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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발 가짜뉴스, 대만 대선을 뒤흔들다! - 대만총통선거에 가짜뉴스 쏟아내는 중국 - 여론조사까지 조작해 선동하는 중국 - 한국에도 여론조작 시도하는 중국
  • 기사등록 2024-01-11 12: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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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총통선거에 가짜뉴스 쏟아내는 중국]


중국이 대만 총통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 대만의 불안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는 물론, 심지어 가짜 여론조사 결과까지 광범위하게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중 후보의 당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러한 가짜뉴스가 대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에까지 마수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미디어그룹의 ‘France24’는 지난 8일(현지시간) “대만의 총통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중국발 가짜뉴스의 홍수에 직면해 있다”면서 “반중 후보인 집권 여당 민진당 후보를 겨냥한 가짜뉴스는 딥페이크부터 틱톡영상까지 다양한 수단과 방법으로 선거의 한 중심을 휘젓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BBC도 같은 날,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에는 반미를 부추기기 위한 가짜뉴스들이 횡행하고 있다”면서 “대만 정부가 중국을 향한 생물무기를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시민들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미국에 제공했다는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까지 판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어 “미국은 대만을 착취하는 존재로 묘사하는 가짜뉴스들도 떠돌고 있는데, 주로 대만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내용들이 많다”면서 “전쟁이 나도 미국은 대만을 돕지 않을 것이란 내용까지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그러면서 “이러한 가짜뉴스 또는 반미선동 뉴스들은 중국이 직접 관여하거나 대만 내의 친중파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도 10일, “대만 대선을 앞두고 현지 유권자들이 친중 허위 정보 홍수에 직면해 있다”면서 “오는 13일 총통 선거를 앞두고 딥페이크부터 숨 가쁜 틱톡 영상까지 허위 정보 물결이 대만 유권자들을 타격했으며, 그러한 허위 정보는 압도적으로 반중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는 이어 “전문가와 대만 관리들은 해당 허위 정보 캠페인이 중국과 관련됐다고 말한다”면서 “중국은 대만이 자국의 일부라는 주장에 반대하는 독립 성향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에 대한 반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짜뉴스에 대해 AFP는 “자체 팩트체크 결과, 그러한 영상 중 요란한 그래픽과 극적인 음악을 동반한 일부 틱톡 영상은 틱톡의 중국 내 버전인 더우인에 처음 등장한 후 틱톡에 여러 복제 영상이 올라오는 패턴을 보인다”고 밝혔다.


AFP는 그러면서 “라이칭더 후보를 조롱한 한 중국어 해시태그는 조회수 850만회를 기록했고, 민진당에 반대하는 게시글과 영상들은 악플과 음모론으로 채워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틱톡 이용자는 라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미국 시민권자인 '외국인'이기 때문에 출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 역시 가짜뉴스다. AFP에 따르면 “샤오메이친은 몇 년 전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고 누차 밝혔고, AFP도 미국 정부의 국적 포기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샤오메이친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근거없는 주장은 이번 선거 기간 가장 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는 이어 “전문가들은 이것이 허위 정보나 부분적인 진실만을 활용해,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수용하지 않는 어떠한 정치인도 깎아내리려는 중국과 연계된 공격임을 보여준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노팅엄대 조너선 설리번은 AFP에 “중국 주도의 정보 캠페인은 지속적이고 조직적이며, 대만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허위정보도 엄청나게 많이 생산해낸다”면서 “대만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애쓰는 극도로 잘 동원되고 의욕에 찬 경쟁자와 싸워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대만을 휩쓰는 가짜뉴스들의 양상은 누가 보더라도 중국이 직접 개입했고 중국내에서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물론 중국은 허위 정보 캠페인 연계 의혹에 대해 루머이고 과장됐다고 일축하지만, 그러한 중국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개입되었을만한 정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소셜미디어 분석업체인 미국 그래피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 5월부터 대만 이용자를 가장한 계정들이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으로 정치적 밈과 영상을 유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FP도 “AFP와 다른 팩트 체킹 단체들이 적발해 낸 많은 허위 정보나 오도하는 콘텐츠에서는 민진당이 대만의 이익에 반하고, 악의적인 미국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는 주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AFP는 이어 “이러한 영상 상당수는 민진당 반대자들의 발언을 이어 붙인 것이기는 하지만, 일부는 딥페이크”라며 “그러한 페이크 영상 중 지난해 11월 등장한 한 영상은 라이 후보가 언론에 마치 친중 야당을 칭찬하는 것처럼 눈에 띄게 오디오를 조작했다”고 전했다.


AFP는 그러면서 “대만 당국은 신속하게 해당 영상을 내리면서 그것이 유권자에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아예 시진핑 주석부터 나서서 집권 반중 민진당 후보가 당선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있고, 이번 대만 대선이 '전쟁과 평화 간 선택'이라면서 선동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크 뉴스까지 조작해 유포하면서 선거의 기류를 바꾸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지난 3일 “중국이 유인, 흑색선전 및 가짜 뉴스를 통해 이번 선거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것을 대중들이 똑똑히 볼 수 있다”며 “중국의 선거 개입이 심각하다”고 비난했다.


[여론조사까지 조작해 선동하는 중국]


그런데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대만 검찰이 지난해 12월 22일, 온라인 뉴스 사이트 핑거미디어의 기자 린시엔위안을 체포했다”면서 “검찰은 그가 대만 해협 건너편 푸젠성에서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아 '조작된' 대선 여론조사를 유포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타이중 검찰청은 “이 가짜 여론조사가 유권자들에게 선거 상황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대만 대선에 침투해 간섭했으며, 대만의 주권과 민주적 헌정 질서를 위협했다”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중국의 사주를 받은 핑거미디어는 지난해 12월 초 친중성향의 국민당 후보인 허우유이(侯友宜) 후보가 처음으로 이전 여론조사를 뒤집고, 집권 민진당 후보인 라이칭더(賴淸德 후보를 1.22% 포인트 앞섰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용을 대만 EBC 방송은 헤드라인 뉴스로 방송했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 뉴스는 ‘허우유이 추월’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번져갔고, 이를 중국의 대만사무판공실과 제휴한 Taiwan.cn, 시나 홍콩, 아이펑 등 중국 내 여러 뉴스 매체도 보도했다.


그러나 대만내 다른 여론조사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 핑거미디어의 여론조사의 진실성에 대해 의문을 품은 대만의 아시아 팩트체크 연구소(AFCL)가 전문 교수들을 상대로 자문을 구했고, 결국 핑거미디어의 여론조사가 조작된 것임을 밝혀냈다. 또한 수사에 돌입한 검찰은 이번 핑거미디어의 여론조사가 필드리서치를 하지도 않고 결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핑거미디어가 그동안 실시했던 여론조사들 대부분이 중국공산당의 지원을 받아 실시되었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이뿐 아니라 대만의 리버티타임스를 비롯한 23개의 매체들이 중국의 사주를 받고 차이잉원 총통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하는 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중국 당국이 펼치는 ‘적색 정보전쟁’이 대만내에 깊숙이 파고 들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친중적 여론을 조작했던 23개의 매체들 가운데 15개가 핑거미디어의 모회사인 지동 테크놀러지(Zhi Dong Technology)가 운용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이러한 친중 미디어는 과거에는 친중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뉴스 전파를 중심으로 선동해 왔지만, 이번 총통선거에서는 여론조사를 조작해 친중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한 여론조작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핑거미디어는 이번 총통선거에서도 여러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친중후보의 분위기 조성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최근들어 대만의 총통선거가 박빙이라는 결과도 이러한 조작의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여론조작 시도하는 중국]


중국은 한국에도 가짜뉴스와 가짜언론들을 통해 여론조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한국의 여론조작을 위해 위장 언론매체를 개설하고 ‘친중반미’ 콘텐츠를 유통해 왔던 것이다. 우리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11월 23일 밝힌 내용이 그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신문도 지난해 11월 24일, “中가짜 언론사 만들어 한국내 친중반미 여론조작 들통”이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2390회)을 통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조직적으로 댓글공작을 벌여온 사실도 확인됐다. 주로 중국 우월주의나 한국 비하 내용, 그리고 지역·세대·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댓글들을 주로 올려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국내 여론을 갈라치고 민심을 조작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온라인에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신문의 유튜브 댓글에도 중국발로 보이는 내용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네이버에서 발견된 댓글도 반일과 반미 선동을 일삼고, 반중적 기사나 글들에는 이를 비판하는 내용들이 달린다. 물론 이러한 댓글들이 중국 정부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다른 나라들에서 행했던 여론조작 사례를 보면 얼마든지 그 출처를 추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아마도 중국 정부는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분명히 친중적 정당이나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여론조작을 할 것이다.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해 왔던 일들이 그대로 우리나라에서도 행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하려던 중국의 여론조작이 들통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가짜 계정 80여 개를 적발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서도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댓글부대가 친중·반서방 정서를 조성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 못된 버릇이 어디 가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자나깨나 중국 조심’이다. 특히 양극단의 정치세력이 존재하는 한국 상황에서 중국의 여론조작은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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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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