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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중산층의 몰락, 딜레마에 빠진 시진핑 - 중국, 부동산 붕괴에 중산층 ‘흔들’ - 중국 슈퍼리치들 몰락에 월가 빅뱅크들도 한숨 - 시진핑의 위기 불러올 암울한 중국 경제
  • 기사등록 2023-12-20 23: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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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붕괴에 중산층 ‘흔들’]


중국 부동산시장 붕괴로 중산층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당장 중국의 소비시장은 더 위축되고 글로벌 경제까지 우울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시진핑 정권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전망이 어둡다”면서 “수출은 급감하고 제조업은 둔화되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소비자 지출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경제에 대해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조차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중국에서의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 위기가 중국 중산층들의 소득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들의 주 투자처가 부동산이었고, 이를 위해 그림자금융에 자금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중국 중산층 가계의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적으로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주택가격이 5% 하락할 때마다 19조 위안(3462조원)의 주택 자산이 사라진다. 그런데 중국 부동산 중개업체와 민간 데이터업체에 따르면, 대도시 주요 지역 집값은 2021년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서 나타난 6% 하락과 대비되는 수치다.


그렇다면 15%의 주택 가격 하락은 무려 57조 위안(1경 386조원) 정도의 주택 자산이 중국에서 사라져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난 자산 손실이 중국의 중산층들에게서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상 천지개벽에 가까울 정도의 재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인 UBS가 8월 발표한 ‘2023 글로벌 웰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성인 1인당 순자산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7만5731달러(약 9823만 원)로 집계됐다. 부동산 위기로 실물자산이 축소하면서 1인당 순자산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올해다. 올해는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잇따르면서 시장 불황이 심화해 가계자산 축소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의 순자산 감소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이는 중국 중산층들을 멘붕으로 빠지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중국 중산층들은 당장 지갑을 닫으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려 하는 것이다. 자칫 잘못 투자했다간 그마저도 날릴 수 있어서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주식 등 다른 재테크가 자산 감소를 막아줄 가능성도 희박하다. 주가 부진으로 MSCI중국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3% 하락했다. 이는 MSCI중국제외신흥시장지수가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 뮤추얼펀드는 자금 유출 가속화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불안에 예금 금리도 1년 새 세 차례나 내렸다.


결국 중국 경제 전반이 흔들리자 부자들마저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공상은행과 베인앤드컴퍼니 조사에서 올해 주요 목표로 ‘자산 보호’를 꼽은 비중이 크게 늘었다. 반면 ‘부의 창출’을 언급한 수는 줄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에릭 주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많은 자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큰 강세장이 없는 한 금융 투자 이익이 주택 부문의 손실을 상쇄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중국 슈퍼리치들 몰락에 월가 빅뱅크들도 한숨]


그런데 이렇게 중국의 중산층, 특히 그들 가운데 슈퍼리치들의 자산 위축은 이들의 투자성향을 보수적으로 만들면서, 미국 월가의 빅뱅크(대형은행)들마저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동안 이들의 투자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해 왔는데, 그러한 수익 모델이 전면적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리서치회사인 알트라타에 따르면, 중국에는 지난해 기준 순자산이 3천만달러(약 390억원)가 넘는 최상급 부자(ultrawealthy people)가 4만7천여 명에 달한다”면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이들 슈퍼리치들은 그동안 씨티그룹과 JP모건, UBS 등 빅뱅크들을 활용해 자산을 관리해 왔지만, 중국 본토 및 홍콩 증시의 3년간에 걸친 하락세와 중국 부동산 부문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지지부진한 중국 경제 등의 이유로 이들마저도 이젠 저축 등 안전한 투자처에 돈을 넣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의 켄 펑 아시아 투자전략 책임자는 “과거 일부 중국 투자자들은 15~20%의 예상 수익률을 평범하게 여기고, 5% 수익률은 쳐다보지도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들은 연 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옮기는 등 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현금 선호도 또한 높아졌다. 중국상업은행과 베인앤드컴퍼니의 2023년 중국 민간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중국 부자들은 국내 투자금의 28%를 현금 상품에 넣고 있다. 이 비율은 2020~2022년 급증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과 증시의 침체는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을 보수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중산층의 자산도 크게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24년 중국 경제가 위험하다!]


이렇게 중국 시장을 흔들었던 중산층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인구 14억명의 시장을 기반으로한 소비 중심 경제 모델이 완전히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내수가 경제를 추동하는 모델이었는데, 내수가 급격하게 위축됨으로써 곧바로 공장 가동율을 낮추면서는 중국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그 엄정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돌연 폐기할 때,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으로 인한 특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시말해 리오프닝은 중국의 소비자들을 다시 쇼핑몰로 몰려오게 할 것이고, 이는 공장이 다시 활기를 띄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는 또한 경기가 살아나면서 토지 경매도 늘어나고, 주택매매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안정화 가도로 순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내수시장을 보고 글로벌 투자자들도 당연히 늘어날 것으로 봤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완전히 이와 딴판이었다. 부동산 경기는 더욱 위축되었으며, 소비 시장은 활성화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더불어 외국기업들은 자금을 빼내갔으며, 주택경기를 진작해야 할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오히려 디폴트 위기로 몰렸다. 덩달아 지방정부들의 재정은 극히 악화되면서 생기를 잃어갔고, 이로인해 중국내 공장들의 가동률까지 급추락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러한 경제 위기를 해결할 마땅한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마땅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 없어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은 2023년에도 5%의 경제성장률을 이루었다고 발표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그 수치의 이면에는 GDP의 40% 이상 성장률을 맞추기 위한 허수의 투자가 포함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말한 ‘허수의 투자’란 도로나 공항, 고속철도를 포함해 사회 기반 시설에 일단 자금을 쏟아붓는 성장률 수치 조정용 투자를 일컫는 것이다. 이는 미국 등의 서방진영에서 하는 국가적 차원의 투자(약 20%)와는 궤를 달리한다.


결국 중국 당국의 이러한 투자는 실제 중국인들이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허수의 성장률로 다가오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청년 실업률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21%라고 발표한 후 이를 중단했다. 그 수치마저도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데다 그마저도 급상승하고 있어서 아예 발표 자체를 중단해 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형 일자리를 목표로 공부한 대학 졸업생들은 이제 생계를 위해 저숙련 일자리에 취직하고 있고, 당연히 애초 기대했던 임금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가계 소득의 70% 가까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주택 소유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부의 상실이 이루어지면서 심리적 극빈자로 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 중에서 비교적 전망이 좋은 전기자동차 시장마저도 가격경쟁으로 인해 공급업체와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진핑의 위기 불러올 암울한 중국 경제]


로이터는 이러한 중국 경제의 위기가 결국 중국 내에서 국가적 위기론으로 확산되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사회 안정 리스크를 안겨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2024년의 중국은 엄청난 위기의 해가 될 것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부동산 위기를 해결해야만 하는데 그럴려면 경제가 살아나야 하고 동시에 소비도 진작되어야 한다. 이는 주택이 안전한 투자처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부동산 경제를 만악의 근원으로 보고 대대적 칼질을 단행했던 시진핑 주석의 손으로는 해결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동안의 시진핑 정책을 완전히 뒤엎어야 하고, 사실상 혁명에 가까운 정책 대변신을 해야만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미 드러난 문제들을 과감하게 수술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그림자금융 문제를 잘못 다루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해서 그림자금융을 그냥 덮어버린다면 중국의 중산층은 일제히 도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 경제는 끝이다.


그렇다고 그림자금융의 위기를 정부당국이 나서서 대출이나 만기 연장 등의 방식으로 회생의 길로 가게 된다면, 공식적 금융이 병들면서 중국 국가부도라는 엄청난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 정권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수술을 해야만 한다. 이는 상당기간동안 중국 경제가 엄청난 고통의 시기를 겪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시진핑의 대실패’라는 비판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이는 ‘무오류의 신화’를 유지하려는 중국 공산당에게 있어선 절대 갈 수 없는 길이다.


그렇다고 수술하면서 도려내야 할 부분들을 어정쩡하게 계속 덮어가면서 임기응변으로 대응해 간다면, 중국 경제의 곪은 상처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여기에 시진핑의 딜레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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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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