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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격동의 미중관계, '대만·디리스킹·美 대선' 3대 변수 - 미중관계 난기류, “2024년에는 더 어려울 것” - 새해 벽두 대만 총통선거, 미·중 관계 재조정할 핵심 변수 - 美 대선 향배, 미중관계에 엄청난 변수
  • 기사등록 2023-12-22 12: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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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관계 난기류, “2024년에는 더 어려울 것”]


미중관계가 2024년 들어 더 심각해지면서 격동의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디리스킹(위험 제거)·미국 대선이라는 3대 변수로 인해 정면 충돌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은 21일 “대만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부터 계속되는 미중 무역 분쟁에 이르기까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새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수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2024년에는 새로운 격변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올해의 경우 '정찰 풍선'과 첨단반도체 문제 등으로 갈등과 대립의 시기를 보낸 뒤, 지난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일단 봉합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 보인다는 의미다.


[새해 벽두 대만 총통선거, 미·중 관계 재조정할 핵심 변수]


당장 내년 1월 13일로 다가온 대만의 총통 선거 결과가 미중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거리다. 친미·독립 성향인 집권 여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미중관계가 현재의 흐름대로 그대로 이어지겠지만 만약 친중 세력인 제1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양안관계는 물론 미중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무력충돌없이 대만을 자연스럽게 흡수통일하는 첫 번째 단계로 대만에 친중 정권을 세우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중국은 오랜 기간 정권 교체를 꿈꿔왔다.


무엇보다 미국이 핵심 기술 제재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세계 첨단반도체 산업 선두권인 대만은 중국에 절실한 존재다. 이런 점에서 '친중 대만'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더더욱 미국이 첨단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미래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디리스킹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하려면 무엇보다 대만의 우호적 무역 환경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명제가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노골적인 선거 개입으로 친중 정당인 국민당 후보 '당선 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선거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중국은 대만해협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고 무역 제재 위협을 가하는 한편 대만 기업인을 상대로 각종 혜택을 주는 강온양면 전략을 구사하면서 친중 후보가 당선돼야 양안 관계가 안정될 것이라는 논리로 대만 유권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친중 성향의 국민당 후보의 당선을 절대적으로 꺼리고 있다. 만약 이번 총통선거에서 국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당장 대만이 대(對)중국 디리스킹 제재의 우회 탈출로가 될 수 있고, 중국을 압박하는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의 대 중국 압박 전략은 물론이고, 인도-태평양전략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대만과 대만해협 현상 변경은 용납할 수 없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대만 선거에 개입하기도 곤란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노골적으로 총통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도 손 놓고 있을 수만는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어찌되었건 만약 총통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민진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다면, 미중간에도 파란이 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리스킹, 내년에도 핫이슈]


새해에 미중간의 관계를 뒤흔들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미국 주도의 디리스킹 정책이다. 디리스킹은 미래 핵심 기술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경제 전략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옥죄는 안보 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과 대 중국 압박의 핵심 쌍두마차라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인공지능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제재를 본격화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5월부터는 AI용 또는 슈퍼컴퓨터 및 군사 응용 프로그램으로 전환될 수 있는 첨단기술의 중국 접근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디리스킹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8월 9일 첨단반도체·양자컴퓨팅·AI 등 3개 분야와 관련된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자본 투자도 규제해 돈줄도 틀어막았다.


이와 함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사양이 낮은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걸 차단하기 위해 지난 10월 ▲ AI 칩 규제 강화 ▲ 제재 우회 차단 등을 골자로 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대중국 디리스킹 정책은 내년에 다시 업데이트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적어도 매년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미래 첨단 기술 접근을 차단하는 디리스킹 정책을 통해, 중국이 미국 패권을 넘보려는 생각조차 못하도록 만들어 버리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러한 디리스킹 정책에 유럽연합(EU)을 포함해 미국의 동맹국들까지 가세하도록 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처지는 더욱 난감해 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중국의 대응 또한 결사적이다. 우선적으로 첨단반도체의 핵심 원료인 갈륨·게르마늄·흑연 등 광물 수출 통제 카드를 손에 쥐고 미국과 EU의 제재 완화와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효용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7월 갈륨과 게르마늄 통제 의지를 밝힌 중국은 수출을 지속해 줄여왔지만, 최근들어 다시 어물쩍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러한 희토류 무기화가 오히려 중국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이고, 시장에서의 퇴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략은 한계가 있다.


[美 대선 향배, 미중관계에 엄청난 변수]


미중관계의 판을 뿌리채 흔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변수가 바로 내년 11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다. 우선 대선에서 집권정당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현재의 글로벌 전략, 곧 동맹 외교를 축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해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디리스킹을 통한 경제 제재를 기반으로 한 미중관계 흐름은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공화당의 트럼프 2.0시대가 열리게 된다면 그때 미중관계는 그야말로 혼돈의 리셋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일단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로 대변되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창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재선된다면, 동맹외교에 바탕을 둔 인도·태평양 전략은 상당히 느슨해질 수밖에 없어서 중국은 지정학적 이득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고립주의 본능이 미국이 다양한 동맹에서 철수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이는 미국의 힘에 포위되었다고 느끼는 중국 통치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트럼프 2.0시대를 무조건 환영할 수도 없는 것이 지난 1기때같이 대중국 무역 제재의 강도를 높인다면 중국으로선 경제적으로 더 암울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더더욱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이 그저 낙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중국 전문가 윤선은 로이터통신에 “중국인들은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복귀가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선전포고, 압박은 더욱 강해진다!]


그런데 2024년의 미중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선전포고로 입증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대(對)중국 경제정책과 관련, “미국은 내년 중국과의 양자 경제 관계를 지속적으로 책임 있게 관리할 것”이라면서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미중 간에는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 분야가 많이 있으며, 양국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충격이 발생할 위험도 항상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이견을 해결하거나 모든 충격을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또한 “미국은 대외 투자 체제(대중국 첨단기술 투자 통제)부터 추가적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조항 시행 및 제재까지 미국의 조치에 대한 명확한 소통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우리는 또 중국의 국가안보 조치에 대해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와 함께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중국의 경제정책 선택은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내년에는 중국의 경제정책과 정책 결정에 대한 투명성을 지속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더불어 “지방 정부 부채와 부동산 시장 문제, 경제에 예상치 못한 약점이 노출될 경우 등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미국에도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중국 산업 정책의 국제적인 영향부터 민간 부문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까지 미중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분야에 대해 지속해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2024년의 미중관계가 어떠할지 예견케 한다. 한마디로 디커플링은 하지 않겠지만 디리스킹은 지속할 것이며, 세계 시장의 질서를 흩트리는 중국의 망동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태평양은 파고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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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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