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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춘제 소비 급증에 흥분하는 중국, “착각은 자유다!” - 中관영지 “춘제 소비 뜨거워…중국 경제 역동성 보여줘 - '춘제 소비'에 탄력받은 중국, 경기 부양에 전력투구 - 춘제 소비 늘어났다고? 이는 분명한 착각이다!
  • 기사등록 2024-02-20 11: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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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영지 “춘제 소비 뜨거워…중국 경제 역동성 보여줘”]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시기에 중국인들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중국의 언론들은 중국 경제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고, 국내 언론들도 중국 보도내용을 그대로 옮기면서 함께 흥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춘제 소비는 그들의 주장대로 엄청나게 폭증한 것이고, 이것이 중국 경제 회복의 단초가 될 수 있을까?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청년보’는 19일, “올해 뜨거운 춘제소비는 중국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의 경우 8일간의 춘제 연휴(10~17일) 기간 이용자의 해외 소비는 작년 동기 대비 140% 증가했다”고 전했다.


알리페이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태국 등에 대한 비자면제 정책에 따라 중국인들의 동남아 지역 내 소비가 같은 기간 580% 늘었다.


또한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연휴 기간 중국 내 여행객이 4억 74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4.3% 늘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9% 증가했다”고 전했다.


CCTV는 이어 “정책과 공급, 선전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으로 주민들의 여행 의지가 높아졌다”면서 “여행자 숫자와 지출 비용 등 다양한 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 기간동안의 중국 국내 여행객 지출액은 6326억 8700만위안(약 118조원)으로 전년 대비 47.3%, 2019년 대비 7.7% 늘었다.


이와 관련해 여행 플랫폼 씨트립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연휴 때 국내외 여행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관광지 입장권 주문은 작년 대비 60% 이상, 해외 여행지 입장권 주문은 2019년 대비 130% 이상 늘어났다.


또한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 통계에 따르면, 중국 해외 여행객은 춘제 기간 전 세계 120여개국, 1천700여 개 도시를 찾았다. 해외 호텔 예약은 작년 동기에 비해 4.7배, 해외 항공권 예약은 14배 급증했다.


이러한 춘제 소비에 대해 중국청년보는 춘제 때 중국 소비세를 최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중국 영화 '열랄곤탕'(热辣滚烫·후끈후끈하다는 뜻·영어명 욜로) 제목에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여성 감독 겸 배우 자링의 ‘욜로’가 27억 1500만 위안(약 5000억원)의 흥행 수입을 거둬 1위를 차지했다


중국청년보는 그러면서 “현재 중국 소비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춘제 소비는 소비가 증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여러 언론들도 중국 관영매체들의 이러한 보도 내용을 그대로 전하면서 “춘제 이후 중국 경제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춘제 소비'에 탄력받은 중국, 경기 부양에 전력투구]


일단 중국 당국은 춘제 소비 추이에 흥분하면서 이를 계기로 여세를 몰아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중국 국유은행들은 정부의 주문에 따라 적격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최소 600억위안(약 11조1천15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농업은행은 이날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간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400억위안(약 7조4천억원) 이상의 대출을 승인했다고 밝혔으며, 건설은행은 지난 16일 5개 부동산 사업에 대한 대출을 30억위안(약 5천600억원)으로 늘렸고, 200억위안(약 3조7천억원) 이상의 추가 대출이 곧 시행될 것이라고 알렸다.


국유은행들의 지원책은 앞서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에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적격 프로젝트(화이트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한 이후 나왔다. 이를 통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당국의 태도는 연휴가 끝난 뒤인 지난 18일, 리창(李强) 총리가 국무원 회의에서 경제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실용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면서 본격화됐다.


[춘제 소비 늘어났다고? 이는 분명한 착각이다!]


그렇다면 중국 당국이 말하는 대로 춘제 소비 증가가 경기 회복의 신호탄일까? 진정으로 중국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을까?


우선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ING의 린 송 중국 애널리스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중국인들이 춘제를 기념하고 있지만 소비 심리는 약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관영 매체들도 열차와 여객기 티켓이 매진되는 등 국내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전하고 있지만, 소비와 관련한 소식은 뜸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고향인 쓰촨성 펑저우에서 전화 인터뷰한 대학원생 리위안위안 씨도 “올해 춘제 분위기는 과거와 다르다”면서 “이전에는 여행용 가방 여러 개에 선물을 싸 들고 고향에 왔는데, 올해는 대학이 있는 저장성의 소시지 특산품만 가방 하나에 담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물을 줄인 이유로 춘제의 활기가 예년만 못하고 무엇보다 용돈이 올해 들어 감소한 점을 꼽았다.


매년 설날 중국인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는 관영 중국중앙(CC)TV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춘제 완후이'(春節晩會)에서도 달라진 모습이 감지됐다. 그동안 단골 소재였던 경제와 번영, 성장 같은 주제가 빠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A)방송은 “경제 둔화로 중국 소비자들이 '가성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실제로 베이징의 한 국영 항공사에서 일하는 쉬모(31)씨는 “예전에는 수입이 많아 여행과 오락, 외식에 돈을 썼지만, 팬데믹 이후로 수입이 불안정해져 해외여행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도 지난 17일, “경제 불안정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중국에서 새해 세뱃돈에 해당하는 야쑤이첸(壓歲錢) 전달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관광객 수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크게 웃돌았지만 1인당 소비 금액은 이전보다 줄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대표 SNS인 위챗(微信)에 따르면, 올해 새해를 앞둔 지난 8일까지 거래된 디지털 훙바오(紅包·붉은 봉투) 송수신은 52억7000만 건으로, 이는 지난 2017년 142억 건에 비해 약 90억 건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요즘 중국에서는 아예 현금 거래를 하지 않는 대신 대부분의 금전거래를 디지털로 하고 있으며, 디지털 훙바오는 선물과 금전을 전달하는 통로로 자주 이용된다. 이렇게 “이전보다 금전거래가 줄어든 이유는 훙바오에 담아야 할 돈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입은 줄고 있는 중국인들의 고충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에포크타임스는 분석했다.


VOA도 18일(현지시간) “중국내 언론들이 춘제 기간 동안 대폭 늘어난 여행객들의 수치로 인해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는 경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올해 춘제 기간 동안 해외로 여행하는 중국인 수도 지난해보다 급격히 증가했지만,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VOA는 이어 “올해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중국인들의 여행 횟수와 소비 의향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심각한 어려움은 여전하며 정부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경제의 근간 중 하나인 부동산 경기가 겨울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부동산 시장이 계속 침체됨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었고, 여러 선진국은 경제 과열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VOA는 그러면서 “현재 중국 정부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분명해짐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새로운 조치를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경제는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침체, 지방 정부 부채 위험, 디플레이션 압력, 외국인 투자의 대규모 철수, 높은 청년 실업률, 경제 성장 둔화, 중국 증시 폭락으로 인한 주주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는 등 끊임없는 악재에 직면해 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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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국 경제는 지금도 엄청난 풍랑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함부로 경제 회복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 지도부가 각성하고 경제 우선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그러한 근본적 태도 변화없이는 중국 경제가 되살아 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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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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