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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총통선거 그 후, 수렁에 빠진 중국 - 反中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 충격에 빠진 중국 -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중 후보의 패배, 시진핑의 절망 가져올 것 - 중국이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중후보 낙선 자초
  • 기사등록 2024-01-15 00: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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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


중국이 완전한 패배를 당했다.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의 민심은 중국과 친하게 지내려하는 국민당을 거부했다. 중국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대만의 연합보는 14일, “전날 치러진 총통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총 558만 6019표 40.05%의 득표율로 33.49%(467만 1021표)를 보인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대만에서는 1996년 직선제 도입 후 2000년부터 민진당과 국민당이 8년을 주기로 집권해 왔는데, 라이칭더 승리로 민진당은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총통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그러나 민진당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총선)에서 113석 중 51석을 얻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국민당이 52석, 민중당이 8석, 무소속이 2석을 각각 가져가 여소야대가 됐다.


전통적 안보가 아닌 민생 공약을 내세워 2030 유권자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은 커원저 총통 후보 인기에 힘입어 민중당이 8석을 획득, 양당 구도에 균열을 내며 캐스팅 보트를 쥔 것도 주목된다.


[대만 총통 선거가 주는 의미]


‘글로벌 선거의 해’인 2024년 들어 세계에서 첫 번째로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중국 압박을 뚫고 승리를 거머쥔 라이 당선인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구촌 첫 대선에서 대만이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며 “대만이 전세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계속 민주주의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는 2024년 첫 번째의 지정학적 분수령이 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둘러싼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BBC는 “라이칭더의 승리는 중국의 압박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부분 사람들은 ‘민진당을 뽑으면 전쟁을 치르게 된다’는 주장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진행한 일련의 안보·경제적 압박이 역효과를 본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친중 후보의 패배, 충격에 빠진 중국]


사실 이번 대만 총통선거에서 중국은 친중후보인 허우유이의 당선을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고, 또한 중국에서 허우유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사이버 공작을 포함해 군사적·경제적 압박 등을 통해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를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일단 대만 총통선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았다. AFP 통신은 13일,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 웨이보가 이날 대만 선거' 관련 주제가 1억6천32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화제 중 하나로 떠오르자 해당 해시태그를 차단 처리 했다”면서 “오전에 대만 선거 관련 해시태그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웨이보 이용자들은 '대만’, ‘대만 지역’ 등의 해시태그를 활용하면서 관련 주제의 게시글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만’ 해시태그는 19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AFP는 이어 “신화통신, 중국중앙TV(CCTV), 인민일보 등 중국 최대 뉴스 플랫폼들도 대만 선거 관련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에서 자유로운 투표에 의해 총통이 뽑힌다는 것 자체가 매우 거북스러운 뉴스다. 여기에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대만을 향해 온갖 압박과 위협을 가해왔으면서도, 대만인들의 선택을 친중으로 바꾸는데 실패했다는 것은 중국 인민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 한마디로 ‘천하의 시진핑’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꺠우쳐 준다는 것 자체가 중국 공산당에게는 충격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이날 “이번 대만 지역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양안의 동포가 갈수록 가깝고 친밀해지려는 공동의 바람을 바꿀 수 없다”면서 “조국이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2020년 선거에 비해 민진당의 총통후보 지지율이 57.13%에서 40.05%로 축소된 것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억지 궤변이다. 지난 2020년 선거는 양자대결이었지만 이번에는 3자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천대변인의 이날 논평은 중국 관영매체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곳에 꼭꼭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바이두 등 포털 사이트에서 '대만'을 검색해도 천 대변인의 논평만 확인될 뿐 대만 선거 결과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중국당국도 대만선거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중국 당국의 입장은 이번 총통선거에서 친중 국민당후보의 패배가 그만큼 뼈아프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상 당장 대만 점령을 위한 전쟁을 일으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반중 후보인 라이칭더가 당선됨으로써 경제적 어려움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시진핑이 대만 통일 분위기 조성을 통해 위기 극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단번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중후보 낙선 자초]


중요한 것은 대만 총통선거를 향한 중국의 전략이 정말로 무모하고 또 자가당착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중국은 자신들의 전략이 그렇게 문제가 많다는 것을 정작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지난 2020년의 총통선거에서 사실상 패색이 짙었던 차이잉원 후보의 전세를 역전시키면서 당선에 이르게 한 주체가 바로 중국이었다. 중국이 강행한 홍콩의 일국양제 폐지, 그리고 홍콩의 민주주의를 강력하게 억압하면서 대만인들을 깨우치게 함으로써 치이잉원 총통이 결국 재선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총통 선거에서도 반중·독립 성향인 민진당이 승리를 거둔 배경에 '대만과의 통일'을 강조하는 등 압박을 가한 중국의 역할이 컸다. CNN은 이날 민진당의 승리 직후 “이번 선거 결과는 중국이 아무리 경제적 제재나 군사적 위협을 가하더라도 대만 국민들은 대만이 사실상 주권 국가라는 민진당의 견해를 지지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대만과의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라고 강조한 시진핑 주석의 말이 오히려 대만인들을 더욱 단결하게 만든 요인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수전 셔크 연구교수도 “(중국의) 더욱 강경하고 거친 접근법은 먹히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대만인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는 대만인들이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친미 총통을 선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대만향한 위협 강도 높일까?]


이 시점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의 태도다. 이와 관련해 CNN은 “이번 선거 결과가 베이징에는 타격”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이 향후 몇주 내에 대만에 대한 군사·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고, 신임 대만 총통의 취임식이 치러지는 5월 20일 전후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켄턴 티보 애틀랜틱카운슬 디지털포렌식연구소 중국 선임연구원도 WSJ에 “우리는 중국이 민진당 승리에 대해 대만에 후과를 입히려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경제적 강압, 안보영역 긴장 고조, 미국과 민진당이 아태 지역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서사의 전략적 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경제적 타격을 노리고 세금 감면 중단, 특정 제품 수입 중단 등의 보다 더 강력한 경제 제재에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라이칭더 당선에 대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놓고 “벼랑끝 전술과 긴장이 지속되고, 필시 더욱 심해질 것임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고 짚었다.


[친미 후보의 승리, 미소 숨긴 미국]


사실 미국은 이미 친미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을 예견하고 있었다. 미국이 대만 총통선거 전에 중국의 고위당국자들과 연일 회담을 열면서 양안관계의 안정을 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은 12일(미국 시간) 워싱턴 D.C.에서 반관반민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중인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중련부장)과 회동했다. 류젠차오는 차기 외교부장 기용설이 나돌고 있는 인물이다.


이날 회동에서 미국은 웃음을 숨긴 채 중국을 자극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일성으로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미국과 대만 관계는 경제와 문화, 대인 교류 등 다방면에 걸쳐 확장되고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민주주의를 내세워 대만과의 '초밀착'을 시사한 셈이다.


결정적인 것은 미국 정부가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이 결정된 직후인 14일(현지시간) 미국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한다는 점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가 이날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이 비공식 방문차 대만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거 후 회담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내는 이들 대표단은 대만의 여러 주요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AIT는 설명했다.


또한 빠른 시일안에 전직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고위급 사절단을 대만에 파견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집권 민주당과 공화당을 아우르는 이번 초당적 사절단에는 민주당 소속의 제임스 슈타인버그 전 국무부 차관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가 임명됐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초반에도 중국의 압박에 처한 대만에 미국이 굳건히 지지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전직 관리들로 이뤄진 고위 사절단을 2차례 대만에 보낸 바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초당적 사절단이 대만을 방문한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 바로 대만을 향한 미국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또한 중국의 대만 위협에 대해 미국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과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FT는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직후에 이런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중국 정부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렇게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커다란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만에서의 친미적 후보의 당선은 글로벌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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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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