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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란의 수니파 기지 공습에 보복 나선 파키스탄 - 파키스탄, 좌충우돌 이란에 보복 공습 난타전 - 파키스탄 수니파 기지 때렸던 이란 - 후티반군에 대한 새로운 공격 이어간 미국]
  • 기사등록 2024-01-19 00: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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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이란에 보복 공습]


이란의 좌충우돌에 중동 정세가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 모사드기지를 목표로 했다면서 이라크를 공습한 데 이어, 핵을 보유한 ‘형제의 나라’ 파키스탄의 수니파 기지까지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파키스탄이 발끈하면서 이란을 보복공습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BBC는 18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최대 후원 세력인 이란이 남아시아 국가 파키스탄 영토내의 수니파 기지를 공격한지 이틀 만에 파키스탄이 이란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면서 “파키스탄은 국경을 접한 이란의 시스탄-발루치스탄에 있는 테러리스트 은신처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BBC는 이어 “파키스탄의 공습은 테헤란이 테러 단체를 겨냥한 것이라며 파키스탄내 수니파 기지를 공습한 것에 대해 격분하면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17일 저녁부터 이란과의 공식 국경을 일방적으로 폐쇄한 후 보복 공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수니파 기지 때렸던 이란]


사실 이번 파키스탄의 이란 공습은 이란이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이란은 지난 16일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에 있는 반(反) 이란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 단체인 ‘자이시 알 아들’의 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자이시 알 아들은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란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으로 2012년에 설립됐으며, 주로 국경 지대에서 활동한다.


발루치스탄은 이란 동남부와 아프가니스탄 남부와 접한 국경 지대다. 이란이 파키스탄 영공을 침범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날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에 대해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이 공격에 이용됐다”고 보도했고,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번 공격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가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기습 공습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는 이란에 강력히 항의했다. 잘릴 압바스 질라니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16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안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란이 파키스탄 영토에서 자행한 공격은 파키스탄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국제법과 파키스탄-이란 양국 관계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이란의 파키스탄 영토 내 도발적 행위에 대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면서 보복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이라크 공격했던 좌충우돌 이란]


특히 주목할 점은 이란과 파키스탄간 상호 공습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싸우고 있고, 레바논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미군을 겨냥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은 선박을 공격해 온 예멘의 후티 반군을 공습하는 등 중동에서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특히 같은 무슬림 국가인 이라크를 향해 이스라엘 모사드의 기지라면서 맹폭을 가했지만, 사실상 오폭이었음이 확인되면서 이라크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던 이란이 이번에는 같은 형제국가인 파키스탄을 또다시 공격했다는 점에서 이란의 좌충우돌이 과연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더더욱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파키스탄의 수니파 기지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분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이슬람 국가들이 어느 정도 한 목소리를 내면서 단결력을 보여 주었는데, 이란의 수니파 공격이 이러한 친팔레스타인 세력의 분열을 가져올 수도 있어서다. 그렇게 되면 이란이 지원하는 하마스나 후티반군, 그리고 헤즈볼라 등의 ‘저항의 축’ 세력에 대한 이슬람 국가들의 지원이 흐트러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더불어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잠재적 핵 보유국 간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해 은밀하게 핵물질을 농축하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한 발 더 나아가 인도·이스라엘·북한과 함께 비공식 핵 보유국으로 간주되는 나라다.


물론 파키스탄과 이란 사이는 평소에도 좋지 않았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에서 공격을 감행하는 무장 단체를 은신처로 삼고 있다고 서로를 비난해 왔었다. 그럼에도 두 국가간 공식적인 군사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었는데, 이번에 돌연 이란이 미사일로 공격해 옴으로써 양국간 사실상 파국의 길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파키스탄이 이번 보복 공습을 하면서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전적으로 존중하지만 우리의 조치는 모든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파키스탄의 확고한 결의의 표명”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파키스탄의 의지를 분명히 읽을 수 있다.


결국 이란의 좌충우돌식 이라크 및 파키스탄에 대한 공습은 이스라엘 대 하마스, 미국·영국과 후티반군이라는 전선을 완전히 와해시키면서, 이라크와 파키스탄까지 전선을 넓혔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란이 지원하는 일명 ‘저항의 축’ 세력들의 항전 의지까지 뒤흔들어 버리는 패착을 가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후티반군에 대한 미국과 영국 등 연합세력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이란이 저항의 축 세력과 연합해 제2의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수도 있다는 전망 또한 상당히 힘을 잃게 되었다. 이미 이라크와 파키스탄과 치고받기식의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란이 중심이 된 중동전쟁을 치를 의사가 사실상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후티반군에 대한 새로운 공격 이어간 미국]


한편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 미국·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결하고 있는 홍해 일대에서도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17일 야흐야 사레아 후티 군사 대변인은 이날 새벽 아덴만에서 미국 선박 ‘젠코 피카르디’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후티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같은 날 미군 당국자를 인용해 “현지에 배치된 군함과 잠수함들이 미사일 발사대 등 후티 군사시설 14여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후티 거점을 겨냥한 미군의 네번째 폭격이다. 이와 관련해 미 중부사령부는 “발사대에 놓여 언제든 쏘아질 수 있었던 (후티의)미사일들은 역내 상선과 미군 함선들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었다”며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와 의무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후티반군을 억누르기 위해 유럽연합(EU)도 동참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17일, “유럽연합(EU)이 홍해에서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해군 작전을 실시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이는 미국과 영국이 최근 홍해에서 잇따라 선박을 위협하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의 근거지를 타격하며 대응에 나선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계획안에 따르면, EU는 이번 작전의 일부로 홍해에 다기능 구축함 또는 호위함 최소 3척을 보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이 후티 반군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한 다국적 해상 안보 작전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과 기밀 해양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EU는 이르면 오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EU 전문매체인 '유랙티브닷컴'은 “승인이 이뤄지면 EU 작전은 이르면 내달 말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U의 이번 계획은 서방이 홍해에서 후티의 공격을 저지하면서도 중동 분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피하려고 하는 가운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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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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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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