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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군부 끝 모를 부패로 대재앙 위기 - “무 뽑으니 흙 따라와” 끝모를 군부 부패에 줄줄이 숙청 - 쑥대밭이 된 시진핑의 핵심부대, 로켓군 - 부패 넘쳐나는 중국 군부, 혼돈의 중국
  • 기사등록 2023-12-31 0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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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뽑으니 흙 따라와” 끝모를 군부 부패에 줄줄이 숙청]


중국의 군부가 술렁이고 있다. 올여름 이후 군(軍) 수뇌부 인사들의 숙청과 실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 군수산업 거물들이 줄줄이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군부 전체를 뒤흔들만한 놀라운 사건이어서 시진핑 주석이 이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주목된다.



홍콩의 성도일보는 29일, 우옌성 중국항천과기그룹 회장, 류스취안 중국병기공업그룹 회장, 왕창칭 중국항천과공그룹 부사장의 정협 위원 자격 취소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군부 핵심 3인의 퇴출은 군수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정협은 이들 3인의 퇴출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실각은 심각한 기율과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모두 항공우주 분야 출신이라는 점은 로켓군 부패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중국항천과기와 중국항천과공은 중국의 미사일·로켓 개발을 맡고 있는 핵심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군사굴기를 상징하는 로켓군의 내부 비리에 연루돼 조사 대상에 올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 명보는 “이들이 로켓군 부패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고, 리상푸 전 국방부장과 연관됐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여름부터 중국 군부에서는 리상푸 국방부장·리위차오 로켓군 사령관 등 군 핵심 인사가 줄줄이 낙마했는데, 살얼음판 숙청 정국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도일보는 이와 관련해 “'무를 뽑았더니 흙이 따라온다'라는 중국 속담 '발출라복 대출니'(拔出蘿卜 帶出泥·범죄자를 잡았더니 다른 범죄자도 잡게 된다는 의미)”는 말을 인용한 뒤 “군수산업 거물 3명의 실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군수업계가 재앙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성도일보가 이렇게 보도한 것은 위안제 중국항천과공그룹 회장도 이번 비리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소문을 언급한 것이다. 위안제는 시진핑 3기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자 국제우주비행과학원 원사로, 여러 차례 중국의 유인 우주선 발사 업무에 참여했으며, 현재 중국 유인우주선 업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눈여겨볼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첨단 무기와 군수물자 개발을 강조하면서 군수산업은 '강군 건설'의 핵심 기반으로 성장했고, 군수산업 고위인사들은 잇달아 당·정 고위직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대부분 시진핑 직계 인맥이고, 핵심 충성분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인 중앙 정치국 위원 24명 가운데 마싱루이 신장자치구 당 서기, 위안자쥔 충칭시 당 서기, 장궈칭 국무원 부총리 등 3명이 군수산업 출신으로 포진되어 있다.


또한 장칭웨이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탕덩제 산시성 당 서기 등도 군수 업계에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성도일보는 “군수산업 고위 인사들은 말을 잘 듣고 일을 열심히 한다는 특징 때문에 중용됐다”며 “군수산업 부패 사건은 향후 군수산업 인사들의 정치권 진출에 반드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쑥대밭이 된 시진핑의 핵심부대, 로켓군]


사실 이번 부패사건의 진원지인 로켓군은 육군·해군·공군·전략지원군과 함께 중국의 5대군 가운데 하나로, 2015년 말 시진핑 국가주석의 전폭적 지원으로 창설된 핵전력 운용 부대다.


그런데 우궈화 전 로켓군 부사령관이 지난 7월 4일 돌연 사망하면서 군부 숙청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궈화의 죽음과 관련해 홍콩 성도일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그가 부패에 연루되었으며, 이로 인해 자살했다는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관과 쉬중보 전 로켓군 정치위원도 7월 말 나란히 낙마했다. 특히 이들은 시진핑이 상장(대장 격) 계급장을 달아준 군부 핵심 인사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 3월 국방부장에 발탁된 리상푸도 8월 말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10월 24일 공식 해임돼 최단명(最短命) 국방부장이 됐다. 물론 그의 해임 이유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화권 매체들은 그가 로켓군 사령관의 군 납품 관련 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렇게 로켓군과 관련한 부패사건에 연루된 장성, 주요 군수 업체 대표들이 줄줄이 납품 비리 혐의 등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켓군 수뇌부 10여 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中 첫 국산항모 산둥함 개발주역도 부패혐의]


이런 가운데 중국 첫 국산 항공모함인 산둥함 개발의 총책임자였던 후원밍 중국선박중공업 전 회장이 100억원대 수뢰죄 등으로 징역 13년형 판결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줬다.


중국중앙TV(CCTV)는 27일, “상하이 제1중급인민법원은 전날 뇌물 수수 및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중국선박중공업 회장 후원밍에 대해 징역 13년과 벌금 500만 위안(약 9억800만원)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산둥함 개발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던 그는 그러나 2020년 5월 엄중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공산당 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한 뒤 2021년 1월 수뢰 등 혐의로 기소됐다.


[부패 넘쳐나는 중국 군부, 혼돈의 중국]


잔짜 문제는 중국 군부의 부패가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11월 1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1기 임기말인 2017년까지 반부패 혐의로 당국에 의해 체포된 장성은 최소 100명으로, 이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중국이 전장에서 잃은 고위 지휘관의 수보다 많은 숫자”라면서 “중국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이은 장군들의 실각에 특히 분노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사실 중국 군부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주석 2명, 인민해방군 합동참모부 부장, CMC 정치사업부 부장(군의 정치적 충성도를 책임지는 책임자) 등이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군부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고, 그러면서 군부내 핵심 4인방이 모두 부패혐의로 처벌됐다. 두 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한 명은 자살했으며, 한 명은 처벌이 발표되기 전에 암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사실 이 4인방에 대한 숙청은 시진핑 코드를 맞추기 위한 정치적 숙청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시진핑 취임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군부내에서 숙청 또는 처벌이 일어난다면, 이는 정치적 사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리상푸 부장과 로켓군사령부 수장들은 누가 뭐래도 시진핑 휘하의 충성파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한마디로 숙청을 당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블룸버그는 최근의 군부 숙청은 한마디로 조직적인 부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첫째, 군부의 철저한 정치화 때문이다. 대부분 국가의 군대와 달리 인민해방군은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무장 부대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국군의 주요 임무는 외부 침략을 방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민해방군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인민해방군 정치사업부를 통해 모든 장교의 임명과 승진을 통제한다. 실제로 공산당의 정치위원은 중대급까지 모든 군 부대를 감독하며 충성도를 심사하고 직업 군인의 진로를 결정한다.


문제는 이 정치위원들이 군부의 지도자들을 임명할 때 별다른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중국군은 1980년대 중국-베트남 국경 충돌 이후, 실제 전투를 치른 적이 없기 때문에 전투 능력으로 승급을 판단할 수가 없다. 결국 친소관계나 정치적 충성심만이 군부 지도자 임명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부패가 스며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자 사실상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 정치위원인 쉬차이허우 장군의 자택을 수색한 수사관들은 지하실에서 엄청난 양의 현금과 옥, 귀중한 골동품을 발견했다. 얼마나 많은 하급 장교들이 그에게 뇌물을 건넸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여기에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한 첨단화로 엄청난 군비가 투입되면서 부패가 스며들 여지는 더욱 넓어졌다. 이에 대해서는 조엘 우스너우 미국 국방대학교 미국전략연구소(INSS) 선임연구원이 지난 9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게재한 ‘시진핑이 자국 군대를 믿지 못하는 이유’라는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우스너우 연구원은 이 글에서 “시 주석이 그간 자신의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고위 장성들의 지지를 필요로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군사 당국자들은 인사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고, PLA에 대한 감독도 느슨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이 지난 십여 년 동안 이뤄진 중국의 군사예산 증대와 맞물리며, 로켓군 지휘부 관계자 등이 배를 불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게 우스너우 연구원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시진핑의 고민이 있다. 예부터 중국의 권력은 군부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지금 군부가 저렇게 썩어 있으니 시진핑 주석도 황망할 것이다. 이렇게 시진핑의 고민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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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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