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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의 허수아비? 개혁개방 말하지만 현실은 딴판 - 또 ‘수준 높은 개방’하겠다고 읍소한 시진핑 - 시진핑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인 글로벌 투자자들 - 시진핑의 경제노선, 결코 변하지 않는다
  • 기사등록 2023-12-04 12: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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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준 높은 개방’하겠다고 읍소한 시진핑]


시진핑 주석이 중국 경제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자본의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CEO 400여명과 만찬을 하며 자본 유치를 설득한 이후, 지속적으로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한 ‘올리브 가지’(화해의 상징)를 흔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3일, 시 주석이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2023 중국 이해' 국제회의에 보낸 축하 서한에서 “시장화·법치화·국제화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규칙·규정 등 제도적 개방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며 “수준 높은 개방으로 고품질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어 “세계 경제의 회복이 부진하고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인류는 다시 한번 역사의 갈림길에 섰다”며 “우리는 더욱 협력해 각종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고 공동 발전을 도모하며 인류의 복지를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1월 30일, 3년 만에 총인구 2억5천만명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경제권인 '경제수도' 상하이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개혁 심화와 개방 확대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 하드웨어 연결과 메커니즘 협응, 생태·환경 보호와 경제 발전을 통합해 '공동부유'(共同富裕)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A)는 2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에 가서 전국적인 개혁개방의 선봉이 되어달라고 부탁했지만, 현실은 암울하며 개혁개방은 사실상 후퇴한 상황이라 시 주석의 발언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VOA는 특히 “시진핑 주석이 지금 이 시기에 상하이를 찾은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봤다. 호주에 있는 한 중국 금융학자도 VOA에 “상하이는 중국 개혁개방의 교두보이자 중국 경제 중심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상하이에서 외국인 투자는 항상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의 상하이 방문은 실질적인 목적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며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 세계에 선언하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상하이 방문에 앞서 지난 11월 27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민간 기업을 살리기 위한 25가지의 구체적인 지원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시진핑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인 글로벌 투자자들]


문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시진핑 주석에 대한 신뢰를 이미 거둬들였다는 점이다. 지난 11월의 미국 CEO들과의 만찬에서도 시진핑 주석에 대한 미국 경제인들의 시각이 어떠한지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지난 11월 17일, “시진핑은 바이든을 만나 체면은 세웠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고 회담 결과를 혹평했다. 특히 미국의 기업인들과의 만남에 대해 국내 언론에서는 미국 기업인들이 서로 참석하려 한다는 가십성 기사를 실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만남을 통해 시진핑 주석이 얻은 소득은 손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중국 당국이 해 왔던 잘못된 정책들에 대해 반성을 하면서 다시금 개혁개방의 정신으로 회귀하겠다는 발언을 기대했지만, 그러한 약속은 전혀 나오지 않았고 그저 허울 좋은 투자환경 개선 등 판에 박힌 말들만 했기 때문이다.


사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신년사에서 개혁개방에 대해 전혀 언급한 바가 없다. 이와 관련해 일부 관측통들은 “개혁개방이 시진핑의 철학과 양립할 수 없으며, 시진핑이 당과 국가에 대한 개인 통제를 점차 강화하면서 개혁개방은 과거의 일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중국은 이미 당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회 구조로 변질되었으며, 당의 확고한 지배가 국가운영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민간기업의 약진이나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시장 장악을 오히려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글로벌 투자자들이 바라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희망은 중국에서 이미 사라져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이 미국에서 기업인들을 만났을 때 바로 그 이야기, 곧 개혁개방과 함께 시장경제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발언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중국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허공을 맴도는 시진핑의 발언]


사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에서의 개혁개방은 이미 종말을 고했다고 보고 있지만, 시진핑은 지금도 “중국의 개혁개방은 오랫동안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며, 결코 스스로 개방의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rh 말한다. 지난 4월 광둥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이 그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 평론가인 차이셴쿤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개혁개방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해서 시진핑이 진정으로 이 정책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개혁개방의 기치를 들고 있지만, 시진핑 세대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에 대해 마음속으로 저항하고 있고, 감정적으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의 기치를 드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개혁개방에 대해 공정하고 정확한 평가를 내리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진핑은 다시 개혁개방의 길로 돌아가고 싶어도 덩샤오핑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자신을 포지셔닝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


차이센쿤은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즉, 시진핑이 대외적으로 개혁개방에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진짜 이유는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라rh 봤다.


시진핑은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밀어붙이면서도 그 정책의 오류에 대해 한번도 인정한 바 없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개혁개방을 버리고 마오쩌둥 경제로 되돌아간 것이 사실상 실패했음에도 이러한 잘못을 시인할 수가 없는 것이 시진핑의 처지라 할 수 있다. ‘무오류’의 신화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이 스스로 말하는 개혁개방 유지 발언이 신뢰성을 가지려면 2024년의 신년사에 삽입은 물론이고, 이를 공산당 당헌에 명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시진핑이 무슨 말을 하듯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경제노선, 결코 변하지 않는다]


사실 지금 중국을 움직이는 진짜 권력은 시진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진핑 주석이 개혁개방을 다시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반간첩법을 포함해 경제에 매우 해로운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CEO들을 만나 경제자유화를 말하고 개혁개방을 외쳐대지만, 중국의 현실은 여전히 공산당의 강압과 독재정치가 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한 중국의 상황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완벽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당연히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 인형처럼 느껴진다. 그러니 시진핑의 입에서 나오는 수많은 말들이 사실상 의미도 잃고 힘도 사라져 버리는 괴이한 일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VOA는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이 여전히 정치에서 과거의 전체주의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이익 집단에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방식을 계속한다면, 이런 종류의 개혁과 개방은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시진핑의 ‘무늬만 개혁개방’ 정책이 중국 인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의 여부다. 지금 시진핑 주석과 중국공산당이 추구하는 정책으로도 과연 중국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지, 아니면 중국 인민들을 실망시키는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게 될지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만의 결과를 보더라도,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의 길에서 되돌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의 길로 가지 아니하면, 그로인한 모든 고통은 중국 인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며, 결국 분노의 파도가 시진핑 주석을 뒤엎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진핑 주석은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정치환경과 공산당이 추구하는 노선을 바꾸지 아니한 채 아무리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읍소를 한다 할지라도 결코 시진핑 주석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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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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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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