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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혼돈에 빠진 중국, 3중전회마저도 무기 연기 - 3중전회 무기연기, 시진핑 집권 3기에 이상징후 생긴 것 - 중국 공산당내 경제와 안보 우선 노선 놓고 갈등 격화 -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중국
  • 기사등록 2023-11-29 00: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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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전회마저도 무기 연기한 중국]


시진핑 3기(2023~2027년) 5년 동안 중국 공산당의 핵심 업무를 논의하고 결정하게 될 20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가 무기연기되면서 시진핑 집권 3기에 이상징후가 생긴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의 발전 전략과 우선 순위를 정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가장 중요한 공산당 회의가 최고 지도부가 날짜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지연되고 있다”면서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이듬해에 당이 3중전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은 1988년 이후 35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의 관례를 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5년 주기로 열리는 7번의 당 대회 중 가장 중요한 3차 전회는 지난 40년 동안 보통 10월이나 11월에 열렸다. 물론 중공 당장(黨章·당 헌법) 22조는 해마다 적어도 한 차례 중전회를 거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3중전회 소집이 해를 넘겨도 당 헌법 위반은 아니다.


중국 관영 신화사도 27일 “중공(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가 이날 개최됐다”고 보도하면서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창장(長江) 경제벨트의 높은 수준의 발전에 대한 의견’, ‘당 지도자의 외사업무 조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신화사는 3중전회의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 역시 3중전회 소집에 대해 보도하지 않아, 올해는 개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시진핑 주석이 주재하는 정치국회의는 매월 중하순에 열린다. 3중전회는 소집권한을 가진 정치국회의가 개최 여부를 결정하고, 관영 매체를 통해 개최 시점이 공개됐다. 그런데 이 정치국회의마저도 12월에는 열릴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는 점에서 3중전회는 빨라야 내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976년 마오쩌둥 사후 5년마다 새로운 중앙위원을 선출하는 당 대회를 개최한 뒤 소집하는 1중전회에서 당 지도부 인사를 결정하고, 이듬해 2중·3중전회를 소집해 국무원(정부) 인사와 경제·농촌 등 체제 개혁을 논의해 왔다.


이에 따라 시진핑 지도부 출범 다음 해인 2013년 11월 9~12일 열린 18기 3중전회에서는 “시장이 자원 배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전면적 개혁 심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3중전회를 무기 연기한 이유?]


그렇다면 시진핑의 중공은 왜 3중전회를 무기 연기한 것일까? 한마디로 중국이 정치·경제·국방·안보 등 모든 면에서 나아가야 할 바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


SCMP도 칭화대의 한 선임정치연구원의 말을 빌어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당장 닥친 현안에 대해 아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그랬을 것”이라며 “그만큼 이견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가장 큰 현안 중의 하나는 경제문제이다. 이를 더 폭넓게 보자면, 중공 내부에 경제 문제를 두고 노선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시 말해 개혁개방 이후 중공의 “경제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노선이 시진핑 3기가 되면서 “국가안보를 중심으로 하는” 노선으로 변화하자 이에 대해 반발하면서 경제와 안보 중에 어느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지난 8월의 베이다이허 모임에서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등 퇴직 원로가 시 주석 면전에서 현재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하면서 안보 우선이 아닌 경제 중심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러한 기류는 시진핑 주석이 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후 3중전회를 무기연기하면서 곧바로 상하이로 날아간 점에서도 읽을 수 있다. SCMP는 이에 대해 “지난해 봄 코로나19 사태로 두 달간 전면 봉쇄됐다가 풀린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주석이 28일부터 3일간 상하이를 방문한다”면서 “시 주석은 상하이에서 창장경제벨트(長江經濟帶)의 고품질 발전을 추동하는 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창장경제벨트는 중국 경제 수도인 동부 연안 상하이에서 시작해 가장 내륙인 쓰촨성·윈난성에 이르는 창장 일대 11개 성(省)과 직할시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구상이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집권 후인 2014년 창장경제벨트 구축 계획을 내놨다.


한마디로 중국의 경제발전을 추동하는 최적의 장소로 시진핑은 상하이를 선택하고, 다시한번 경제활성화의 모멘텀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상하이에서 펼쳐 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또 상하이로 출발하기 전날인 27일, 외국 투자기업의 권익 보호와 시장의 법치화 및 국제화를 강조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을 탈출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붙잡기 위해 내놓은 달래기성 정책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또 "높은 수준의 해외 무역 규칙을 능동적·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제도적 개방을 꾸준히 확대하며 무역과 투자 자유화와 편리화의 수준을 개선해 더 높은 수준의 개방형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유무역 시험구 등 대외개방 경험을 제때에 법률로 만들고 높은 수준의 개방,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 영향력이 큰 대외개방 지역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바로 이러한 정책의 중심에 상하이가 있는 것이다.


3중전회를 연기할 수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로 중공 지도부내의 부패와 비리 문제로 인한 내부 인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방향을 잡지 못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리상푸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리위차오 로켓군 사령관, 쉬중보 로켓군 정치위원까지 4명의 20기 중앙위원이 선출 1년도 되지 않아 낙마했는데, 이들에 대한 결정은 시 주석이 직면한 난제 중 하나다. 친강과 리상푸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74년 만에 최단명 외교부장과 국방부장으로 기록됐다.


사실 중국의 핵전력을 운용하는 로켓군 역시 2015년 시 주석이 주도한 군 개혁의 핵심 군종이었던 리위차오와 쉬중보 상장(대장)의 두 장군의 낙마는 의미심장했다. 이들은 시 주석이 2022년 1월과 2020년 7월 각각 직접 상장 계급장을 달아준 군부 핵심 인사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외교와 군부의 고위직 인사도 미뤄지고 있다. 3중전회가 미뤄지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 위원직에서 이미 면직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은 지금까지 중공 중앙군사위 위원에 여전히 이름이 올라있다. 출범 1년 차인 리창(李强) 국무원의 국무위원 5명 중 2명이 공석이며, 차기 외교부장은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이 대행하고 있고, 국방부장은 아직 공석이다.


기본적으로 3중전회는 중요한 경제, 정치적 결정을 안건으로 상정, 다루는 것을 전통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3중전회가 열리면 이들에 대한 처리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때문에 이들 4명의 중앙위원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와 처분 수위를 담은 중앙기율위원회의 보고가 확정되고, 신임 외교부장과 국방부장 및 중앙군사위 인사가 정리될 때까지 3중전회가 늦춰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결국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 지도부에서 이들에 대한 처분 방향을 아직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들 모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낙점하고 또 미래 인재로 키우려 했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발탁 임명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강력한 징계를 시행할 경우, 이에 대한 반작용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중국]


결국 중국의 핵심 정책을 펼쳐 보여야 하는 3중전회가 개최 일시도 잡지 못한 채 무기 연기되었다는 것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중국의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중국 개혁의 바로미터였던 3중전회가 무기 연기되면서 글로벌 자본들이 중국에 대한 신뢰를 더욱 접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또한 시진핑 주석의 개혁 의지를 더욱 의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 회복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리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중국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해 시진핑의 중공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로인해 내부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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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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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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