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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1-30 12: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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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김건희 여사 이슈'에 대한 당 내부 발언의 수위도 약해진 듯하다. 한 위원장도 김 여사와 관련된 언급은 자제하고, 586(50대·80년대학번·60년생) 운동권 출신 야당 정치인 청산과 정치 개혁에 무게를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서 586청산-정치개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한 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국민 우려를 전달하지 않은 이유'에 관한 질문에 "제 생각은 분명하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린 바 있다"며 "더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사퇴 요구를 받은 이후 김 여사와 관련된 말을 아끼는데 대통령실에서 잘할 것이라 보는 것인가'라는 질의에는 "대통령과 저와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대통령과 제가 힘을 합쳐서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 뭘 할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재차 '윤 대통령이 신년 대담 등을 통해 김 여사와 관련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지로 묻자 "그 부분에 대해 제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김 여사와 관련해서는 공을 용산으로 넘긴 듯하다. 특히,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암묵적 동의'로 물러섰다.


그는 지난 18일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침묵에도 눈길이 쏠린다. 그는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지난 25일 비대위 회의에서는 김 여사와 연관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더 밝혀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몸을 낮춘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열린 29일 회의에서는 공개 발언조차 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명품가방 논란을 바라보며 말바꾸기를 했다.


이 교수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덫에 빠진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라고 무조건 주장하는 것은 당사자 입장에서 합당하지 아니할 수 있겠구나 하는데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당 내부에서도 전날 오찬으로 당정 갈등은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 여사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더는 이를 문제 삼지 말라는 의지를 대통령실에서 암묵적으로 전달한 것이고, 당도 이를 받아들였다는 거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여사 문제는 이미 몰카공작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히 인식을 다 같이 한다"며 "당과 정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또 다른 이견이 더 이상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한 위원장이 이야기한 대로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이 있지 않겠나"라며 "김 여사 문제에 관해서는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이고, 거기에 대해 지금 당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앞으로 한 위원장은 총선 구도를 '운동권 심판론'으로 가져가기 위한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민주당 주류 세력인 586 운동권을 겨냥한 여권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의 전략적인 '자객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위원장은 출근길에서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과 문재인 정부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론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정신 차리고 운동권 특권정치를 종식하는 데 동참하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동권 특권 정치조차도 만족하지 못하고, 개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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