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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위협에 대비하는 미국, 2차세계대전 비행장 재가동 - 2차세계대전시 사용 태평양 군사기지, 정비하는 미국 - 미군, 서태평양 티니안섬 비행장 다시 정비해 사용하겠다 발표 - 중국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 미 공군력 분산 배치 의도
  • 기사등록 2023-12-19 0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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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대전시 사용 태평양 군사기지, 정비하는 미국]


미국이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태평양의 섬들을 재정비하여 군사기지로 다시 활용하기로 했다. 중국의 미사일 위협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인도 태평양 지역에 항공기를 분산 배치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7일,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장으로 사용했던 태평양의 섬들을 재정비하여 내년 여름까지 군사기지로 활용하려 한다”면서 “우선적으로 지금은 정글로 변해 버린 태평양의 티니안 섬에 있는 옛 공군비행장을 새롭게 정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태평양 공군 사령관 케네스 윌스바흐 장군(Gen. Kenneth Wilsbach)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미 공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 규모의 B-29 폭격기가 발진기지로 사용했던 티니안 북부 비행장을 재정비하고, 동시에 티니안 국제 비행장 건설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달 정도 정비를 하게 되면, 티니안 북쪽 기지는 실제 사용 가능할 정도의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스바흐 사령관은 이어 “현재 티니안 섬은 무성하게 자란 정글로 변해 있지만, 과거에 사용했던 넓은 포장 도로는 그대로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부터 다가오는 여름까지 그 정글을 정리할 것이며, 정비가 완료되면 그 효용성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윌스바흐 사령관은 다만 언제부터 그 공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군이 티니안 섬을 재가동하려는 이유?]


티니안은 괌에서 북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북마리아나 제도의 일부다. 이 전초기지를 활성화하려는 것은 중국의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에 맞서 미군의 전략이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군의 주요 주둔지 공격을 해 오더라도 공군력을 분산시켜 미 공군의 대응 능력을 강화시키려는 목적 때문이다.


미 공군의 이러한 전략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격이 미군을 향해 가해지더라도, 공군력을 서태평양의 많은 섬들로 미리 분산시켜 놓아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의도에 더하여, 중국 본토 가까운 섬들에 공군기지를 배치함으로써 중국의 침공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윌스바흐 사령관은 “유사시 우리 공군력이 분산배치되어 있다면 괌이나 오키나와 등 집중 배치지역에 일부 피해가 생기더라도 분산된 공군력이 이를 보완하고 반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미군은 올해 필리핀과 파푸아뉴기니아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했으며, 미국과 호주는 호주 북부에 있는 두 공군 기지의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합의했다.


윌스바흐 사령관은 이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은 일본, 한국과의 3국 국방 협력의 모멘텀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3국 연합 작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윌스바흐 사령관은 또한 “올해에도 우리는 이미 여러 가지 작전을 수행했으며, 이외에도 3국이 비밀리에 수행하고 있는 작전도 진행중”이라면서 한미일 3국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더 은밀하고 긴밀한 작전도 수행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 일본, 한국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이 국방 관계 강화를 다짐한 이후 10월에 처음으로 3국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해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윌스바흐 사령관은 향후 3국 훈련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다양하고도 긴밀한 작전들이 연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한미일 3국간 연합훈련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하와이에서 열린 태평양 공군참모총장 심포지엄에서 윌스바흐 장군은 일본 및 호주 측 인사들과 만나 ‘다양한 방식으로’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과 호주는 7월에 열린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호주 북부에서 도쿄와 3국 합동 훈련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3국은 F-35 연합 훈련을 포함한 군사 활동에 대한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중국의 태평양섬 군사기지화가 미국을 일깨웠다]


사실 미국이 태평양섬들에 대한 군사기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한 배경에는, 중국이 남태평양에 있는 섬들을 포섭해 해외군사기지를 만들려는 의도가 들통나면서부터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서 차이나머니를 바탕으로 태평양 섬나라들과의 안보·경제 협력을 체결하고 이들 나라들과 정치적·경제적·군사적 공동체를 만들려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중국은 특히 지난 2022년 5월 30일 남태평양의 섬 피지(Fiji)에서 제2차 중국-태평양 섬나라 외교장관회의를 온·오프라인 결합 방식으로 주관했는데, 이 모임에는 중국을 위시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니우에, 쿡제도, 미크로네시아 등이 참가했다. 중국은 이 모임을 통해 중국과 이들 국가들 사이에 안보와 경제협력을 아우르는 협정 합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미국이 개입하면서 중국의 시도는 끝내 실패했다.


중국이 제시한 ‘남태평양 섬국가들의 포괄적 개발 비전’ 초안에는,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과 안보 협력 관계를 맺고 중국 공안을 파견해 해당 국가의 경찰을 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남태평양 10개국에 대한 중국의 수백만 달러 규모 지원, 중국과 남태평양 국가들 간 자유무역협정(FTA) 가능성,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 등이 담겼다.


이러한 중국측의 제안은 한마디로 '차이나 머니'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동시에 남태평양 섬나라들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는 전략적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숨김없이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친미 성향의 일부 국가들이 우려를 표했고, 결국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중국의 계획도 좌절된 것이다.


남태평양 도서국들을 중국의 품으로 끌어 모으려는 중국의 시도가 일단 불발됐지만, 중국 정부는 "계속 논의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중국이 남태평양 국가들에게 이렇게 친근하게 접근하고 더불어 차이나머니를 쏟아 붓겠다고 공약하는 것은 다 속셈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들 국가에게 접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적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맞서기 위해, 남태평양의 바닷길을 확보하고 호주를 비롯해 태평양으로 직접 나가는 군사적 진출로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국 견제를 위해 뭉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에 대한 돌파 카드로 쓰려고 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솔로몬제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안보협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중국 군대를 보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키리바시에 대해서도 활주로를 건설하면서 중국 전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여기서 솔로몬제도는 호주 북동쪽에서 약 2천km 떨어진 2만8천400㎦ 크기의 섬나라로 인구 40만 명의 솔로몬제도가 미국의 태평양 군사 거점인 괌의 남쪽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군은 괌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DF-26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있기 때문에, 호주 북동부 다윈기지를 중국을 견제할 군사 거점으로 만들려고 구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솔로몬제도가 호주와 괌의 중간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솔로몬제도를 군사기지화 함으로써 미국의 태평양 전력 중심인 괌과 호주 다윈 기지의 전략적 가치를 크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단계까지 가려면 솔로몬제도를 중국의 세력권 안에 넣어야 하고, 또한 솔로몬제도에 중국의 해·공군력을 확장해야만 한다.


솔로몬제도의 제1섬인 과달카날은 태평양 전쟁 때인 1943년 2월 미군과 일본군이 첫 육상전을 벌인 곳이다. 과달카날섬의 핸더슨 비행장을 두고 6개월간 벌어진 이 전투에서 패한 일본은 패망의 길로 갔다. 그만큼 전략적 요충지라는 의미다.


또한 왕이 외교부장이 방문했던 키리바시도 주목할 지역이다. 왕이 부장의 키리바시 방문을 계기로 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이 키리바시 캔턴섬에 건설한 약 2천m 길이의 활주로를 개조하는 작업을 중국이 지원하기로 했다. 키리바시는 인구 11만에 면적은 제주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40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로, 양국 협력이라기보단 중국이 일방적으로 원조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과 키리바시 간 협력의 핵심은 캔톤섬에 위치한 활주로 개선 프로젝트”라고 분석했다. 일단 키리바시 당국은 “활주로는 (군사 목적이 아닌) 민간 상업용”이라며 유사시 중국의 사용 가능성을 부인하지만, 캔톤섬은 인구 100명이 채 되지 않아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키리바시와도 안보 협정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기적으로는 이곳에 하와이를 겨냥하는 중국 군 부대가 배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은 또한 인구 27만 명 수준의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에 군사 기지 건설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양국은 모두 부인했지만, 중국이 바누아투에 우주 관측 기지를 지어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특히 중국의 항공모함들이 디젤추진체라서, 원거리 작전 수행능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남태평양의 섬들을 군사기지화하면, 이들 섬들을 사실상 ‘부동항모’로 사용하겠다는 속셈도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이렇게 남태평양의 섬에 활주로를 만들려하는 것은 유사시 미국령 괌이나 호주 등에 대한 타격능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해군이 일본과 대만, 필리핀으로 이어진 제1도련선 지역에 미국의 전력들이 집중 배치되어 있어 유사시 태평양 진출 자체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남태평양섬들에 사실상의 군사기지를 만들어 이를 회피하려 하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중국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이러한 중국의 속셈은 미국으로 하여금 대 중국 전략 강화를 일깨우게 만들었다. 미국은 티니안 섬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서태평양지역의 몇 개 섬들의 군사기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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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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