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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가자지구서 중국제 무기 대량 노획”, 이스라엘군 발표에 난처한 중국 - 중동 국가 통해 수입된 중국무기, 하마스 등 가자 기반 무장단체에 판매 - 지속적으로 팔레스타인 편에 섰던 중국. 이스라엘은 분노 - 하마스 피해 미국인들, 북한에 손해배상 추진, 중국도 가능
  • 기사등록 2024-01-03 1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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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가자지구서 중국제 무기 대량 노획”]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사용하던 중국제 무기를 대량으로 찾아내 노획하면서 중국 당국이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그리안해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 편에 서 있는 중국에게는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새로운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대응이 주목된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지난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중국산 무기들이 가자지구 수색과정에서 포획됐다”면서 “이스라엘 지도부가 이미 조직적인 공급과정을 통해 중국제 무기가 가자지구에 반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어 시그널 그룹의 CEO 겸 설립자이자 중국-이스라엘 관계 전문가인 카리스 위트의 말을 빌어 “중국은 광범위한 무기 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국가단체에는 무기를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마스가 중국으로부터 직접 구입하지는 않았겠지만, 중국이 중동지역에는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카리스 위트는 그러면서 “가자지구에 무기 유입을 책임지는 이들이 일부 역내 국가나 독립적인 중국 무기업자로 불법적으로 하마스 등 가자 기반 무장단체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방의 제재에도 중국과 중동국 간 무역 관계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중국제 무기가 종국적으로 잘못된 세력의 수중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카리스 위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중국 당국과 공식적으로 이런 중국제 무기의 하마스 유출 문제를 체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속적으로 팔레스타인 편에 섰던 중국]


눈여겨볼 점은 중국이 전쟁 초기에는 어느 정도 중립적 입장에 섰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점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에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즉각 하마스의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나, 중국은 그러지 않았다. 아예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지칭하거나 비판하는 걸 거부했다.


또한 왕이 외교부장은 전쟁 개시 수일 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자위권을 넘었다”면서 이스라엘을 겨누기까지 했다. 이후 중국은 수시로 외교부 대변인과 자이쥔 중동 특사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정당한 권리 보호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외쳤다. 중재국이라기보다는 아랍 국가편이라는 걸 분명히 했다.


지난해 12월 11일에도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중국의 입장은 아랍 국가들과 일치하며, 이슬람 국가들과 국제사회에서 높은 공감을 얻고 있다”면서 “팔레스타인의 미래·운명과 관련된 모든 일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고, 팔레스타인 인민의 건국권과 자결권이 충분히 존중돼야 하며, 팔레스타인 소유·팔레스타인 주도·팔레스타인 통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중국에 대해 이스라엘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베이징에 첨단 무기를 판매하는 등 한때 우호적인 양자 관계를 누렸다”면서 “가자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이스라엘을 실망시켰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이렇게 이스라엘에 대해 반대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순전히 미중충돌 상황에 따른 것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중국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간다.


실제로 이스라엘 외무부는 중국이 하마스를 규탄하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은 실망’을 표명했으며, 유엔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제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비판하면서 “뼛속까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특히 중국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표시한 것은 양국간의 오랜 우정이 완전히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1950년 1월 초, 이스라엘은 불과 몇 달 전에 설립된 중화인민공화국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중동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이는 1948년 중국 공산당이 이스라엘 건국을 환영한 이후의 일이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치기는 했지만, 중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문은 1980년대부터 무역과 무기 거래의 증가로 다시 확대되었다. 이스라엘은 1992년 공식 외교 관계가 수립되기 전에도 다른 미국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에 첨단 무기를 판매할 정도였다.


특히 1980년대 가장 잘 알려진 사례 중 하나는 이스라엘의 피톤(Python)-3 공대공 미사일의 기술 이전이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전투기에 장착하기 위해 탄약을 구입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면허도 취득했다. 결국, 중국은 Python 기술을 기반으로 지대공 및 함대공 변형을 포함한 PL-8 미사일 계열을 개발했다.


또한 PLA는 MiG-21의 중국산 버전인 J-7 전투기에 통합된 평면 배열 레이더 시스템과 같은 여러 가지 이스라엘의 첨단 레이더를 수입했다. 다중 모드 사격 통제 레이더는 비행기의 상황 인식과 공대공 미사일로 공중 표적과 교전하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심지어 이스라엘은 중국의 4세대 전투기 청두 J-10 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일부 기술 및 설계 개념을 중국과 공유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기술협력이 1989년의 천안문사태로 인해 중단되기는 했지만, 그후로도 중국과 이스라엘간의 외교는 끈끈하게 이어져 왔었다.


그러나 중국이 이번 가자전쟁에서 확실하게 팔레스타인 편을 들게 된 것은, 결국 중동편에 서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였을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중국제 무기가 대량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데 쓰여졌다는 점에 대해, 이스라엘로서는 격앙되지 않을 수 없다.


[하마스 피해 미국인들, 북한에 손해배상 추진]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유족 약 10여명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이러한 움직임이 하마스에 넘쳐나는 중국산 무기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부 미국인들이 북한을 상대로 소송에 나서는 것은,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하마스의 공격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러한 소송들이 앞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닛사나 다르샨-라이트너 변호사는 "하마스가 보유한 무기가 북한에 의해 고의적, 의도적으로 제공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르샨-라이트너 변호사는 "북한은 자국 무기가 이란에 가고, 이란은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북한이 단 한 번도 이란에 하마스로 무기를 보내지 말라고 경고한 적이 없는 만큼, 북한에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하마스의 공격에 의해 주거지가 파괴되고 부상을 입은 피해자들도 소송에 참여하는 데다, 하마스에 억류 중인 인질 가족들도 향후 소송에 참가할 예정이라 규모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상 요구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VOA는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1인당 수천만 달러에서 최대 수억 달러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앞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는 북한의 유탄발사기인 F-7, F-7의 로켓 추진체를 탑재한 대전차 로켓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논리대로라면, 하마스에 넘쳐나는 중국산 무기에도 동일한 소송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 피해자들도 있어서다. 특히 중국은 북한과는 달리 소송을 제기했을 경우, 보상금 청구도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소송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손해배상 말고도 중국은 테러단체에 고의적이든 그렇지 않든 무기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국제적 이미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하마스에서 중국산 무기가 대거 발견되었다는 점은 앞으로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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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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