약은 한국 방산업체가 체결한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였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이 세계 무기 거래의 주역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사건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최근 한국군에 공격용 헬기를 공급하는 1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또한 10년간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약 1억 7,800만 달러 규모의 KF-21 전투기 생산을 시작했다.


또 다른 주요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은 이달 초 발표한 32억 달러 규모의 계약 중 하나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 II)을 수출할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최근 또 다른 국내 기업인 현대로템과 중동에서 더 많은 계약을 수주하기 위해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방위산업의 우크라이나 효과]


사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국의 무기 산업은 그 위상이 아주 높아졌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한국의 방위산업은 수요가 줄어드는 국내산업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한국의 방산업체들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확연하게 달라졌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말미암아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은 포탄을 신속하게 보충할 수 있는 재고와 산업 능력이 부족했는데, 이로 인해 한국이 미국과의 이면 협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군수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전했다.


물론 한국전쟁 이후 지난 1957년에 제정된 대외무역법은 전쟁 지역에서 사용될 무기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기는 하다. 그래서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직접적 무기 수출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수품 제공은 불가능하고 인도주의적 입장에서의 물품 지원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한국은 기술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물자를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한국은 인프라가 낙후된 많은 나토 국가들과 달리 군수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상당한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매우 유용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아시아 태평양 프로그램 선임 분석가인 오스카 피에트루비츠는 닛케이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국의 역할이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무기 수출국으로서의 잠재력을 부각시켰다”면서 “한국은 배송 속도 면에서 경쟁국, 특히 독일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토의 동쪽 측면에 있고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지원하는 폴란드와 같은 국가에는 배송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의 무기 산업은 수년 동안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왔기 때문에 한국 장비가 나토 표준과 호환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이어 “한국은 국내 수출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대량의 155밀리 포탄을 미국에 선적하고, 미국은 자체 재고를 보충하고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선적해 전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맺었다”면서 “한국은 삼성,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러시아에서의 사업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이지 않은 지원만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신중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모스크바와 서울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최소 두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 남과 북이 서로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 쌓아둔 대규모 군사 비축량이 이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반대편에 무기를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12개국 이상의 고위 외교관들은 지난달 러시아의 북한 탄도미사일 조달과 우크라이나에서의 미사일 사용을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이러한 무기의 이전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며 전 세계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 이화여대 국제학부 레이프 에릭 이슬리 교수는 “미국과 동맹국들도 북한의 무기 거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러시아에서 수입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자체 프로그램을 조정하면서 수출용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K무기의 성장 비결은?]


최근들어 K무기는 중동지역에까지 세일즈 영역을 넓히면서 글로벌 무기 신업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월 7일, 중동에서 ‘한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불리는 대공 방어 체계 M-SAM-Ⅱ(천궁-Ⅱ)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최근 사우디에서도 4조원이 넘는 대형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한국산 방공무기 흥행과 관련해 “요격 무기체계를 독자개발한 나라는 미국에 이어 한국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계약 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출하고, 가성비도 좋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이어 “독자적인 기술은 현지화를 실시하는 데서도 강점으로 작용한다”면서 “후속 군수지원과 관련, 공장 설립과 장비운용 교육 같은 소위 종합군수지원체계에도 한국산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 장관은 또한 “한국이 갖추고 있는 통합 방공체계도 중동 국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면서 “지구상에 한국처럼 미사일 위협에 고도별로 정밀한 ‘토탈 솔루션’을 갖고 있는 나라는 없으며 (중동 관계자들이) 매우 놀라워했고, 흥미로워했다”고 전했다.


특히 K방산은 PAC-3, 천궁Ⅰ·Ⅱ 등이 통합적으로 다층 요격망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게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실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이런 부분 때문에 중동 국가들이 한국이 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를 추가로 도입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K방위산업의 기술력이나 고유한 특성 때문에 순풍에 돛단 듯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사실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중국과 북한 등 소위 악의 축 국가나 주변 국가들의 위협으로 인한 신냉전 시대의 도래가 전 세계적으로 무기 수요를 폭등시키면서 한국의 방위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측면이 더욱 클 것이다.


이러한 신냉전은 미국·독일·폴란드·일본 등 전 세계 국가들로 하여금 앞다퉈 국방 예산을 증액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안에서 국방 예산으로 8420억 달러(약 1111조 원)를 책정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프랑스도 향후 7년간 국방 예산을 과거 7년 대비 36% 증가한 4000억유로(560조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 밖에 독일·영국·네덜란드 등 다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도 자국 방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무기 원조를 위해 국방 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올해 GDP의 4%까지 올리며 대규모 무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우디·UAE·카타르·쿠웨이트 등 걸프만 4국은 미국이 중동지역 경찰 역할을 축소함에 따라 최근 무기 구매를 늘리고 있다.


이렇게 글로벌 무기 시장의 수요가 커지면서 신속하게 무기 생산이 가능한 한국의 방위산업이 특히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K2전차를 만드는데 있어 미국과 독일은 3년이 걸리지만 한국은 1년 반이면 족하다.


특히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무기 수출길이 막히고, 중국산 무기에 대한 이미지 악화도 한국산 무기의 성장을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또 한국의 방산 수출이 확대되면, 정비·운영 수요가 늘어 산업 자체도 커질 뿐 아니라, 우리 무기 체계를 활용하는 우방국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방위산업은 당장 국가 방위를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기본적인 요인도 되면서, 대한민국의 수출신장은 물론 민주주의 수호 및 국력 강화에도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닛케이가 한국의 방위산업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집중 조명을 하게 된 것이다. 아마도 그만큼 부럽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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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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