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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화웨이 7나노칩 일취월장? 모두 거짓이었다! - 화웨이 7나노칩 성능 기대 이하 평가 - 中 반도체의 7nm 칩 대규모 제조 주장은 애초부터 과장 - 중국의 반도체 자립, 결코 불가능하다!
  • 기사등록 2023-12-26 12:01:23
  • 수정 2023-12-26 12: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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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7나노칩 성능 기대 이하 평가]


중국의 화웨이가 지난 8월 29일 미국 반도체 제재를 뚫고 7나노급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장착한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2월 초에는 역시 화웨이가 ‘순수 중국산 5나노칩’을 탑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반도체 굴기가 미국의 제재를 넘어섰다고 휘황찬란하게 국내언론들이 보도들을 했다. 그런데 그 속을 발가벗겨 놓고 보니 수준은 아주 형편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의 IT전문지인 ‘톰스 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의 화웨이가 새롭게 출시한 스마트폰 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성능을 검사한 결과, 제재 이전인 2020년 화웨이가 대만 TSMC에 위탁해 제조했던 5나노급 AP보다 성능이나 전력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한마디로 3년 전 제품보다 수준이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당시 화웨이는 TSMC의 AP를 활용한 하이실리콘 기린 9000(HiSilicon Kirin 9000)을 출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2세대 7nm급 공정 기술을 사용하여 SMIC에서 만든 기린 9000의 버전인 기린 9000S를 출시했다.


이 화웨이의 신제품을 나노리뷰닷넷이 전반적인 테스트를 한 결과, 경제성을 가늠하는 기준인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도 30%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주력 제품 수율이 90%를 넘어가는 삼성전자나 대만 TSMC보다 최소 2배 이상의 비용을 더 들여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실제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들어간 ‘기린 9000S’ AP와 제재 이전에 대만 TSMC에 맡겨 생산했던 ‘기린 9000′의 성능 비교 결과, 일반적인 정보 처리 능력은 ‘기린 9000S’가 기존 ‘기린 9000′과 비슷하거나 일부 나은 것으로 나왔다. 반면 그래픽 처리 능력은 검사 프로그램에 따라 20~33%가량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력 효율도 10%가량 떨어졌다.



나노리뷰는 ‘기린 9000S’와 삼성 갤럭시 S21에 들어간 퀄컴 스냅드래곤 888도 비교했는데, 결과는 비슷했다. 이렇게 3년 전 나온 스냅드래곤 888이 ‘기린 9000S’보다 성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그래픽 성능과 전력 효율이 떨어지면 고성능 모바일 게임을 하는데 버벅거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배터리의 소모도 훨씬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화웨이의 신제품이 애국 소비 열풍을 등에 업고 중국 내에서는 잘 팔리겠지만 해외 시장 용도에는 전혀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많은 국내외 매체가 미국 제재의 벽이 무너지고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이뤄낸 것처럼 보도한 내용은 사실상 중국의 주장만을 그대로 받아쓴 가짜뉴스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게 국내외 언론들이 중국 반도체의 놀라운 성과를 보도할 때, 시어 켄들러 미 상무부 수출관리 담당 차관보는 지난 12월 12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 감독위에 출석해 “반도체의 성능과 수율 모두 스마트폰 시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켄들러 차관보는 이어 “더구나 해당 스마트폰에 들어간 반도체는 화웨이가 수년 전 가지고 있던 것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면서 “중국의 첨단기술 획득을 늦추는 데 있어 미국의 수출통제가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中 반도체의 7nm 칩 대규모 제조 주장은 애초부터 과장]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도 9월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의 반도체법 1년 평가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이 7nm 칩을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서 중국의 양산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우리 신문도 지난 9월 21일, “中 7나노 반도체 양산? 제 발등 찍었다!”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2303회)를 통해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는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 중국이 자체 개발한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규격의 반도체를 탑재했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반도체 자립에 성공했다고 했는데, 중국의 발표 자체가 러몬도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겨냥한 지극히 정치적인 조치”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우리 신문은 “화웨이의 7nm 칩 탑재 스마트폰 출시는 우선적으로 미국의 대중국 제재 무용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협상 가이드라인을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있었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내정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이를 소위 ‘국뽕’으로 돌파하기 위해 ‘반도체 자립’이라는 카드를 흔들었던 것은 아닌가 보여진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때 우리 신문이 중국측의 발표를 다른 언론들과는 다르게 평가절하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사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2nm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중국이 7nm 공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최첨단 기술을 획득했다고 볼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여전히 고도로 발전된 기술로 간주하는 것은 맞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어떻게 7nm칩을 만들었을까? 분명한 것은 중국내에는 7nm칩을 만들 수 있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이 네덜란드에 대중 수출 금지 조처를 하면서 중국으로선 EUV노광장비를 보유할 수 없었고, 그래서 미세 공정 반도체를 그간 생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이 7nm칩을 만들었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혹시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EUV노광장비를 개발하기라도 했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테크인사이츠의 부회장인 댄 허치슨은 7nm 칩이 “중국 반도체 산업이 EUV 노광장비 없이도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기존의 14nm칩을 만들던 DUV를 활용해 자체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7nm 칩을 만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그렇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 SMIC가 스카우트한 대만 TSMC 출신 기술자들이 이 기술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DUV로 7나노 반도체를 만들려면 공정이 아주 복잡하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V로 7나노 반도체를 제조할 때는 공정이 7단계인데, DUV를 이용하면 34단계 공정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율, 곧 불량률이 높다는 점이다. 전체 완성품 가운데 양질의 제품 비율인 수율은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조건이다. 결국 불량품이 어느 정도 비율인가를 따지는 수율이 낮으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업성 측면에서는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FT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시험 생산 단계에서 ‘기린 9000S’의 수율은 30%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쉽게 말해 100개를 만들면 30개 정도만 정상 제품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대만 반도체 전문가인 양 루이닌은 “DUV는 파장이 더 긴 자외선으로 된 두꺼운 펜이고, EUV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의 훨씬 얇은 펜”이라며 “TSMC의 세밀한 붓터치에 비할 바 안 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7나노 개발은 성공했지만 상당히 거친 방식을 썼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비용이다. 공정이 많을수록 결함률이 높아진다. SMIC 7nm칩 수율은 동일한 TSMC 대비 약 20~50%에 불과하다. VOA(미국의 소리)는 “SMIC의 14나노 공정 수율은 95% 이상인데, DUV를 이용한 7나노 공정 수율은 15%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니 SMIC의 칩 제조단가는 2~5배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납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상업성보다 7nm칩의 존재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중국이 그렇게 해서라도 7nm칩 생산에 한층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화웨이 신형 노트북에 들어간 5나노급 CPU(중앙처리장치)도 ‘기린 9000S’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러니 중국의 괜한 홍보에 속지말라는 것이다.


중국의 생각은 간단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고, 그렇게 생산을 하다보면 기술적 진보도 뒤따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막연한 긍정회로를 가동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해서라도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 결코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해 SMIC와 화웨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해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은 9억4800만 달러(약 1조2300억원)이고, SMIC가 지난 3년간 받은 정부 보조금도 68억8000만 위안(약 1조2500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이렇게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부으며 반도체 자립에 나서는 이유는 한마디로 반도체 굴기가 실현되지 아니하면 중국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당장 중국의 국방 첨단화도 가로막히고, AI를 비롯한 미래기술의 진전도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 때문이다.


현재 중국 반도체의 자급율은 17%에 불과하다. 그것도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중국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정도라도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수입액은 4300억 달러로, 원유 수입액(2200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이나 된다. 그러니 반도체 자급은 시진핑 정권의 절대적 목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 허풍이 중국의 목줄을 더욱 옥죄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럴수록 미국의 제재 강도는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2020년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시작되자 DUV 장비 신제품과 중고제품, 각종 부품, 원재료 등을 최대한 사 모으면서 창고에 쌓아두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은 장비와 원재료로 7나노급 반도체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중국이 자초한 허풍 때문에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더욱 강해지면서 이젠 EUV보다 한 단계 낮은 DUV 장비와 부품에 저사양반도체의 수입마저도 끊기게 된다. 그동안 비축해 놓은 원자재도 길어야 2~3년이면 바닥난다. 그 다음 중국은 어떻게 될까? 중국이 대만에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는데는 다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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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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