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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황당한 러시아, “美알래스카 땅 돌려받겠다!” - 푸틴의 망상, “옛 러시아·소련 부동산 확인·등록 명령” - 러시아가 고작 750만 달러에 팔아치운 알래스카 - 코웃음 친 미국, “알래스카는 미국 땅”
  • 기사등록 2024-01-25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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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망상, “옛 러시아·소련 부동산 확인·등록 명령”]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9세기 러시아 제국이 알래스카를 미국에 매각한 것을 불법으로 선언하면서 알래스카를 다시 러시아 소유로 되돌리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미국으로부터 다시 되찾아 오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그는 알래스카를 결코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소련과 러시아 제국의 재산을 포함하여 해외에 있는 러시아 재산을 찾아 등록하고 법적 보호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에 자금을 할당할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관련 법령에 따라 이 목적을 위한 기금이 러시아 연방 대통령 행정국 해외재산부에 배정되었다”고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이어 “이 기금은 러시아 연방, 구 러시아 제국, 구 소련이 소유한 부동산을 찾는 과정과 재산 권리의 정당한 등록 및 이 재산의 법적 보호와 관련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할당될 것”이라면서 “또 다른 법령은 해외에 있는 러시아 연방 재산을 관리하고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금을 할당했다”고 전했다.


물론 이 명령의 표현이 모호해서 이번 조치의 범위와 의도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의회전문지인 ‘더힐’은 러시아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가운데 발표된 이 법령에서 알래스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러시아내 군 관련 블로거들은 푸틴이 이 법령을 근거로 1867년 러시아가 알래스카 영토를 미국에 매각한 것이 불법이라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명령을 접한 러시아 내 극우 민족주의 블로거들은 한때 러시아가 지배했던 알래스카와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지의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위크도 “푸틴 대통령이 이 명령을 통해 알래스카 매각을 불법으로 규정했다는 부정확한 주장이 소셜미디어의 친(親)우크라이나 네티즌 등을 통해 온라인에 확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더힐은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러시아가 알래스카 영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을 시사해왔으나, 푸틴 대통령은 과거 지지자들을 향해 알래스카 매각과 관련해 선동당하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 주제와 관련해 폭소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반농담조로 “우리는 언젠가는 알래스카를 돌려받기를 기다려왔다. 이제 전쟁은 피할 수 없다”고 썼다.


그러나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 의원은 지난 12월에 “모스크바가 향후 알래스카 등의 이전 영토를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잃어버린 옛 러시아·소련의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푸틴 집권 이후 우크라이나 침공 등 러시아의 공격적인 대외정책의 밑바탕에 깔린 핵심 기조로 평가된다.


[러시아가 고작 750만 달러에 팔아치운 알래스카]


사실 러시아가 미국에 뇌물을 주면서까지 고작 750만 달러(100억원)에 팔아 치운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의 750만 달러를 현재 시세로 환산한다 해도 17억 달러(2조 3천억원)에 불과하다. 면적만 해도 서울의 250배 정도에 달하니 그 가격이 얼마나 헐값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이러한 세기적 매각을 성사시킨 이는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슈어드였다. 그는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매각할 의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접근해 매매계약을 성사시켰는데, 매입 당시 미국내에서는 동토의 땅을 쓸데없이 사들였다고 국민적 반발이 일 정도였다.


당시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매각하려 했던 것은 알래스카 땅이 모피사냥 외에는 쓸 용도가 별로 없었는데다 당시 영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러시아가 혹시 영국이 알래스카땅을 점령한 후 군사기지를 설치할 수도 있다고 판단해 선수를 쳐 미국에 매각을 해버렸다.


또 하나의 이유는 러시아 제국이 안고 있는 엄청난 빚 때문이었다. 당시 러시아는 영국의 유대계 금융 가문인 로스차일드가에 1500만 파운드의 빚을 연 5%의 고금리로 안고 있었다.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팔아 그 돈으로 이 빚을 청산하려 했던 것이다.


반면 미국은 알래스카 땅이 비록 동토의 땅이기는 하지만 지하에 엄청난 자원이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입장에서 영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어느 정도 있었다. 만약 영국이 알래스카를 점령한 후 캐나다와 손을 잡고 미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매각 승인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하원에서 반대 여론이 강해지자 속이 탄 러시아가 미국의 의회의원들에게 뇌물까지 주면서 매각안을 빨리 승인해 주기를 바랄 정도였다.


결국 미국내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1868년 7월, 미 의회의 승인을 얻은 후 러시아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알래스카를 미국 품에 안게 되었다.


그후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알래스카 땅에는 전 세계 매장량의 10분의 1에 해당되는 석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동시에 다양한 지하자원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수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아치운 것을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된다. 미소 냉전 시대에 돌입하면서 알래스카가 러시아의 목에 비수를 대는 형국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군사적 가치는 러시아에게 치명타를 안겨주게 된다.


[코웃음 친 미국, “알래스카는 미국 땅”]


러시아 내부에서 알래스카를 다시 러시아의 소유로 돌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미국은 한마디로 코웃음을 쳤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 매각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명령에 서명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이없다는 듯 “푸틴이 알래스카 매각이 불법이라는 뭔가에 서명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가 “미 정부에 있는 모두를 대신해 말하자면, 푸틴이 알래스카를 돌려받을 일은 확실히 없다”고 밝히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실소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무엇이 현재 또는 역사적 러시아 재산인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불분명하다”면서 “크렘린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밖 국가에서 자국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재산의 '보호'를 통해 궁극적으로 구소련 및 주변 국가에 혼란을 조성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러시아의 알래스카 땅에 대한 소유권 회복 주장은 사실상 망상에 가까운 것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푸틴 정신 상태로 보면 또 그렇게 주장하고 밀어붙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푸틴 동향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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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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