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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국 중국내에서도 터져나온 ‘붕괴론’, “끔찍한 결과 불가피” 경고 - 中 저명학자 “中, 사회침체로 우리시대 가장 중대한 위기” - 중국병을 고칠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 방향을 잘못 잡은 시진핑, 하강과 퇴행만 보인다
  • 기사등록 2024-02-21 04: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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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명학자 “中, 사회침체로 우리시대 가장 중대한 위기”]


최근 중국내에서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중국의 경제성장이 형식주의, 관료주의, 아래로부터 커지는 체념으로 위기에 처했다”면서 “중국이 지금과 같은 길을 고집한다면 그야말로 절망적이고 잠재적으로 끔찍한 결과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으로 강력한 경고가 터져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중국 우한대 루더원 교수가 지난 18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올린 글에서 “지금이 우리 시대에 있어 가장 중대한 위기”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루 교수는 “다양한 분야에서 실체적 진실보다는 피상적 외형을 중시하다보니 형식주의와 관료주의만 판을 치고, 더불어 공허한 해법들만 넘쳐나고 있다”면서 “결국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체념감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침체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루더원 교수는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을 돌파하려면 원인을 분명히 파악해야 하고, 거기서 드러난 문제에 대해 최고 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은 중국 사회 분위기로 봤을 때, 최대한 공산당 지도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온화한 어조로 써내려 간 것으로 보이지만, 저자의 속내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해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하지 못하면서, 피상적인 문제들로만 해결해 나가려 하는 최고 지도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촌 거버넌스 전문 사회학 교수인 루 교수는 이어 “최근 농촌 현장 답사를 다녀왔다”면서 “풀뿌리 정부들은 현실 문제 해결보다 상급 기관 보고를 우선시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루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지방정부나 자치조직에서 일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인민을 위해 복무’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그저 상부의 눈치만 보고 상부의 마음에 흡족하게 하려는 전시행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그러니 실체는 없는 형식적 쇼만이 넘쳐날 수밖에 없다고 꼬집은 것이다.


루 교수는 그러면서 “공무원, 교사, 의사, 기업가, 국영기업 직원 등으로 구성된 자신의 중학교 동창회에서도 모두가 일터에서의 형식주의 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면서 “그러한 형식주의 경향이 학계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들도 혁신 인재 육성을 크게 떠벌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준이 낮은 형식적 조치들만 반복되고 있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그런 식으로는 교육의 미래도, 또한 중국의 미래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루 교수는 결국 이러한 사회적 증상의 원인은 궁극적으로 정치가 사회를 지배함으로써 나타나는 병리라고 분석했다. 정치가 과도해지다보니 실체가 아니라 포장에 우선권을 두게 되고, 동시에 상부에게 잘 보이기만 하면 일단 현재의 상황은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형식주의와 실체없는 위선만 가득하게 된다고 질타한 것이다.


루 교수는 이어 “이러한 정치적 상황은 중국 경제의 회복 부진과 짝을 이루고 있으며, 비관주의와 체념이 사회 전체에 스며들고 있다”면서 “산업단지 내 공장들은 대개 가동 능력 이하로 운영되고 있고 많은 주문에도 수익률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부진한 내수를 목격한 일부 공장들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국과의 무역으로 전환했으나 대금 징수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자 하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임금에 대한 협상은 금물”이라며 “예전에는 노동자들이 초과근무 수당이 전액 지급되지 않으면 항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저항할 경우 공장이 즉시 (수당을) 지급한 후 그들을 내보낸다”고 썼다.


이러한 현실과 관련해 광둥성 싱크탱크 '광둥체제 개혁연구회'의 펑펑 회장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당연히 공무원들이 개입해 해결해야 하지만, 그들은 책임을 지는 것을 꺼려해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그렇게 이주 노동자의 실체적 문제에 접근하려 하지 않는 것은 대충 덮어놓고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그들의 성과 평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곧 문재 해결 능력은 도외시한 체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나 실적들같은 가시적 성과만 상부에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진짜 해결해야 할 서민들의 문제는 모두 덮어지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최고 지도부가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구체적인 해결방법까지 제시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결국 중국내에 만연한 형식주의와 상부만 바라보는 정치 풍조가 중국의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고, 이러한 성향 자체가 중국 사회를 형식주의가 만연한 나라, 실질적 성장이 아닌 과대포장된 허울 좋은 나라로 전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병을 고칠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문제는 이렇게 겉은 호화스러운 듯 보이지만 속은 병들어 있는 중국식 체면과 형식주의로 인한 중국병을 고칠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펑펑 회장은 SCMP에 “현재 관리들이 책임지기를 꺼리면서 실질적 결과를 무시하는 경향이 조성되고 있다”며 “정치적 올바름을 맹목적으로 고수하기보다 성과 평가에서 능력을 강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펑펑 회장은 그러면서 “내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경제 성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압박은 계속 높을 것이며 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 같은 길을 고집하면 절망적이고 잠재적으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연례 의회 회의인 ‘양회’는 3월 5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해당 글은 삭제됐으나 이미 인터넷에서 널리 퍼져나갔고 지금도 몰래몰래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고 있다.


[방향을 잘못 잡은 시진핑, 하강과 퇴행만 보인다]


사실 중국이 10여년 전과 같이 10% 내외의 대대적 성장을 보일 때는 중국내의 여러 문제점들이나 위기적 요소들마저도 성장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려 들어가면서 실체적 문제점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또한 중국뿐 아니라 그동안의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제대로된 방향을 잡고 고난을 극복해 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문제점들을 밟고 지나가야 한다. 그때는 읍참마속(泣斬馬謖;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히 법을 지켜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 비유하는 말)의 심정으로 아픔을 견뎌나갈 수 있다.


그런데 잘 나가던 나라를 인민이 우선이 아닌 공산당 정권, 특히 시진핑 1인 체제의 영속을 위해 방향을 잡으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가다보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를 은폐하려 하게 되고 또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국가 전체가 병들게 된다. 지금 시진핑 정권의 속성이 딱 이러하다.


1970년대 말 예전의 폐쇄적 흐름을 일거에 뒤바꾼 덩샤오핑(鄧小平)을 ‘개혁·개방의 총설계사(總設計師)’로 불렀다. 이념에 파묻힌 계급투쟁의 틀을 벗어 던지고, 중국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끈 데 대한 찬양이 담겨 있는 호칭이다.


그런데 지금의 중국 권력자 시진핑에게는 어디론가 향하는 흐름에 큰 힘을 얹어 속도를 더욱 내는 지도자라는 뜻의 ‘총가속사(總加速師)’라는 호칭이 붙는다. 문제는 시진핑이 하강(下降)하고 추락(墜落)하며 퇴행(退行)하는 방향으로 총가속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중국을 몰락으로 이끄는 지도자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시진핑에게 언제까지나 인민들이 박수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중국 경제가 흘러가는 모습이 그렇다. 이젠 중국내에 조차 공공연하게 위기론이 나오고 긴박함까지 강조하고 나섰다는 것은 이젠 중국내에서조차 지금 상황을 위태롭게 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루 교수의 위태위태한 경고가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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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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