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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공황에 빠진 중국, 부유층 해외 대탈주 본격화 - 희망 사라진 중국, 부유층 월 65조 해외 자금 유출 - 중국 부유층들이 자금을 빼돌리는 방법, 당국은 못 막는다! - 미래가 불안한 나라는 경제 지속 어렵다
  • 기사등록 2023-11-30 05: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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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사라진 중국, 부유층 월 65조 해외 자금 유출]


중국의 정치·경제적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중국 부유층들이 대탈주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 사회에 또다른 공황 유발의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눈길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중국의 부유층들이 팬데믹 이후의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과 그동안 가계의 주요 자산 창고인 부동산의 걱정스러운 둔화와 같은 현상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업을 단속하고, 사회 곳곳에서 정부의 장악력을 강화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제 방향에 대한 일부 중국인들의 두려움이 부유층들의 중국 엑소더스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올해 주로 중국 가계와 민간 기업이 해외로 빼돌린 자금은 매월 500억달러(64조5000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중국의 대규모 흑자로 유입되는 자금과 거의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다시말해 중국이 무역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만큼 해외로 돈이 빠져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거의 3년에 걸친 중국 국경을 완전히 봉쇄했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예방 조치가 끝난 후 여행이 자유화되자, 중국 여행객들이 본격적으로 일본 도쿄·영국 런던·미국 뉴욕 등을 방문해 일본에서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고, 금리가 낮거나 떨어지고 있는 중국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미국과 유럽의 계좌에 돈을 넣어 주식·보험 증서를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위안화 가치가 올해 초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 두달 동안 1달러당 7.3위안 근처를 맴도는 것도 중국 자본이 유출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이는 부유층들이 아무리 많은 중국 위안화를 가지고 있어 봤자 앞으로 더욱 손해만 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한시라도 빨리 달러나 해외 부동산, 또는 금괴 등의 자산으로 대체하려는 열기가 중국 부유층들에게 강하게 불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국 부유층들이 자금을 빼돌리는 방법]


물론 중국 당국은 중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선 연간 5만달러 한도 내에서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사회가 원래 그렇듯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도처에 숨어 있다. 일부 중국인들은 해외 송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기내 반입 수하물용으로 작은 금괴나 외화를 대량 구입하기도 한다.


해외로 돈을 송금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인 사업가는 최근 싱가포르로 500만위안(약 9억2000만원)을 보냈다고 했다. 이 사업가는 불법 송금조직을 통해 ‘환치기’를 했다. 물론 이 방식은 은행을 통해 송금할 때보다 환전 수수료가 20~30% 비싸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거액을 해외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해외 송금을 원하는 중국 부유층은 대부분 불법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비공식 송금 시스템은 ‘하왈라’로 불린다. 하왈라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신용거래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은행을 통하지 않는 국제적 송금 시스템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때로는 외국 기업 인수합병(M&A)을 이용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A중국 기업이 실제 가격보다 비싼 값에 미국에 있는 B기업을 사들이도록 한 뒤 차액을 현지에서 되돌려받는 게 대표적 수단이다. 100억원짜리 해외 기업을 200억원에 산 뒤 100억원을 되돌려받는 식이다. 자금 이전을 원하는 부유층은 중국 본토에서 A기업에 100억원어치 위안화를 지급하면 ‘자금 세탁’이 완료된다.


물론 이러한 방식의 자금 유출이 발각된다면, 통상 송금 시도 금액의 30%를 벌금으로 내야 하고 또 금액이 과다하면 1~5년의 실형을 받거나 뇌물죄 등 중죄가 있을 경우 무기징역까지의 처분이 내려지기도 한다. 결국, 중국 부유층들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금을 중국밖으로 유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방식이 해외의 부동산 구입을 통한 자금 유출이다. 중화권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일본 부동산을 소개하는 선쥐먀오쏸(神居秒算)의 자오지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인들이 300만달러(38억7000만원) 이상의 도쿄 아파트의 주요 구매자로 부상했다”며 “이들은 종종 현금 가방을 들고 대금을 지불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인 구매자들이 팬데믹 전에는 일반적으로 도쿄의 원룸 아파트를 33만달러(4억3000만원) 이하로 구입해 임대를 했는데, 지금은 훨씬 더 큰 주택을 구입하고, 투자 비자를 받아 가족을 이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그렇다면 부유층들의 이러한 자금 유출이 중국 경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물론 전문가들은 중국의 주요 공산품 수출 호조로 현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서, 월 500억달러(64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 이탈 속도가 17조달러(2경 1947조원) 규모의 중국 경제에 임박한 위험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부유층들의 자금 유출 규모가 한달 중국의 무역수입과 맞먹는 규모로 커졌으며, 앞으로 더욱 더 확산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를 멍들게 하는 심대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수준이라해도 년간 6000억 달러(774조원)에 이를 수 있어서다.


특히 대규모 자금 유출이 최근 수십년 동안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금융 위기를 초래했고,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엔 중국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 당국도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중국은 사실 8년 전에 심각한 통화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주식 시장 폭락과 통제된 방식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었는데, 당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人民)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매달 1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화보유액을 지출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도 위안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인민은행은 올해 여름 통화 안정화를 위해 매달 약 15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방어를 하고 있기 때문에 8년전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장담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감을 갖는 중요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2015년과 2016년의 대규모 자금 유출의 주요 창구였던 대형 국영기업들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서다. 그러니까 8년 전과 유사한 자금 이탈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대형 국영기업들이 지정학적 가치가 거의 없는 호텔·오피스 타워 및 기타 자산에 대한 대부분의 해외 투자를 전면 금지시켰다. 이러한 해외 투자 규제를 설계한 판궁성(潘功勝)은 지난 7월 인민은행 총재가 됐다.


아울러 이번에는 민간 기업과 가계들이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중국인의 재산이 쉽게 팔리지 않는 부동산에 묶여 있고, 상하이(上海)·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위안화를 달러 및 다른 외화로 환전하던 불법 환전소가 8년 전 경찰의 급습으로 문을 닫았다는 점도 중국에서 금융 위기가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와 함께 중국 규제 당국은 별도 관리 지역인 마카오에 대한 거의 모든 카지노 투어를 폐쇄했다. 이에 따라 부유한 중국인들이 위안화로 카지노 칩을 구입하고, 일부 도박을 한 다음 나머지를 달러로 환전하는 방법이 불가능해졌다.


이렇게 중국 당국이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도 모르는 사이에 부유층들에게서 한달에 무려 500억 달러나 줄줄 새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최근 중국 본토의 중국은행과 중국자오상(招商·초상)은행이 홍콩 지점보다 7% 비싼 가격으로 골드바를 판매했는데, 이는 쉽게 국외로 반출할 수 있는 금에 대한 중국 내 수요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아무리 철저하게 막아도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도 있다. 그것은 홍콩에 은행 계좌를 개설한 다음, 은행 예금증서와 유사한 보험 상품을 사기 위해 송금하는 것이다. 홍콩 보험 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 방문 중국 본토인에게 판매하는 신규 보험의 보험료가 2019년 상반기 대비 21.3%나 급등했다.


NYT는 이에 대해 “홍콩 주룽(九龍)반도 소재 중국은행 한 지점의 경우 중국 본토인들이 개점 90분 전인 오전 7시 30분부터 긴 줄을 서고 기다려, 오전 8시 이후에 도착한 사람들은 영업 시간 종료 전에 은행 업무를 마칠 수 없을 정도인데, 이들은 저축을 보관할 안전한 장소를 찾으면서 일반적으로 미국 통화로 이전보다 몇 배나 많은 3만달러에서 5만달러의 보험 상품에 가입한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중국에는 여전히 막강한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그들은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투자 패키지를 꾸준히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 말은 돈을 중국밖으로 빼나갈 방법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미래가 불안한 나라는 경제 지속 어렵다]


결국 중국 부자들이 자산을 해외로 옮기는 것은 자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경제성장률도 곤두박질 치고 있고 정치적, 지정학적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도 중국 자본의 대탈주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이 수시로 외치는 공동부유 정책으로 인해 부유층들의 재산이 언제든지 빼앗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까지 겹쳐 있다.


이렇게 돈을 가진 부유층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나라는 경제가 지속되기 어렵다. 지금 중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내수가 활성회되어야 하는데, 시진핑의 서슬퍼런 정책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아버리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계 부동산 기업 주와이는 향후 2년 내 70만 명 이상의 중국인이 중국을 떠나 해외로 본거지를 옮길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가 가득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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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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