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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홍해전쟁, 후티반군의 막장 도발 - 홍해에 나타난 후티반군의 무인 수상정 - 빅테크 떨게 한 후티 반군 '막장 도발' - 미국 및 12개 동맹국, 후티반군에 최후통첩
  • 기사등록 2024-01-08 12: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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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에 나타난 후티반군의 무인 수상정]


미국과 동맹국들의 '최종 경고'에도 불구하고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또다시 홍해에서 무인수상정(USV)을 띄워 공격에 나선데다 “세상을 석기시대로 돌려버릴 수도 있다”는 막장 도발을 공언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5일(현지시간), “미 해군은 예멘 후티 장악 지역에서 출발한 무인수상정(USV)이 홍해 선박 항로에서 폭발했다고 밝혔다”면서 “이로인한 인명 피해나 물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의 중동 작전 책임자인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부(NAVCENT) 사령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후티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발진한 무인 수상정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상선과 미 해군 함정 등이 위치한 국제항로로 무단 진입했다”며 “우리 모두 폭발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목표 선박이 어느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후티반군의 무인수상정은 후티 반군이 수년간 보유한 주요 무기로, 폭발물을 탑재해 충격시 폭발하는 자살폭탄처럼 쓰이곤 한다. 쿠퍼 사령관은 “이제까지 후티가 홍해 남부와 아덴만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한 것은 25차례나 된다”고 말했다.


주목할 것은 이번 공격이 미국과 12개 동맹국이 후티에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여파로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 공격 등을 이어가자 미국은 지난달 다국적 함대 연합을 꾸리고 대응 수위를 높여 왔다.


쿠퍼 사령관은 이제까지 미 군함 등이 순항미사일 2기와 대함 탄도미사일 6기, 드론 1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홍해 안정에 매우 위협적인 무인 수상정(USV)]


쿠퍼 사령관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는 후티가 무인수상정(USV)을 사용한 것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USV 파괴 사건은 ‘번영의 수호자 작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번영의 수호자 작전(OPG)’은 홍해 안보에 중점을 둔 중요한 다국적 안보 구상으로 미국,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한국, 일본 등이 참여해 홍해 남부와 아덴만의 안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서방세계의 노력에도 후티반군의 공격을 모두 다 막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번영의 수호자 작전(OPG)’이 완전히 방어적 성격이기 때문에 후티반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불어 후티반군이 USV를 통한 공격만 가하는 것이 아니라 드론이나 미사일 등의 공격까지 병행하기 때문에 OPG에서는 공중과 해저 모두를 감시하고 방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USV가 한 대만 접근할 때는 그래도 방어하기가 쉬우나 여러 대가 동시에 공격을 해 온다면 완전한 파괴에 한계가 있다. 또한 주변을 오고가는 수많은 어선 등의 소형선박들까지 있어서 USV를 캐치하고 찾아내 공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후티반군은 지난 몇 달동안 대함 탄도 미사일 14발, 대함 순항 미사일 1발,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 6발, 드론 72발을 발사했다. 이 중 OPG 함정은 6발의 ASBM, 6발의 LACM, 60발의 드론을 격추했다. 명중률만 따진다면 77% 정도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성과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100% 방어는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어서다.


그러나 다행히 이제까지 후티반군의 공격으로 치명적 피해를 입은 경우는 없었다. 피해를 본 선박들도 신속하게 화재 진압을 했고, 또한 유출사고도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USV가 선박에 부딪히면 선박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배는 침몰하고 사람들은 죽는다. 선박이 유조선이나 가스 운반선이라면 대형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차원에서 OPG가 지금은 방어만 하고 있지만, 후티반군의 공격이 거세진다면 전략의 수정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 전쟁의 확전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빅테크 떨게 한 후티 반군 '막장 도발']


이런 가운데 후티반군에 의한 해저 광케이블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후티 반군이 장악한 바브엘만데브 해협엔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연결된 해저 케이블은 물론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해저 케이블이 집중 매설돼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통신 업체에 지출하던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해저 케이블 설치 하는데 공격적 투자를 해왔다. 이 때문에 후티 반군이 통신 마비 등을 노리고 공격에 나서게 된다면,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등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한 후티 반군 지도자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해저 케이블을 절단하겠다”는 발언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그러자 깜짝 놀란 예멘 외무부가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후티 반군이) 해협을 통과하는 해저 케이블에 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항간의 얘기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서방의 빅테크 기업엔 비상이 걸렸다.


후티반군이 예멘 당국의 지시를 듣는 처지도 아닌데다, 이란으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정파인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중동에서 긴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더욱 후티반군이 지난해 말부턴 홍해를 지나는 화물선 등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에 나서면서 국제물류가 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에, 후티반군이 해저 케이블 절단 공격에도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에 핵심 사업을 의지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 입장에선 후티 반군의 메시지를 흘려들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끌낚시(trolling) 조업이나 선박 충돌 등으로 해저 케이블 손상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대 세력에 의한 사보타주(인프라 파괴 등의 비밀공작)도 원인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이 저강도 도발이라고 해도 인터넷 기반의 모든 서비스를 일시에 중단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초 발트 해에 깔린 해저 케이블 2개와 가스관 1개가 정체불명의 세력의 공격으로 손상된 적이 있다. 이후 지난 12월 초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 발트해 인근 국가와 영국 등 유럽 10개국이 해저 케이블 파괴에 대비한 연합훈련을 갖는 등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인공지능(AI) 붐 등으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해저 케이블은 이제 군사력에 비견될 만한 핵심 전략 자산이 됐다”고 짚었다.


데이터 업체인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저 케이블 길이만 140만㎞가 넘는다. 평균 수심 3600m의 해저를 가로지르는 이 케이블들이 인터넷 등 세계 디지털 통신량의 99.4%를 책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16개 주요 해저 케이블이 지나는 요지인데, 이곳 케이블의 70%는 구글·MS·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 투자해 설치하거나 통신 업체로부터 임차해 쓰고 있다.


[미국, 후티반군에 최후통첩]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어가자 미국과 OPG동맹국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후티반군이 해상공격을 중단하지 아니하면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란 최후통첩을 날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12개 국가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홍해에서 진행 중인 후티 반군 공격은 불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으며,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하는 것”이라면서 “후티 반군이 계속해서 생명, 세계 경제, 지역 주요 수로의 자유로운 상업 흐름을 위협한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후티반군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후티반군의 기반시설을 포함해 군수품 저장시설 등에 대한 폭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홍해는 날이 갈수록 ‘뜨거운 바다’로 변해가고 있다. 일단 미군 및 동맹국들의 강력한 경고와 대응으로 후티반군의 공격이 잦아들지가 최대 관심사다. 또한 후티반군이 정말로 막장도발을 이어갈지도 주목거리다.


이스라엘 가자지구의 북부 하마스가 해체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이스라엘 전쟁이 그럼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후티반군의 도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후티반군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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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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