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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청년이 두려운 中 공산당, 실업률 통계 대대적 조작 - 돌연 재학생 뺀 청년 실업률 발표한 중국 - 신뢰가 사라진 중국 통계, 위기 자초할 것 - "중국의 청년층, 경제적으로 매우 불만족"
  • 기사등록 2024-01-18 12: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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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재학생 뺀 청년 실업률 발표한 중국]


중국이 청년 일자리 통계를 돌연 중단했다가 6개월만에 통계 산정 방식을 전면 수정한 결과치를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숨기면서 긍정적 통계치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다시금 중국 통계의 신뢰성이 도마에 올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중국 당국이 지난해 7월부터 청년 일자리 통계 발표를 중단한 바 있는데, 6개월만에 '재학생'을 통계 모집단에서 아예 뺀 수치를 발표했다”면서 “이러한 통계 산정 방식 변경은 올해 기록적인 1,179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취업 시장에 진입할 예정으로 있는 상황에서 긍정적 통계치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이날 “국제 기준과 각국 경험을 연구하고, 실제 조사·연구를 벌여 실업률 통계 방법과 규격을 진지하게 정리함으로써 연령대별 실업률 통계를 정리·개선했다”며 “재학생을 포함하지 않은 16∼24세 노동력 실업률을 발표함으로써, 사회에 진출해 진정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의 실업 상황을 더 정확하게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국가통계국은 이어 “지난해 기준 중국의 16∼24세 인구 중 재학생의 비중은 6천200만명으로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非)재학생은 약 3천400만명으로 35% 정도 된다”면서 “16∼24세 인구 중 재학생을 뺀 청년 실업률은 14.9%”라고 발표했다.


국가통계국은 이렇게 청년 실업률 산정의 모집단을 개정하게 된 배경에는, 학교 재학생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취직이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25∼29세, 30∼59세 실업률도 재학생을 제외하고 측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된 2023년 연간 16∼24세 청년실업률은 계속 상승하다, 6월 들어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던 작년 중반 수준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재학생을 제외한 실업률은, 작년 16∼24세 청년실업률 14.9%, 25∼29세는 6.1%, 30∼59세는 3.9%였다.


이와 관련해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국가 상황을 볼 때, 재학생의 주된 임무는 공부지, 아르바이트(兼職工作)가 아니다”라며 “재학생을 연령 구성에 포함하면 학교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찾는 청년과 졸업 후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 섞여 사회에 진출해 진정으로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의 취업·실업 상황이 정확히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측정 방식이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에게 더 정확한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효과적이며 맞춤형인 취업 정책을 제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러한 중국 당국의 설명은 어찌보면 상당히 합리적인 듯 보이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함정이 숨겨져 있다.


특히 중국의 대학생들 가운데 취업이 힘들어서 대학원에 진학해 버리는 이들도 모두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된다는 점에서, 이번 중국 국가통계국의 실업률 발표는 한마디로 눈 감고 아웅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신문이 지난 1월 13일, “일류대마저 취업률 20%, ‘시진핑에게 버림받았다!’”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2494회)을 통해 자세히 분석해 드린 바 있다.


[재학생 뺀 실업률 통계가 갖는 함정]


중국은 지금 경제 회복을 방해하는 일련의 역풍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사회의 중요 이슈로 부각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자칫 청년 일자리 문제가 사회 전면으로 부각된다면, 중국 사회에 어떠한 충격파를 가져올지 예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 공산당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청년들이 시진핑 정부를 비판하면서 들고 일어서는 것이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22년 11월의 청년들에 의한 백지시위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당시의 흐름은 자칫 제2의 천안문사태로 발전해 갈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시 주석은 자신의 제1가는 업적이라 추켜 세워왔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한순간에 모두 포기해 버리는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청년 일자리 문제는 사실 제로 코로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사회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젊은 세대가 시진핑으로부터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중국 공산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공개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다면서 5명당 1명꼴 이상으로 실직자라는 통계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게 되면, 그로인한 실직자들의 심리적 공동체 형성을 도와주는 꼴이 될 수도 있어서, 지난해 6월 돌연 발표를 중단하면서 그동안 통계를 전면적으로 조작하는 작업을 해 왔던 것이다.


또 하나는 중국이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려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다는 통계를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산정 방식 자체를 전면 수정함으로써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사실 실업률은 그 국가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다. 부동산시장 침체나 내수 부진, 미국발 경제 제재 등 작년 한 해 중국을 괴롭힌 경제적 악재 가운데 청년실업률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았던 점도 이런 추정에 힘을 보탠다.


그런 면에서 중국의 청년 실업률 상승은 중국 경제가 시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청년 실업률이 높아짐으로써 경제의 미래 기반도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뼈아프게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러한 수치를 아예 외부에 보여주기 싫다는 의도로 통계의 대대적 조작을 6개월여에 걸쳐 했다고 볼 수 있다.


[신뢰가 사라진 중국 통계, 위기 자초할 것]


문제는 이렇게 모집단을 아예 조작하여 발표하는 중국의 청년 실업률 발표를 해외는 물론 중국내 청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사실 국가 통계란 그 국가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물론 중국의 통계 조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청년 실업률의 모집단 변경 또한 그러한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중국 통계당국의 청년 실업률 통계 조작은 해외는 물론 중국내 청년들에게도 절대적으로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 연구팀은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족'과 부모에 의존해 생활하는 '캥거루족'을 합치면, 작년 3월(공식 청년실업률 19.6%)의 실제 청년실업률이 46.5%라는 추계를 내놓은 바 있는데, 그러한 산정 방식도 중국의 청년 일자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중국 당국이 아무리 실업률 산정 방식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청년실업률 14.9%라는 수치가 지나치게 조작된 허상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사실 중국 당국이 이러한 수치를 발표하려면 지난해 6월 마지막으로 발표했던 당시의 실업률 21.3%와 지금을 비교할 수 있는 수치를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그러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저 14.9%라는 새로운 수치만 덜렁 내놓았을 뿐이다. 그러니 그동안 발표하지 않았던 지난 6개월 동안 청년 실업률 변동이 어떠했는지 전혀 짐작할 길이 없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제상황은 지속적으로 부정적 지표들만 가득했다. 특히 공산당 리스크로 인한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이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도맡아 왔던 민간기업의 쇠퇴, 그리고 아직도 공동부유를 내세워 억압하고 있는 교육부문 등을 본다면, 청년 실업률은 더욱 악화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중국은 숫자를 조작하고 숫자가 당황스러우면 아예 발표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서 “그러한 중국은 결국 모든 신뢰를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이어 미국의 모닝컨설트가 중국에서 매일 조사하는 소비자 심리추적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중국의 젊은 층들은 노년층에 비해 지속적으로 낮은 소비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경우 청년층의 소비심리가 노년층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중국의 청년층들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더 불만족스러운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WSJ은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률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진짜 데이터를 숨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펑파이신문 등 중국 현지매체들은 지난 13일, “초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한 20대 청년이 배달 기사로 일하며 3년 만에 102만위안(약 1억9천만원)을 벌었다”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하이바오신문도 지난 15일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 일을 해 7년 만에 빚을 갚고 집까지 장만한 30대 셰언쑹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으로 중국의 여러 매체에서 동시에 밑바닥 성공 사례를 잇달아 부각한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에 의해 기획된 기사라고 추정할 수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최악의 취업난에도 당국이 제대로 된 고용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년층의 '링훠취업(靈活就業·정규직이 아닌 자유직 종사)'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흐름은 문화대혁명(1966∼1976년) 때 마오쩌둥이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며 지식인과 학생들을 강제로 농촌으로 보냈던 하방 운동과 유사한 '신하방(新下放)'정책으로 이러한 정책은 당면한 취업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코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한계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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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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