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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27 05: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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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권춘택 1차장, 김수연 2차장을 전격 경질한 국정원 내부인사 잡음으로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는데다 초일류 첩보기관 변화에 실패한데 따른 문책성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국정원의 최고 정보라인 교체에는 김 전 원장의 조직 장악력 약화가 꼽힌다. 윤 대통령의 경고에도 내부 인사를 둘러싼 내부 암투가 두 차례나 벌어졌기 때문이다. 외교관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정보기관인 국정원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어 국정원 체계에 대한 이해가 없어 조직 장악력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원의 조직 생리를 모르다 보니 국정원 내부 알력 다툼에 휘말렸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지난 6월부터 인사 문제를 둘러싼 내홍으로 시름했다. 국정원 부서장 인사에서 김 전 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A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윤 대통령은 김 원장에 조직 개선 방안을 보고 받고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하라"고 당부했다. 잡음에도 불구하고 김 원장을 재신임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실에서 또 비슷한 내용의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김 전 원장이 권 전 1차장의 직무 감찰을 지시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사가 권 전 1차장의 감찰 결과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정보기관의 상황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기관의 기관장의 경우 1년6개월만에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김 전 원장의) 임기 기간이 짧았다고 할 순 없다"고 했다. 이번 인사를 단순 경질로 해석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김 전 원장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인사 잡음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김 전 원장 역시 당시 권 전 1차장에 대한 감찰 여부와 내부 감찰 및 조사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만 답한 바 있다.


조직 장악이 안되다 보니 자연스럽에 윤 대통령이 원하던 조직 변화에도 실패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에 세계 최고 첩보조직으로 변신하라고 주문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 국면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이스라엘 모사드처럼 국정원이 초일류 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국정원을 찾아 김규현 국정원장 등으로부터 업무 계획을 보고받으면서 “대한민국 정보기관은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정보에서 2등·3등은 의미가 없다”며 “과학적 정보를 수집하고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끊임 없는 연구와 교육·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단된 한반도의 안보 현실이 엄중하고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첨단기술을 북한·해외·방첩 정보 분석에 적극 접목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지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국정원은 1년 6개월여간 조직 쇄신은 커녕 내부 인사 다툼에만 몰두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변화 없는 국정원에 쇄신의 칼을 꺼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사에서 해외 정보와 북한 정보에 밝은 전문가를 기용한 것도 윤 대통령의 국정원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신임 1차장에는 홍장원 전(前) 영국 공사를, 신임 2차장에 황원진 전(前) 북한정보국장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후임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될 때까지는 홍 1차장에 원장 직무대행을 맡길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신임 1·2차장은 해외정보와 대북 정보에 잔뼈가 굵은 최고의 전문가"라고 소개할 뿐 자세한 프로필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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