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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경제 최악 시나리오, “집값 50% 더 폭락할 것” - 중국 경제 끝없는 추락, “경기 침체 수년간 지속” - 이미 대도시로 번진 부동산 위기, 감당 가능할까 - 부동산 시장 위축, 당장 증시에 악영향
  • 기사등록 2024-01-26 00: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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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끝없는 추락, “경기 침체 수년간 지속”]


중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 심리 위축, 디플레이션이 복합적으로 덮치면서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역대급 '거래절벽'에 짓눌린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이 50%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만약 이러한 예측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GDP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자체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으며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당국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며, 경제학자들은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의하면, 실제로 중국 통계국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해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이른바 '1선 도시'에선 주택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14%나 낮아졌다. 결국 중국 부동산 시장은 '매물 누적량 증가→가격 하락→거래량 급감'이라는 전형적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은 싸늘하게 식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분석에 따르면, 한때 번성했던 부동산 회사들은 2020년부터 2023년 말까지 약 1,250억 달러(167조 625억원)의 해외 채권을 채무 불이행한 후, 해외 투자자와의 장기적인 협상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렇게 주택 매수세가 뚝 떨어지면서 건설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만나자 건설사들은 나름의 고육책을 짜내고 있다. 예컨대 작년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한 주택 단지는 '집을 구입하면 10g짜리 골드바를 주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또 중국 톈진의 한 부동산 업체의 경우, “집을 사면 아내에게 준다”는 말을 패러디한 “집을 사고 아내를 공짜로 받으세요”란 말장난식의 영상 광고를 내보냈다가 약 4,184달러(560만 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이에 대해 WSJ는 “기이한 마케팅 출현은 중국 부동산 불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중국 부동산 시세가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달 초, 중국 인민은행의 전 통계국장이었던 성송청은 현지 컨퍼런스에서 “주택 경기 침체가 2년 더 지속될 것”이라면서 “2024년과 2025년에 신규 주택 판매량이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예상은 중국 부동산에 대해 지극히 낙관적으로 평가한 수치에 속한다. ANZ의 수석 중국 경제학자 레이몬드 영은 WSJ에 “집을 사거나, 살 수 있거나, 사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중국인들이 부동산 부문을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으며, 주택은 더 이상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매 욕구가 사라져 버림으로써 초래되는 경제적 후과(後果)이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과 관련 산업은 한때 국내총생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으며, 이 부문의 침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한마디로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중국 인민은행은 다음 달 5일부터 은행예금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86조 원)을 시중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규모 유동성 지원 등 공격적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던 전문가들 지적을 따른 셈이다.


그러나 과거 일본이 부동산과 주가가 폭락한 후 반등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결국 중국 경제가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중국 부동산 가격의 바닥이 어느 정도일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홍콩 부동산 에이전시 '센터라인 프로퍼티'의 류위안 연구원은 WSJ에 “중국 정부의 도움 없이는 신규 주택 가격이 현재보다 50% 더 떨어질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을 내놓았다.


류위안 연구원의 전망처럼 중국 부동산 가격이 50% 이하로 떨어진다면,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구제 불가능 상태로 빠져들 수도 있다. 중국 경제가 그만큼 부동산 시장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당연히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디폴트 상태에 줄줄이 빠지게 될 것이고, 이는 당장 중국 금융기관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먼저 지방정부들도 디폴트의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를 어찌 중앙정부가 막을 수 있겠는기?


[이미 대도시로 번진 부동산 위기, 감당 가능할까?]


중요한 것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이미 대도시로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주택 구매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내림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되기는커녕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그동안 중국에 부동산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럼에도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중국을 대표하는 대도시의 아파트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접어들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이른바 ‘1선도시(一線城市)’ 아파트마저도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부동산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이어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마저도 매물이 쌓이고 원매자도 없어 거래량 자체가 급감하는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의 특대도시마저 부동산 하락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매매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임대조차 썰렁하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지난 1월10일 “대도시 주택 임대료 하락으로 집주인이 가만히 앉아 돈을 벌던 시대가 지나갔다”면서 “상하이 푸동지역의 알짜 아파트마저도 임대료를 15% 이상 대폭 내렸지만 지난 한달이상 임차 문의가 아예 없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가 그렇다면 나머지 대도시 상황이 어떨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1월1일 자에서 “중국 대도시 임대 시장이 엄동설한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시장 위축, 당장 증시에 악영향]


중국 당국이 정말 머리 아파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이러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중국의 경제전망을 암울하게 만들면서 당장 증시의 위축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 당국도 중국 증시의 위축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쓰는 무기에 비해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데 고민이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3일, “추락하는 중국 증시를 보다 못한 중국 정부가 결국 나섰다”면서 “당국이 2조위안(약 372조원) 규모의 증시안정기금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국유 기업의 역외 계좌 등을 통해 돈을 마련해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에 중화권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일단 반색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에선 이미 '약발이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2015년 주가 폭락 때에도 중국 정부가 300조 원 이상의 증시 안정 기금을 동원했으나, 이듬해 주가는 재차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엄청난 거금을 쏟아부어도 별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은 최근의 중화권 증시 폭락세가 시진핑 정부의 민간 기업 통제와 중국 거시 경제 전반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빚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인 부동산 시장의 대폭 위축이 중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단발성 자금 지원으로 증시가 살아날 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당국이 이번 주 중에 다양한 주식시장 구제 패키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간 부동산 침체로 타격받은 자국 내 개인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그러한 땜질식 처방으로 중국 증시가 살아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아닌다 미트라 BNY 멜론 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개혁 패키지로 보완되지 않는 한, 현재 반등의 지속 가능성은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미 둑이 터지기 시작했는데,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이미 기울어진 중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도 그러한 데 만약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지금보다 50%나 더 추락한다면 중국 경제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 그저 앞이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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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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