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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주애’ 등장 1년, 김정은의 김주애 활용법 - 김정은의 딸 김주애, 공개된지 1년, 사실상 후계자 낙점한 듯 - 김주애에 더욱 치중되는 김정은의 선전술 - 김정은 아들 존재설은 잘못된 정보 가능성 높아
  • 기사등록 2023-11-20 12:32:38
  • 수정 2023-11-20 13: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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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딸 김주애, 공개된지 1년]


1년 전 처음으로 대외에 공개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앞으로도 정권 선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아직도 어린 김주애를 이렇게 대내외 매체에 자주 등장시키는 이유와 그 배경이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한 김정은의 속셈은 무엇일까?



블룸버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김정은의 딸이 정권 선전 스타가 된 지 1년이 됐다”면서 지난 1년간 북한이 10살 남짓의 김주애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분석 조명했다.


블룸버그는 “1년 전인 지난해 11월 18일, 하얀 겨울 코트를 입은 초등학생 정도의 소녀가 아버지 김정은의 손을 잡고 미국 도시를 초토화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북한 선전기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면서 “그동안 북한 지도자들은 어느 누구도 성인이 되어 공식적인 직함을 갖게 될 때까지 이렇게 어린 나이에 대중에 공개된 적이 없었는데, 김정은의 딸 김주애는 이런 전통을 완전히 깨면서 열병식과 신도시 착공식, 체육 경기 등 각종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관영매체에서 이름은 지칭하지 않은 체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 정보기관은 이 아이의 이름이 ‘주애’이며 10살 남짓의 나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김정은의 딸 이름이 ‘주애’라고 추정하는 것은 실제 김정은을 여러차례 만난 미국 프로농구 괴짜 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지난 2013년 ‘김정은 딸을 안아봤다’ ‘이름이 주애’라고 전하면서 알려진 것이다.


[북한이 김주애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북한은 최근 김주애의 사진을 담은 우표를 공개하고, 열병식 영상에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까지 등장시키며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불룸버그는 이러한 김주애 부각의 이유에 대해 “북한 정권 선전에 있어 김주애의 역할은 대중에게 김정은의 '김씨 왕조'를 이을 다음 세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며, 그 세대는 생존을 위해 핵무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대중에게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동시에 “'아버지'로서 김정은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정권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것은, 미국의 침공으로부터 그들의 자녀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CIA에서 한국분석가였던 수 킴(Soo Kim)은 “김정은 일가 통치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히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면서 “김주애를 내세움으로써 김정은에 대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지만, 그러한 의도가 김정은 뜻대로 될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북한 주민들은 미사일이 있든 없든 여전히 굶주리고 있으며 가혹한 억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진정한 자유를 주기 위한 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김주애에 더욱 치중되는 김정은의 선전술]


그런데 북한의 이미지를 내세우는데 있어 김주애 활용법은 갈수록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의 군 관련 행사 등에 김주애를 더욱 자주 등장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언론에 처음 공개된지 일주일 후, 김주애는 김정은과 같은 색의 긴 검은색 코트를 입고, 북한에서 가장 강력한 탄도 미사일의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사진 세션에 참석하여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도대체 저렇게 무서운 무기 발사 현장에 왜 딸을 데려갔으며, 이를 왜 언론을 통해 공개했는가 하는 이유 떄문이었다.


또한 김정은은 김주애를 북한 군부의 핵심들이 다 모이는 연회 자리에도 어머니 리설주와 함께 등장시켰다. 그것도 김정은보다 더 중앙에 김주애를 배치시켰다. 이는 누가 봐도 김주애가 김정은의 뒤를 잇는 후계자임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역력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뒤에도 김주애는 김정은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열병식 현장에도 데려갔다. 소위 ‘존경하는 자제분’은 사실상 그 열병식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다. 그 열병식 현장에는 당연히 핵무기도 공개됐다.


김정은과 김주애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핵무기를 선보였다는 것은 당연히 북한이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그 순간 김정은은 딸 김주애의 볼을 다정하게 쓰다듬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김주애의 비중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도 여실히 부각시켰다.


김주애는 이후로도 새로운 무기 테스트들에 여지없이 참석했다. 또한 아버지 김정은이 새로운 우주국에서 담배를 피우고 축구 경기를 함께 관람할 때에도 곁에 앉아 있었다.


[김주애는 과연 김정은의 후계자로 낙점된 것일까?]


이렇게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김주애를 부각시키자 많은 분석가들은 김주애가 김정은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낙점되었으며, 이를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김주애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김주애가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이러한 이론의 핵심에는 과연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는가 없는가의 여부와 연관된다. 일부에서는 김정은에게 아직 공식적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아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가부장적 문화를 고려한다면 아직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그 아들이 김정은의 후계자가 결국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정은의 둘째 자녀로 알려진 김주애가 ‘맏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근거 중의 하나가 김정은이 김주애를 내세우는 비중이 날이 갈수록 더 강력해지고 있어서다.


지난 9월 8일 평양에서 개최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민방위 무력 열병식’ 행사에서 김정은은 김주애를 데리고 ‘주석단 특별석’ 바로 오른쪽에 자리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은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군 75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 당시 김정은 뒤편 ‘귀빈석’에 어머니 리설주와 같이 앉아있던 것과는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노동신문도 지난 9월 9일 자 2면에 김정은과 김주애가 ‘주석단 특별석’에 서서 열병식을 바라보는 사진을 크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김주애가 김정은의 맏딸이고, 더불어 ‘김주애의 공식적인 후계자 수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에 대해 반론도 존재한다. 아직 10살 정도의 어린 나이에 후계자로 낙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후계자로 낙점된 것은 8살때였다. 북한이 사실상 군주제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김주애가 그 나이에 후계자로 낙점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주애 후계자설이 힘을 얻는 것은 김정은 후계자 과정에 비추어 봤을 때, 그 과정이 너무나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김정일로부터 후계자로 공식화한 직후인 2010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 김정일과 김정은 사이에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서 있었는데, 올해 9월 8일 행사에서는 김정은 바로 옆에 김주애가 서 있었다. 특히 2010년과 2023년 9월 열병식 모두 중국 대표단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김주애 후계자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에게는 진짜 아들이 없는 것일까? 지난 2017년 우리 국정원은 김정은에게 2010년생 아들과 2013년 초를 전후해 태어난 딸 주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의 보고가 사실이라면 상당한 혼란이 생긴다. 그 아들을 지금 어디에 숨겨 놓았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판단에 참여했던 국정원 관계자가 “당시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대북 전문가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국정원은 왜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다고 판단했을까?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북한 외화벌이 일꾼이 북한에 남자 기저귀, 남자 장난감들을 보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김정은에게는 당연히 아들이 있다고 추론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에는 하나의 허점이 존재한다. 당 서기실이 김정은의 자녀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김정철, 김여정 혹은 김정은의 이복형제들까지 관리하기 때문에 해당 물건이 꼭 김정은 아들을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서다.


또한 데니스 로드맨을 포함해 2013년 이후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난 외국인 모두 김주애 위에 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 김정은 금고지기인 전 노동당 39호 실장의 사위로 알려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 역시 탈북 후 “북한에서 김정은의 딸 얘기는 들어봤지만 아들 얘기는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에게 아들은 존재하지 않고 김주애가 후계자로 유력하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9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도 북한 정권수립 75주년 열병식 내용이 공개되기 전 '김씨 왕조 통치가 75년을 맞았다'는 제하의 해설기사를 싣고 “행사장에서 김정은 옆에 누가 서는지가 주요 관심거리인데, 특히 딸 김주애가 등장할지 여부"라고 짚은 바 있다.


당시 DW는 ”김정은 주변 인물들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게 된다“라며 ”중국, 러시아가 정부 대표단 참석을 확인했으나, 북한 전문가들의 관심은 11세 딸 김주애의 참석 여부에 훨씬 더 많이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한편, 우리 국정원은 지난 9월 4일, ”북한은 백두혈통에 대한 집착이 강해 현 단계에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주민들이 과연 김주애를 좋아할까?]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김주애의 등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6월 20일 북한 소식통 등을 인용해 ”10살로 알려진 어린 김주애가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중요 행사에 계속 등장하자 북한 주민들이 최근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RF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김정은의 손을 잡고 처음 나타난 김주애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어린 딸이 김정은을 똑 닮은 데 대해 놀라워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공주처럼 차려입은 김주애가 주요 공식행사에 등장해 최고의 대우를 받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북한 소식통은 “소학교나 초급중학생의 소박한 모습은 다 없어지고, 옷차림부터 일반 여학생이 할 수 없는 화려한 귀족 차림으로 바뀐데다가 주요 행사장 주석단에 등장해 머리 흰 간부들보다 더 높은 대접을 받는 모습이 보인다”며 “초급중학교에 다니는 우리 딸은 김정은의 딸이 텔레비전에 나올 때면 ‘자(저 아이)는 학생이 맞나?’, ‘텔레비전에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굉장히 언짢아한다”고 밝혔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김정은의 딸이 텔레비전과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데 대한 주민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주애가 지난 3월 16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때 입은 외투가 1벌에 시가 1900달러(240여만원)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제품인 것으로 분석돼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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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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