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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북중러 밀착이 부른 파장, 美의회 아시아판 나토 창설 TF구성 - 美의회, 아시아판 나토 창설 TF구성 법안 제출 - 태평양 넘어오는 나토, 아시아판 나토 필요성 부각 - 왜 중국에게 대항하느냐고? 그런 발상이 바로 ‘굴종’
  • 기사등록 2023-12-12 12: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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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아시아판 나토 창설 TF구성 법안 제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밀착으로 인한 위협 증대가 결국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당장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신냉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의회 입법 시스템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 소속 마이클 롤러(Michael Lawler) 의원(공화·뉴욕)이 아시아판 나토인 이른바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 설치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법안을 제출했다. 제출 날짜는 지난 12월 5일(현지시간)이다.


마이클 롤러 의원이 제출한 법안에 의하면, TF는 인·태 지역의 안보 상황을 분석하고, 미국과 인·태 지역 파트너 국가간 나토와 같은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 중국과 북한으로부터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해 롤러 의원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우리의 적은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위험한 동맹을 만들었다”라면서 “인·태 지역과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 증가하는 위협에 맞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단안보 협정은 인·태 지역에서 침략을 억제하고 민주주의 세력을 보호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초 저는 의회 대표단과 함께 한국, 일본, 대만을 방문했다”면서 “파트너 및 동맹국과의 만남은 역내에서 중국의 침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롤러 의원은 지난 4월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함께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아시아판 나토 창설, 미국 태도가 바뀐 것인가?]


사실 줄리안 스미스(Julianne Smith)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7월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회원국을 추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마디로 나토의 아시아 확장은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사이버 보안, 신흥 기술, 해양 안보 등과 같은 공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서양 동맹국과 미국의 태평양 동맹국들이 서로 협조하는 시스템은 갖출 필요가 있다는 선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나토 참여 문제를 정리한 바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안보를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나토를 통해 집단 방위를 하는 유럽과 달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양자 및 소(小)다자 안보 협정을 통해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중국의 위협 등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인·태 지역에서 한국, 일본, 태국, 호주, 필리핀 등 5개 국가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또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에 이어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집단방위 체제 구축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미국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롤러 의원의 아시아판 나토 창설 법안이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적인 견해인 것은 아니지만, 이미 미국내에서 민주·공화 양당 모두 아시아판 나토 창설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롤러 의원의 법안은 상당히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사실 미국이 유럽에서 나토 조약 5조에 기반한 집단 방위 체제를 구축한 것은 2차 세계 대전 후 소련이 당시 가장 큰 위협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위협의 근원이 중국이라는데 미국의 조야가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7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석좌인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은 포린폴리시(FP)에 쓴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글에서 “미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 변화로 아시아판 NATO 구성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현재 아시아판 나토를 추진할 의도가 없을 수 있으나, 이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과 달리 아시아 지역에 집단 안보 체제가 아닌 개별 국가와 안보 조약 등을 통해 '패치워크(천 조각을 이어 붙여 옷 등을 만드는 것)' 형식의 체제를 만들게 된 것은 ▲ 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 ▲ 전후 일본 역할의 한계 ▲ 아시아 국가간 불신 등 특수한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린 교수는 이어 “현재 미국은 해양 영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잃었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냉전 때 나토가 마주했던 위협과 비슷한 양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는데다, 미국의 동맹·파트너 국가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 위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 “중국은 전쟁 전략에서 미군의 역내 접근 지점에 대해 광범위한 지역적 공격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자신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제 분쟁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모든 분쟁이 역내 전반에 걸쳐 아무 경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획자들은 분명히 연합 지휘·통제와 통합 억제력을 선호할 것”이라면서 “이는 다른 말로 하면 나토와 매우 유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파괴적이고 위험한 역내 전쟁을 억제하고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무역, 지역적 결속, 전략적 자율성 유지 등에 대한 우려보다 커지면 그 방향(아시아 나토)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판 나토 결성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 것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지원에 나선데다 북중러간 밀착도 강화됐다. 여기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절실해졌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 브리핑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북·중·러가 협력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동북아시아 안보가 불안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중·러 관계가 확대·심화되는 것이 확실히 보이고, 평양과 모스크바는 무기 거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당연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북·중·러의 밀착이 더욱 가시화되자 일단 한·미·일은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일종의 ‘갈라치기’와 같은 차별화된 접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흐름은 중국이 러시아와도 더욱 밀착해 가고 있고, 북한과도 관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데다, 일본과 필리핀 등과의 해양충돌도 강행하면서 전쟁 불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대만을 향한 위협은 지금도 날마다 이어진다.


이런 상황이 미국으로 하여금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새로운 안보 체제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태평양 넘어오는 나토, 아시아판 나토 필요성 부각]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대두하는 가운데,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대한 NATO 회원국의 군사적 개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토 핵심국인 독일은 지난 8월 한국 등과 연합 공중훈련을 벌였고, 프랑스는 2025년까지 태평양에 항공모함 타격단(CSG)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티네 람브레흐트 독일 국방장관은 “인ㆍ태 지역으로의 첫 공군 배치는 독일이 유럽 너머의 안보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이같은 행보는 나토의 공동의 적으로 러시아만이 아닌 중국도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런 점에서 나토가 아시아의 개별국가들과의 군사적 행보가 아닌, 아예 아시아판 나토를 결성해 공동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왜 중국에게 대항하느냐고? 그런 발상이 바로 ‘굴종’]


이러한 아시아판 나토 창설 움직임에 대해 한국 내에서는 상당한 이견이 나온다. 왜 중국을 괜히 자극해 신냉전을 초래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말하려면, 유럽연합(EU)가 왜 중국을 위협국가로 판단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 국가는 중국 공산당이 '공짜 점심'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 중국이 경제력을 지렛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안보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는 걸 유럽 국가들은 이미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고, 안보 위협국가로 지목한 것이다. 이는 우리 한국에도 아주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런 상황에서 북중러의 밀착은, 앞으로의 안보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만이 아닌 지역적 안보동맹의 필요성과 함께, 나토와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력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정치상황은 과연 한국의 안보를 미국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회의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나토동맹들은 다음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나토동맹에서 미국이 탈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렇다면 한미동맹은 어떠한가?


지금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대신 외교 파트너의 다변화로 공동안보체제를 만들어가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것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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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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