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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게 닥친 위기, '한계상황'에 다다른 러시아 - 북한 닮아가는 러시아, ‘한계점’까지 추락하고 있다 - 전쟁자금 국민불만 인플레 ‘삼중고’ 직면한 러시아 - 3월 대선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 기사등록 2024-01-28 07:48:40
  • 수정 2024-01-28 07: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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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닮아가는 러시아, ‘한계점’까지 추락하고 있다]


러시아가 사상 최악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과 서방의 제재로 인한 금단현상까지 겹치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맞는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몰려가고 있다”면서 “최근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마저 정전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난방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심지어 생명을 위협받고 있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치전문가인 제이슨 제이 스마트(Jason Jay Smart)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계속되는 난방 재난으로 인해 또 다른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러시아를 한계점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는 이어 “러시아에서는 이미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동사하는 시민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그 수는 벌써 1천여명을 넘었다”며 “영국 국방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위기의 원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인데, 전쟁 자금이 과다하게 지출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에 대한 운영자금을 대폭 삭감했고, 이로인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지금 날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내의 현지 매체들도 지난 1월 9일, “수도 모스크바의 4분의 1 이상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로인해 난방이 완전히 끊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SNS에서도 “가정에서 난방을 할 수가 없어서 길거리로 나와 모닥불을 피우면서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3일에는 러시아 해군 장교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비보르크 지역의 자택에서 전기가 끊긴 후 얼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르크 지역은 지난 12월 29일부터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국방부의 정보 업데이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까지 정전이 수시로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노후화된 유틸리티 인프라를 유지보수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자금이 소진되어 이번 겨울을 전혀 대처하지 못한 탓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 정보보고업데이트에 의하면, 이러한 정전은 지금 러시아내의 16개 주요 대도시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로인해 난방도 완전히 끊겨있는 상태다. 물론 다른 해에도 정전 문제는 발생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러한 정전은 더욱 극심해졌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그동안 일상적으로 공공 인프라에 대한 재투자보다 군사비 지출을 우선시해 온 탓이기도 하다. 더불어 지난해의 전쟁을 위한 군사동원이 자격을 갖춘 난방 엔지니어와 배관공을 포함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인력 부족을 초래했을 가능성도 크다.


물론 러시아 당국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이러한 정전 사태에 대응하려 하고 있지만, 마땅히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또한 러시아가 안고 있는 과제는 난방 문제 뿐만 아니다.


[전쟁자금 국민불만 인플레 ‘삼중고’ 직면한 러시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달걀 가격이 2022년 동월 대비 60% 이상 오른 가운데, 러시아 경제가 삼중고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면서 “올해로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의 식료품 물가가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당국은 급히 튀르키예,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에서 달걀을 들여오고 수입 관세를 철폐했다.


실제로 러시아 소셜미디어엔 “달걀이냐 캐비어냐 고민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이 아니라 계란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롱 섞인 내용의 게시글이 줄줄이 올라오기도 했다.


WSJ은 이에 대해 “‘달걀값 급등 사태’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일단 루블화 약세는 사료와 동물 의약품 수입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켰고, 또 국내에서 노동할 인구가 줄었기에 농장의 일손도 부족하다보니 달걀 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해도 해도 너무 올랐다.


경제 자문 회사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타티아나 올로바는 “소비자는 달걀 가격을 보고 인플레이션을 알아챌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중앙은행이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한 소비자 심리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 연간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의 당초 목표인 4%의 2배에 가까운 7.4%를 기록했다. 이렇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2월 기준금리를 16%로 인상했다. 지난해 6월 7.5%에 비해 2배 이상 올린 것이다.


WSJ은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전쟁 자금 조달, 대중 불만, 물가 상승의 3가지 문제 사이에서 고군분투 중”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렇게 러시아에게 닥친 3중고를 마땅히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전 러시아 중앙은행 관계자는 “이는 트릴레마(삼중고)”라며 “전쟁 자금 마련과 대중 불만 해소는 정부 지출로 해결할 수 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결국 ‘물가 안정’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달걀 가격은 곧 안정되겠지만, 물가는 높을 것”이라 전망한다. WSJ은 이와 관련해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인플레이션은 잦아드는 추세나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3월 대선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현재의 관심사는 이러한 러시아 경제의 난맥상이 3월에 치러지는 푸틴의 대통령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의 문제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의 대통령 선거라는 것 자체가 야당과 반 푸틴 언론들을 모두 통제하고, 사실상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에 문제가 심각하다 하더라도, 푸틴의 지지율에 약간의 타격을 주기는 하겠지만, 별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크렘린은 푸틴의 통치 합법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도 러시아인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당장 튀르키예,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등으로부터 달걀 주문을 늘리고 해당 제품에 대한 관세도 폐지했다. 또한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달걀 및 닭고기 생산업체들을 독려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재로 인해 백신이 수입되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33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안드레이는 WSJ에 “달걀 파동은 러시아인들에게 경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한 예에 불과하다”면서 “러시아인들은 앞으로 오랫동안 고립의 대가를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결국 그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푸틴이 독재를 하려 한다해도 러시아 국민이 강하게 이를 거부하면 제아무리 푸틴이라도 견뎌낼 수 없다. 그러나 러시아 국민들은 그럼에도 푸틴을 지지한다. 그렇다면 그로인한 모든 결과는 오롯이 러시아 국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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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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