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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한국의 비례대응 외교에 당황한 중국 - 中, 한미일 대화에 “中 발전 저지하려는 시도” - 한국 전투기, 중국의 방공구역 식별 비례 대응 - 한국정부의 비례성 대응, 중국은 당혹스럽다
  • 기사등록 2024-01-09 0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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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일 대화에 “中 발전 저지하려는 시도”]


한국 정부의 달라진 대중국 외교에 중국이 당황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것은 한국이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한국방공식별구역 침범에 대해 한국도 동일하게 중국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면서 비례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러한 한국 외교 변화의 배후에 한··일 3국의 결속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8일, 한··일 3국이 최근 개최한 제1차 인도·태평양 대화(인태 대화)에 대해 “한··일이 인태 대화에서 대만해협 평화를 강조했다”면서 “중국 발전을 저지하려는 집단적 시도”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날 글로벌타임스의 보도 요지는 한마디로 “인태 대화는 중국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한국과 일본이 (체스판의) 졸(卒, pawn) 역할을 하도록 요구받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한국과 일본의 대중국 전략이 완전히 달라진 배경에 미국의 압박이 있었고, 한·일 두 나라는 미국의 조종에 의해 강경하게 변하고 있다고 주장을 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한 이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중국의 군사전문가 쑹중핑이다. 그는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일본·한국의 정치·군사 동맹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중국을 공동의 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쑹중핑은 이어 “인태 대화의 본질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한 졸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과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 공동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동맹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역내 국가를 자국의 졸로 삼으려 한다”며 “한··일 대화가 역내 불안정 요인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을 한 한··일 대화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인태 대화)를 일컫는 것으로, 이날 회의에서는 한··일 3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을 무시하는 중국의 행위 등 인도태평양의 주요 위협에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3국은 북한이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확대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지르는 것을 규탄했다.


3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위험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에 대해 3국이 공개적으로 표명한 입장을 상기하면서,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의 어느 수역에서든 무력이나 강압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를 반대한다는 굳건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는 3국이 작년 8월 캠프 데이비드 한··일 정상회의에서 지적한 남중국해에서 불법 해상 영유권 주장을 관철하려는 중국의 위험한 행동을 재차 겨냥한 것인데, 이 대목에서 중국이 특히 당황한 것은, 그동안 남중국해 문제에서 침묵을 지키던 한국이 미국, 일본과 함께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3국은 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목 역시 중국으로서는 레드라인으로 상정하고 있었던 것인데, 한··일이 과감하게 들고 나서면서 중국은 당혹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국 전투기, 중국의 방공구역 식별 비례 대응]


중국을 정말 당황하게 만든 것은 중국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에 대해 그동안 묵인해 오던 것과는 달리, 우리 군도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차디즈)에 공군 전투기를 진입시켜 맞대응을 하고 있어서다.


그간 중국 군용기는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사전 통보도 없이 자기 안방처럼 넘나들기를 반복해 왔었음에도, 우리 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근접 비행하거나 외교 루트를 통해 항의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우리 군은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2월 28일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2023년 133회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0여 회에 비해 부쩍 늘었다”며 “과거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로 넘어오면 경고 등 수세적 대응을 했지만, 우리 군용기도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한 동일한 거리만큼 차디즈로 넘어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12월 14일에도 중국이 러시아 군용기와의 연합 훈련 명분으로 카디즈에 진입했을 때, 우리 공군 전투기가 차디즈에 동일 거리, 동일 시간 진입해 대응 작전을 펼쳤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은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차디즈 진입 시 우리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중국 북부전구(戰區)·동부전구 간 설치된 핫라인을 통해 중국 측에 사전 통보는 하고 있다.


우리 전투기의 차디즈 진입 맞대응에도 중국 측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항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군이 우리의 카디즈를 침범할 때는 사전 통보도 없지만, 우리는 꼬박꼬박 미리 예고까지 하면서 차디즈를 중국군 침범과 동일한 시간과 거리를 감안해 침범하니 할 말이 없을 법도 하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분명히 당혹스럽게 여겼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대응이 확연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중국군의 카디즈 침범에 대해 비례적 대응을 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다가, 막상 비례성 대응을 해 오니 중국 당국은 정면 대응을 할 수도 없고, 또 비난할 명분도 없어서다.


[한국정부의 비례성 대응, 중국은 당혹스럽다]


문제는 이 다음이다. 중국에 대한 비례성 대응이 중국군의 카디즈 침범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어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중정상회담이다.


그동안 중국은 한중정상회담 자리에 시진핑 주석이 아닌 총리를 내세워왔다. 지난해 7월에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났다.


그런데 11월에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함께 참석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은 불발됐다. 미·중, 중·일 정상회담은 열렸는데 한중 회담만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해 말 열리기로 했다가 올 상반기에 서울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한··일 정상회담에 중국은 관례대로 시 주석이 아닌 리창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완전한 비정상이다.


물론 그동안 한국의 역대 정부가 이러한 비정상을 묵인해 왔기 때문에 한··일 정상회담임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아닌 2인자 총리를 참석시켜 왔지만, 이러한 비정상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마치 시진핑이 한··일 3국 정상 위에 군림하는 황제같은 시위를 하고 있어서다.


시진핑의 방한도 비례성에 맞춰 정상화되어야 한다. 시진핑이 한국을 마지막으로 찾은 것은 9년반전인 지난 2014년 7월의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중 이후 1년만에 한국을 찾은 것이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두 번씩 중국에 갔는데도 시진핑은 방한하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은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의 방중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완전한 비정상이다.


한국정부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안정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도 역시 비례성의 원칙에 근거한다. 지난해 12월 1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한··일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지만 중국은 ICBM 발사 당일 북한과 밀착을 과시하며 북한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중국 외교수장인 왕이 부장이 중국을 방문 중인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양국 간 협력 확대를 약속했고, 중국 외교부는 “군사적 압박은 역효과가 난다”며 “한··일 안보협력이 정세 악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그렇게 북한을 그저 감싸고만 돈다면, 당연히 한국 정부도 이에 비례하는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정부도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안정에 대해 당당하게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 정부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국 정부도 당당하게 견해를 밝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외교는 항상 당당해야 한다. 그래야 국익도 챙길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군의 카디즈 침범에 대한 비례 대응은 아주 잘한 일이다. 그리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안정을 거론하는 것도 제대로 할 말 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과 싸움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국익을 앞세운 실리외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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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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