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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23 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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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직 제안을 받아들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정치 경험이 없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여의도 등판 과정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과 닮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장관은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구원 투수'로 나섰다. 윤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마땅한 대통령 후보감이 없어 정권 재창출이 어려웠던 국민의힘에 입당해 정권 탈환에 선봉장을 맡았다.


두 사람은 공히 검찰에 재직하며 야권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여론의 지지를 받고 보수정당에 소환됐다. 한 전 장관은 검사 이미지를 벗고 국민의힘 체제 안정 및 총선 승리를 견인해야 할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두 사람 간 차이점도 있다. 윤 대통령은 단기간에 유력 대선후보로 급부상해 검증 기간이 짧았으나 한 장관은 3년 이상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 생명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명운을 같이 한 한 장관의 정치 등장 과정도 윤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시각이 높다.


가장 큰 공통점으로는 정치권에 직접적으로 몸담은 적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한 전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밀어 붙였던 당 주류는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당 안팎의 지적에 "정치 경험 없는 사람이 대통령도 된다"는 취지로 맞섰다. 두 사람은 당내 세력 없이 높은  지지도를 발판으로 대선후보와 당대표가 됐다.


또 윤 대통령과 한 전 장관은 야권 인사를 겨냥한 수사로 대립각을 세우며 몸집을 키웠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주도하며 야권 인사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그때마다 지지율도 크게 올랐다.


한 전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사법 리스크를 두고 민주당과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한 전 장관은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과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인사들을 겨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보수층에 소구했다. 특히 이 대표를 겨냥해 "중대 범죄 혐의자", "수사 대상이 수사기관을 쇼핑하나"라고 비판하는 등 공격수 역할을 자처했다.


야당과 싸우는 전투력을 갖춘 전사가 '보수정당의 구원 투수'로 소환됐다는 점 역시 공통적이다.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마땅한 인물이 부재했던 국민의힘은 외부 수혈을 택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세워 집권했지만 당 지도부가 무너져 비대위를 구성할 만큼 위기다.


당초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당내 인사가 함께 언급됐지만 현 상황을 타개할 파급력 있는 인물은 한 전 장관이라는 의견이 수적 우세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장관이 '강골 검사'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당 사령탑으로 총선을 이끌어야 하는 한 전 장관은 중도 확장성에 기대를 받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이 검사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있다. 똑똑하다, 무섭다는 인식이 있는데 무섭다는 건 정치인으로서 마이너스"라며 "센스가 있는 분이니 국민이 원하는 것을 금방 캐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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