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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주식 싸 보이지만... 투자하면 끔찍한 결과 올 수도” - 올해 중국 투자 끔찍…내년 상승해도 손실 회복 어려워 - 중국 정치가 경제 망가뜨려, 지금 체제 존속하는 한 경제회복 어렵다 - 이젠 중국 아닌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것
  • 기사등록 2023-12-27 00: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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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투자 끔찍…내년 상승해도 손실 회복 어려워]


“중국에 절대 투자하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가 나왔다. 중국의 자산이 값이 싸 보이지만 그러한 점에 현혹되어 투자를 하게 되면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중국의 주식을 비롯한 자산 시장의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절대 그곳에 눈길 돌리지 말라”면서 “올해 중국 시장은 투자하기에 끔찍한 곳이었으며 내년에도 설사 수익이 날 수는 있겠지만, 그간의 엄청난 손실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다른 쪽에 투자를 하라”고 권고했다.


WSJ는 “올해만 보더라도 중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거나 위안화에 베팅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더 수지타산에 맞았다”면서 “상하이·선전 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올해 약 14% 떨어져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중국기업 다수가 포함된 홍콩 항셍지수도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영국 자산운용사 LGIM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벤 베넷도 “가장 큰 문제는 연초에 중국 무역이 확실한 승자가 될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모든 것이 하락한 만큼 빨려 들어가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었다면 행운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올해 중국의 부진한 실적은 다른 나라의 상승장을 고려할 때 더욱 뼈아프다는 것이다.


WSJ은 특히 “중국 자산의 장기적인 침체로 인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중국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강대국 경쟁과 대만 해협에서의 분쟁 가능성 등 위험 요소는 비교적 명확한데 이에 대한 보상은 오로지 투자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2023년 초,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중국의 가혹한 코로나19 정책이 끝나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믿었다. 봉쇄에서 벗어난 소비자들이 소비 붐을 일으키며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중국은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빠졌다.


이에 대해 Legal & General Investment Management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벤 베넷은 “중국 주가의 하락은 일부 테마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전 세계 경제가 그러한 추세를 보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올해 현재까지 43% 상승하는 등 큰 수익을 자랑했다. 인도와 일본, 한국, 대만의 주식시장은 모두 상승했다. 이에 반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8% 하락했다.


특히, 중국 정크본드는 연초 이후 가치가 5분의 1가량 하락하는 등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수십 개의 중국 부동산 회사가 달러 채권을 채무 불이행했으며, 2023년에 이 회사들과 거래를 체결하기를 기대했던 채권 보유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분명한 것은, 경제 대국이라고 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이 호황을 누린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다. 일본이 미국의 패권에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지던 1990년대 초에 일본 주식 시장은 붕괴되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침체기를 보냈다. 일본의 회사채와 국채 시장은 수년 동안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의 인구 고령화와 부채가 많은 기업과 가계가 투자보다는 부채 상환에 집중하는 대차대조표 불황의 가능성을 지적하며, 중국이 제2의 일본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금융기관을 제외한 중국 기업의 공식적인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8%에 달하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일본과의 비교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분석들은 올해 중국을 둘러싼 분위기가 얼마나 급격히 악화되었는지를 한 눈에 보여준다.


[2024년, 중국 경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유의할 점은 일부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저렴한 주가, 실적 개선, 재생 에너지와 같은 분야의 정부 지원이 내년 중국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보상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들 한다는 점이다.


또한 좀 더 낙관적인 투자자들은 수년간 중국 주식이 하락해 이제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항셍 지수 주식은 평균적으로 예상 수익의 약 8배에 거래되고 있고, 이는 최소 20년 사이 최저 수준에 가깝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미국상장 주식도 예상 수익의 약 8배, 소셜 미디어 및 게임 회사인 텐센트는 약 13배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CSI 300 지수가 내년에 16% 오를 것으로 예측했고, 모건스탠리는 그 절반 미만의 수익률을 예상했다.


반면, 올해 미국 시장 랠리를 주도한 7개 빅테크 기업, 소위 '매그니피센트 7'은 PER(주가수익비율)는 평균 30배 넘는 수준에서 거래된다. 결국 미국 시장과 비교를 해 보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손실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나마도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줄 모른다. 또한 그러한 강세론자들조차도 2024년 증시 랠리가 지난 몇 년간의 큰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중국의 자산가치에 대해 월가의 투자자들이 마음을 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정치’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월가에서는 중국이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지금처럼 단편적인 조치보다는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성장은 글로벌 기준에서는 여전히 인상적이지만 예상보다 약하고 앞으로도 계속 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2024년에 4.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올해 예상치인 5.3%보다 낮은 수치이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성장률이 약 3%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최근 열린 고위급 정부 회의인 중앙경제공작 회의에서 중국 정치인들은 소비를 늘리고 소득 수준을 높이겠다고 다짐했지만,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는 수천만 채의 아파트를 완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을 어느 정도 도울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을 밤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은 중국 경제만이 아니다. 중국의 정책 변화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속적인 부동산 침체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문의 부채를 줄이려고 시도하면서 시작되었다. 약 3년 전부터 시작된 인터넷 기업에 대한 단속은 대규모 주식시장 매도세를 불러일으켰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비디오 게임을 하는 동안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하는 규칙 변경 제안으로 홍콩에 상장된 텐센트와 소규모 라이벌인 넷이즈의 주식에서 6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사라지면서 정책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결국 중국의 정치가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이 또한번 확인된 셈이다.


[이젠 중국 아닌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것]


한편, 블룸버그는 26일,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통화, 금리 및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가 올해 중국 시장 수익 전망에 대한 실패를 놓고, 신흥시장과 중국 외 신흥시장을 구별해 취급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책임자는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중국의 경제 재개 붐에 대한 베팅이 올해 나쁜 예측 중 하나였다”면서 “연초에 중국의 회복에 희망을 걸고, 중국 주식 시장에서 15% 상승을 예측했지만, 중국 주식은 약 15% 하락했고, 반면 많은 신흥 시장은 좋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트리베디 책임자는 “신흥국과 중국 외 신흥국을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중국 자산은 한동안 다른 신흥국 자산과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으며, 이는 주식이나 채권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흥시장의 광범위한 회복력에 대한 교훈도 얻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달러 강세, 중국 경제 둔화 상황에서도 신흥시장 자산은 탄력적인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그동안 중국을 신흥시장 범주에 넣어 투자를 해 왔지만, 이젠 중국과 신흥시장을 분리해 투자를 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한 것이다,


이렇게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중국은 이제 투자 대상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할 나라로 전락했다. 중국의 정치가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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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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