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시진핑 8년 군 개혁 '와르르', 물 건너간 군 현대화 계획 - 中인민해방군 현대화, 8년만에 완전히 좌초 - 숙청은 아직도 진행형, 이미 쑥대밭이 된 군부 - 중국 공산당의 기본 체제 바꾸지 않는한 군부 개혁 불가능
  • 기사등록 2024-01-05 23:35:21
기사수정



[中인민해방군 현대화, 8년만에 완전히 좌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 패권 장악을 꿈꾸면서 착수했던 중국인민해방군 현대화 계획이 완전히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우선적으로 지난 2016년 로켓군을 창설하면서 군 현대화 계획을 과감하게 추진해 왔지만, 심각한 부패로 얼룩지면서 전면 리셋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떄문이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간), “중국인민해방군 현대화 계획의 핵심 중추부서인 로켓군과 방위산업을 이끌어가는 국유기업 관련자들을 6개월새에 무려 15명이나 숙청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여기에는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을 비롯해 핵심 인사들이 망라돼 있으나, 지금까지 중국 당국은 해임 사실만 공개했을 뿐 그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지난달 29일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군 수뇌부 9명의 전인대 대표직 파면이 의결됐다”면서 “중국 당국은 해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로켓군을 중심으로 한 부정부패 조사에서 이들이 수사와 처벌 대상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미 알려진 숙청 사례는 공개된 것만 그렇다는 것이고, 알려지지 않은 숙청이나 조사는 더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불어 로켓군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부정부패 조사가 지금도 진행 중이어서 추가 숙청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서 전인대 대표는 당·국가 요직에 진출할 최소 기반이라는 점에서 이들 9명은 인민해방군의 직책을 맡을 수 없으며, 당 기율검사위에서 부정부패 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대표직 파면에는 9명의 군 장성 중에는 제독 3명과 중장 4명이 포함되었는데, 로켓군 사령원(상장·대장급)을 지냈던 리위차오(李玉超) 제독, 저우야닝(周亞寧) 제독, 로켓군 참모장 겸 부사령원(중장) 출신의 장전중(張振中), 전 로켓군 장비부 부장인 리홍(소장), 전 로켓군 부참모장이자 이후 중앙군사위원회(CMC) 합동참모부 차장인 리촨광(李傳廣), 로켓군 장비발전부 부부장 뤼훙(呂宏) 소장, 딩라이항(丁來杭) 공군사령원(상장), 전 국방기술대학 총장이자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부장인 장위린(張育林) 중장,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부장인 라오원민(饒文敏), 남부작전사 해군사령관 쥐신춘(鞠新春) 중장 등이 그들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중국의 국정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는 왕후닝 정협 주석 주재로 제14기 전국위원회 제12차 주석 회의를 열고, 류스촨(劉石泉) 중국병기공업집단 이사장, 우옌성(吳燕生) 중국항천과기집단 이사장, 왕창칭(王長靑) 중국항천과공집단 부총경리를 정협 위원에서 파면했다. 전국정협의 이 조치 역시 3명의 공직 박탈을 의미한다.


또한 차이신의 보도에 따르면, 작년 11월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는 상무위를 열고, 리퉁젠(李同建) 로켓군 소장의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더불어 작년 8월 돌연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리상푸는 같은 해 10월 24일 열린 전인대 상무위에서 국무위원과 국방부장, 그리고 국가 중앙군사위 위원 직위를 동시 박탈당했다. 그러나 리상푸의 당 중앙군사위 위원 직함은 그대로 유지돼 주목된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7월 31일에는 당시 로켓군 정치위원이던 쉬중보(徐忠波) 상장이 해임됐다.


[군부 핵심 인물들의 연이은 숙청이 주는 의미]


사실 중국 군부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은 상상외로 파문이 크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시진핑은 2027년까지 군대를 현대적 군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면서 “그 중심에는 자치령인 대만을 침공할 경우 중추적인 역할을 할 미사일 부대의 증강이 있었지만, 최근의 조사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군부서가 부패로 인해 지도부가 초토화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대학교 중국군사문제연구센터의 요엘 우트나우 선임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최근 로켓군 주요 인사들에 대한 해임 조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의 부패 척결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준다”면서 “군부의 핵심 지도부와 첨단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에 금이 가면서 시 주석이 실제로 전쟁을 벌일 능력이 되는지 의문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군부 지도자들의 부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인민해방군의 지휘 사령탑인 당 중앙군사위의 장비발전부가 지난 7월부터 조달 관련 부패·범죄 조사를 본격화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때 로켓군의 비리도 드러났다는 것이다. 리상푸가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시점도 이 조사가 개시된 직후다. 그는 2017년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장을 지낸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시진핑 주석에게도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이외에 인민해방군의 최고사령탑인 당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임하는 시진핑은 지난 2016년 1월 1일 기존 7대군구(大軍區)를 새로운 5개 전구(戰區)로 개편하는 것 이외에, 로켓군 창설을 핵심으로 한 대대적인 인민해방군 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로켓군은 그 이전에 육군 산하의 '제2포병'이 운용해왔던 걸 재편한 것이지만, 핵미사일 운용 부대뿐 아니라 전략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부대, 우주방어부대 등을 통합한 것이어서 중국군의 미래 전력으로 평가받아왔다.


이런 관점에서 시 주석은 당시 로켓군을 “중국의 전략적 버팀목이자 중국 안보 수호를 위한 중요한 토대”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무엇보다 시 주석은 로켓군 창설과 강화로 입체적 작전 능력을 확장해 미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중국군을 현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를 위해 중국 당국은 로켓군 창설 이후, 우주·방산 분야의 인재를 인민해방군으로 끌어왔으며, 리상푸 역시 시 주석이 꿈꾸는 인민해방군 현대화를 위해 직접 발탁했던 것이다.


실제 리상푸는 충칭대 자동화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뒤, 항공 엔지니어 출신으로 인민해방군에 합류해 시창위성발사센터 주임과 사령관 등을 역임하며 위성 개발 프로그램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시 주석은 리상푸가 인민해방군의 무기구매 및 개발을 담당하는 중앙군사위 장비개발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8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으나, 작년 3월 상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으로 임명해 관심을 끈 바 있다.


미국과의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리상푸를 국방부장에 임명했던 것은 그만큼 리상푸에 대한 심임이 두터웠던 것이고, 동시에 군 현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봤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자신의 의욕적인 군 현대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24명으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에 군산복합체 출신 3명을 임명했다. 시진핑이 그만큼 군부 지도자들에 대해 신뢰를 하고 있었고, 또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바로 그들이 로켓군 안팎의 부정부패에 연루되었으니, 시 주석의 군 현대화 계획 꿈도 와르르 무너져 내린 셈이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 중국분석센터의 닐 토머스 연구원은 "이번 조사로 군산 체제로 성장한 중국군 기술직 관료들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숙청은 아직도 진행형, 이미 쑥대밭이 된 군부]


이런 가운데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1일 “올해에 부정행위와의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해 향후 추가 숙청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갖는 진짜 문제는 군부 인사에 대한 숙청을 넘어 그동안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은 중국인민해방군의 현대화 작업이 내실있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하는 문제다.


우리는 세계 제2위 군사대국이라던 러시아가 상대도 안되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드러났던 수많은 문제점들을 여실히 목도했다. 1주일여 정도면 우크라이나 수도를 정복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2년이 다 되도록 결실을 이루지 못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 군부의 부패가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한 러시아군의 부패가 지금 중국인민해방군의 부패와 겹쳐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군운용체제가 거의 동일한 러시아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특성상 러시아군에서 일어났던 문제가 중국인민해방군에서도 그대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인민해방군이라면 대만을 침공했을 경우, 역으로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의 고민도 커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제임스 차 인민해방군 전문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이번 숙청은 시 주석이 중국군 최고사령부의 실질적 개편을 할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짚었다.


아예 인민해방군을 전면적으로 리셋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부의 체질 개선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과 같이 공산당의 지배를 받는 인민해방군 체제라면 앞으로도 군부내의 부패가 사라질 수가 없다. 공산당이 숙주가 되어 있는 체제인데 어떻게 개혁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시진핑 주석이 아무리 군부를 개혁하려 해도, 중국 공산당의 기본 체제를 바꾸지 않는한 이번 군부 개혁도 또 찻잔 속 태풍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할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737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